[책새벽-월. 발췌] 인포메이션 15장, 에필로그.
모임 정리
책새벽
작성자
neomay33
작성일
2023-01-08 14:17
조회
1189
[책새벽-월. 발췌] 인포메이션.
제15장. 매일 새로운 뉴스 - 그리고 비슷한 뉴스 / 에필로그 - 의미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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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메이션> 제임스 글릭. 박래선, 김태훈 옮김. 2017. 동아시아. 제10장. pp.542-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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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아카데미에서는 매주 월요일 아침 6-7시에 온라인 책읽기 모임 '책새벽'을 합니다. 현재는 제임스 글릭의 <인포메이션>을 읽고 있습니다. 모임에서 읽은 내용 중 핵심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챕터별로 발췌해서 옮기고 있습니다. 질문이나 토론거리, 함께 보면 좋을 자료들이 있으시면 부담없이 공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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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메이션』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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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제1장 말하는 북 ―코드가 아닌 코드
제2장 말의 지속성 ―마음에는 사전이 없다
제3장 두 개의 단어집 ―글의 불확실성, 철자의 비일관성
제4장 생각의 힘을 기어 장치에 ―보라, 황홀경에 빠진 산술가를!
제5장 지구의 신경계 ―몇 가닥 초라한 전선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제6장 새로운 전선, 새로운 논리 ―다른 어떤 것도 이보다 미지에 싸인 것은 없다
제7장 정보이론 ―내가 추구하는 것은 평범한 두뇌일 뿐입니다
제8장 정보로의 전환 ―지성을 구축하는 기본 요소
제9장 엔트로피와 그 도깨비들 ―섞인 것을 휘저어 나눌 수 없어요
제10장 생명의 고유 코드 ―유기체의 완전한 설명서는 이미 알에 적혀 있습니다
제11장 밈 풀 속으로 ―당신은 나의 두뇌를 감염시킨다
제12장 무작위성의 감각 ―죄악의 상태에 빠져
제13장 정보는 물리적이다 ―비트에서 존재로
제14장 홍수 이후 ―바벨의 거대한 앨범
제15장 매일 새로운 뉴스 ―그리고 비슷한 뉴스
에필로그 ―의미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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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장 매일 새로운 뉴스 ―그리고 비슷한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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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44. 1979년 아이젠슈타인(Elizabeth Eisenstein. 1923-2016)의 저서(『변화의 매개체로서의 인쇄기』)가 출간되기 전까지 인쇄가 중세에서 근대로의 전환에 필수적인 통신 혁명이었음을 포괄적으로 연구한 사람은 없었다. ... 인쇄의 발명은 "인류 역사의 결정적인 전환점"이었다. 인쇄는 근대적 정신을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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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44-545. 인쇄는 역사가의 정신에도 영향을 미쳤다. ... 인쇄가 발명되면서 '역사의 어느 지점에' 있느냐 하는 감각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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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45-546. 인쇄기는 복제기계로서 텍스트를 더 저렴하고 더 접근하기 쉽게 만들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인쇄기의 진정한 힘은 텍스트를 안정되게 만드는 것이었다. ... 1963년 미국역사협회 회장의 경고("우리는 지금 일종의 역사적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다" - 칼 브라이든보)를 읽으면서 아이젠슈타인은 역사학이 일종의 위기에 직면했다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그녀가 보기에 브라이든보는 문제를 정확히 반대로 이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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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46. 아이젠슈타인이 보기에는 500년 동안 지속된 의사소통 혁명은 아직도 탄력이 붙고 있었다. 어떻게 역사학자들은 이 점을 보지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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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48-549. '홍수'는 정보 과잉을 묘사하는 사람들의 흔한 비유가 됐다. ... '정보이론'이 등장한 이후 '정보 과부하', '정보 과잉', '정보 불안', '정보 피로'가 등장했다. ... 불안을 표현하는 다른 방식은 정보와 지식 사이의 격차에 관해 말하는 것이다. 데이터의 세례 속에서 우리는 너무 자주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을 놓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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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50. 심지어 1970년에도 멈포드는 데이터베이스나 다가오는 어떤 전자 기술들을 생각하지 않았다. 멈포드는 "마이크로필름의 증가"를 불평했다. 또한 책이 지나치게 많다고 불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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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통신기술은 거의 예고도 없이 급습하다시피 했다. '이메일'이라는 단어가 인쇄 매체에 등장한 것은 1982년이었는데, 거의 듣도 보도 못한 잡지인 『컴퓨터 월드』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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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53. 1980년대가 되자 연구자들은 "정보 부하 패러다임"에 대해 대담하게 이야기했다. 이 패러다임은 사람들이 제한된 정보량만을 '흡수'하거나 '처리'할 수 있다는 자명한 이치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 다양한 연구자들이 정보 과잉은 혼란과 좌절뿐만 아니라 관점을 흐리게 하고 부정직함을 야기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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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55. 마침내 모든 정보를 가졌을 때 무엇을 할 것인가? 대니얼 데닛(Daniel Dennett. 1942-)은 인터넷이 이 꿈을 가능하게 만들기 직전인 1990년 전자 네트워크가 시집 출판의 경제학을 뒤엎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온라인으로 시를 출판해 몇 십 달러가 아니라 몇 페니로, 수백 명이 아니라 수백만 명에게 즉시 도달하게 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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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에 출판업자 찰스 채드윅 힐리는 어느 날 대영도서관을 걸어가다가 영시 전문 데이터베이스를 떠올리고는 4년 후 이를 실행에 옮겼다. 처음에는 ... CD에 담아서 5만 1,000달러에 팔았다. 독자와 비평가들은 CD를 어떻게 이용할지 궁리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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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56. CD롬은 이미 폐기되었다. 이제 (거의) 모든 영시는 네트워크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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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57. 풍요로움의 낭패. 정보는 지식이 아니며, 지식은 지혜가 아니라는 것을 또다시 떠오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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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57. 여기서 대응 전략들이 등장한다. 많은 전략들이 있지만 모두 근본적으로 필터와 검색이라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 선택은 신뢰와 취향의 문제를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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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닛은 자신의 완전힌 시 네트워크를 상상하면서 이 문제를 깨달았다. ... 필터, 즉 편집자와 평론가가 필요한 이유이다. ... 정보가 저렴해지면, (특정 정보에) 주목(하도록 만드는 것)이 비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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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58. 이제 우리는 정보가 '존재'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안다. "파일"은 원래 16세기 영국에서 보관하고 참고하기 위해 전표나 청구서, 메모, 편지를 매다는 선이었다. ... 불가피하게 모순이 생겼다. 정보의 어떤 단편이 '파일'에 들어가면 통계적으로 다시 눈에 띌 가능성이 아주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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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가 너무 많고, 또 너무나 많은 정보가 분실된다. ... 심지어 위키피디아도 검색과 필터링이 결합된 것이다. 검색과 필터링은 이 세계와 바벨의 도서관 사이를 가르는 모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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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59. 4세기 전 도미니크회 수도사인 뱅상 드 보베(Vincent de Beauvais. 1184/1194-1264)도 세상의 모든 지식을 기록하기 위하여 중세의 초기 백과사전 중 하나인 『거대한 거울』(Speculum Maius)을 집필했다. 원고는 9,885장으로 구성된 80권의 책으로 묶였다. ... 근대 초기 유럽을 연구하는 하버드대학의 역사학자 앤 블레어는 이렇게 간단하게 정리했다. "책이 너무 많다는 인식은 더 많은 책의 제작을 부채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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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 같은 자연과학도 정보 과부하에 대한 대응으로 생겨났다. 16세기 들어 종이 폭발적으로 알려짐에 따라 새롭고 표준화된 기술 방법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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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59-560. 새로운 정보기술이 기존 환경을 바꿀 때 단절이 일어난다. ... 지식을 정리하는 옛날 방식들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누가 검색할 것인가? 누가 여과할 것인가? 단절은 두려움과 뒤섞인 희망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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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 의미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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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64. 무선통신의 확산으로 인해 곧 세계가 연결되자 새로운 지구적 유기체의 탄생이라는 낭만적인 상상이 생겨났다. 심지어 19세기의 신비주의자와 신학자들조차도, 서로 교감하고 있는 수백만 명이 공동으로 만들어내는 공유된 정신 혹은 집합적 의식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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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철학자 에두아르 르 루아(Éduared Le Roy. 1870-1954)는 1928년 이렇게 썼다. "(인간을) 더 낮은 수준에 있는 자연 위에, 자연을 지배할 수 있게 만드는 자리에 두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어떻게? ... "인지권"(noosphere), 즉 정신의 권역을 창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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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65. (H. G. 웰스의) 『세계 두뇌』는 작정하고 쓴 사회 비판적인 책이다. ... 인류의 전체 "몸" 구석구석에 있는 교육체계의 개선이었다. 구석에 있는 지배세력의 찌꺼기...는 솎아내고, "재조정되고 더 강력한 공론"이 필요하다. 세계 두뇌는 지구를 다스릴 것이다. "우리는 ... 자신을 인식하는 광범위한 세계 지성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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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스는 신기술이 정보의 생산과 유통을 혁신할 것이라고 믿었다. ... 웰스는 "지금은 한 명이지만 수십 년 안에 지식을 정리하고 편집하는 일을 하는 수천 명의 노동자들이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 웰스는 유토피아적인 것만큼이나 현실적인 것을 상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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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65-566. 바로 백과사전이었다. 이 백과사전은 "보편적 지성"을 확립하고 준비한 위대한 백과사전, 즉 디드로(Denis Diderot. 1713-1784)의 프랑스어 백과사전, 『브리태니커』, 독일의 『대화 사전』(konversations-Lexikon)의 후계자가 될 것이다. ... 웰스는 이 신세계의 백과사전이 인쇄되어 만들어지는 책이라는 고정된 형식을 탈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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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66. 세계 두뇌는 권위가 있지만 중앙 집권화되어서는 안 된다. ... 이점에 대해서 웰스는 이렇게 말한다. "세계 두뇌는 네트워크의 형태일지도 모른다." 두뇌를 만드는 것은 지식의 양이 아니다. 심지어 지식의 분배도 아니다. 바로 상호연결성이 두뇌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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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66-567. 웰스가 여기서 말한 '네트워크'라는 단어는 ... 원래의 물리적 의미를 담고 있었다. ... "전선과 케이블의 복잡한 네트워크" ... 지금 우리에게는 이런 의미가 거의 사라졌다. 말하자면 우리에게 네트워크는 추상적인 존재이며, 네트워크의 영역은 정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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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67. 정보이론은 정보에서 의미를 가차 없이 제거함으로써 탄생했다. ... 『통신의 수학적 이론』을 소개하면서 섀넌은 ... 의미가 "공학 문제와 무관하다"라고 밝혔다. 인간의 심리는 잊어버리고, 주관성은 버려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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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묘한 곳을 알고 있다." 보르헤스가 바벨의 도서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 도서관 사서들은 책에서 의미를 찾는 헛되고 미신 같은 습관을 거부한다. 책에서 의미를 찾는 것은 꿈이나 혼란스러운 손금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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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67-568. 인식론자들은 신호음과 신호가 아니라 지식에 관심을 두었다. ... 신호를 받아 정보로 바꾸려면 인간 혹은 "인지적 중개자"가 필요하다. ... 어쨌든 "우리는 자극에 의미를 '부여'하며, 의미 부여가 없으면 자극은 정보로는 쓸모가 없다"라는 것이 인식론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프레드 드레츠키(Fred Dretske. 1932-2013)는 정보와 의미를 구별함으로써 철학자는 자유로워진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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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69. 한때 완벽한 언어는 단어와 의미 사이에 정확한 일대일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고 여겨졌다. ... 라이프니츠는 자연어가 완벽할 수 없다면 적어도 계산, 즉 엄밀하게 지정된 기호들의 언어인 계산은 완벽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 라이프니츠의 꿈을 박살낸 것은 괴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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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완벽함은 언어의 본질과는 반대된다. 우리가 이런 사실을 깨달은 것은 정보이론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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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70. 무의미한 무질서는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도전해야 할 것이다. 언어는 사물과 감각과 조합의 무한한 세계를 유한한 공간에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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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갈수록 어휘는 네트워크 안에 들어간다. ... 마찬가지로 인간의 지식은 네트워크 속으로, 클라우드 속으로 스며든다. ... 만화가인 게리 트루도는 트위터를 하느라 취재할 생각을 하지 않는 가상의 기자를 통해 트위터를 풍자했다. 그러나 2008년 뭄바이에서 테러가 발생했을 때 ... 2009년 이란의 시위 상황을 세상에 알린 것도 ... 트윗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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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71. 모든 책을 소장하기 위해 세워진 의회도서관은 트윗 모두를 역시 보존하기로 결정했다. .. 트윗은 품위 없는 것일 수도 있고 잉여적일 수도 있지만 ... 트윗은 인간의 의사소통이다.
p.571-572. MIT는 집단적 지혜를 찾아내고,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집단지성센터(MIT Center for Collective Intelligence)를 설립했다. 언제, 얼마만큼 '대중의 지혜'를 신뢰할 수 있는지 알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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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72. 집단적인 판단은 매력적인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집단적인 자기기만과 집단적인 악은 이미 대재앙을 가져온 전력이 있다. 하지만 네트워크 속의 지식은 ... 집단적인 의사 결정과 다르다. 이 지식은 덧붙여짐으로써 발전하고, 기발함과 예외도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를 인식하고 접근하는 길을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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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78.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선택이다. 진짜를 고르는 데는 일이 필요하고, 또 망각에는 더 많은 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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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78-579. 이제 우리는 모두 바벨의 도서관의 이용자이면서 사서이기도 하다. ... 보르헤스는 이렇게 걱정한다. "모든 것이 쓰였다는 확신은 우리를 부정하거나 유령으로 만든다." ... 도서관은 오래 지속될 것이다. 도서관은 우주이다. 우리로 말하자면 모든 것은 아직 쓰이지 않았다. 우리는 유령이 되지 않을 것이다. ... 우리는 정보의 피조물을 알아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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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새벽-월요일. 시즌 1 - 『인포메이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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