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밤 4회 - 발췌] 소유란 무엇인가. pp.110-144.
모임 정리
책밤
작성자
neomay33
작성일
2022-09-15 12:17
조회
1190
[모임기록] 책밤 4회. 2022년 9월 13일
피에르 조제프 프루동. 1840. ⟪소유란 무엇인가⟫. 이용재 옮김. 2003. 아카넷. pp.110:6~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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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아카데미에서는 매주 화요일 밤 9-10시에 온라인 책읽기 모임 '책밤'을 합니다. 현재 프루동의 <소유란 무엇인가>를 읽고 있습니다. 지난 모임에서 읽은 내용 중 핵심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발췌해서 옮겼습니다. 질문이나 토론거리, 함께 보면 좋을 자료들이 있으시면 부담없이 공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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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0. 나는, 소유를 옹호하기 위해 고안해 낸 모든 가설들 속에서 소유에 역행하는 평등의 원리를 찾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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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2. 소유의 옹호자들 중에서 쿠쟁(Victor Cousin. 1792-1867) 씨는 가장 멀리 나아갔다. 경제학자들에 맞서서 그는 선점이 먼저 이루어질 경우에만 노동이 소유권을 낳을 수 있다고 주장 ... 법학자들에 맞서서 그는 민법은 자연법을 규정하고 적용할 수 있으나 자연법을 창출할 수는 없다고 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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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권리란 스스로 정당회되거나 아니면 그에 앞선 어떤 권리에 의해 정당화되어야 한다. 소유도 ... 예외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쿠쟁 씨는 소유의 토대를 그가 인성의 <신성함>이라고 부른 것 속에서 아니면 의지가 사물을 자신의 일부로 만드는 행위 속에서 찾으려 했던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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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3. 지금까지 ... 우리가 논하고 있는 이론이 무엇에 귀착되는지를, 즉 어떻게 평등에 귀착하는지를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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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의 평등은 숭고한 일반론의 관점에서는 참된 금언...이지만, 사회 생활 및 거래의 일상사에서 그것을 엄밀하게 적용한다는 것은 우스꽝스럽고 심지어 위험한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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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3-114. 민법상의 모든 정의는 위험하다. 왜냐하면 그것이 파기될 수 없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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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5. ... 만약 내가 지금 당장 이 법학 자체가 소유의 영역을 정당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평등을 논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 사람들은 무엇이라고 말할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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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 제3절. 소유의 근거이자 재가로서의 민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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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5. 포티에(Robert Joseph Pothier. 1699-1772)는 소유권이 왕권과 마찬가지로 신의 권리에서 나온 것으로 믿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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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6. <신은 인간에게 땅을 하사하셨다> - 그런데 어찌해서 나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는가? <신은 자연을 내 발 아래 두셨다> - 그런데 나는 내 머리를 둘 장소도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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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번성함에 따라 인간들은 땅과 그 땅에서 나는 많은 것들을 서로 나누었다. 각자에게 돌아온 몫은 이때부터 배타적으로 각자에게 속하게 되었다. 이것이 소유권의 기원이다.> (포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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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7. 사람들은 공동체 안에서 살았다. 그때는 사적 점유조차 없었으므로, 소유란 결코 있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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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하지 않고 힘이나 책략으로 타인의 생필품을 침탈한 자는 누구든 평등을 파괴한 자 ... 더 많은 활동을 한다는 구실로 생산수단을 독점한 자는 누구나 마찬가지로 평등을 파괴한 자 ... 평등이란 권리의 표현이었으므로, 평등을 침해한 자는 누구나 <정의를 어긴>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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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과 더불어 사적 점유 즉 <물 안에서의 권리>가 탄생했다. 그러나 어떤 물 안에서인가? 그것은 명백히 땅 안에서가 아니라 생산물 안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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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9. <물 안에서의 권리>와 <물에 대한 권리> 사이의 차이를 준별해 낼 이들이 왜 이 차이점을 소유권의 원리 자체에는 적용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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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법학자들에게 그들 자신의 금언을 환기시켜 보자.
소유권에 기원이 있다면, 그것은 단 한 가지일 뿐이다. 소유권은 오직 하나의 원인으로반 생겨날 수 있다. 나는 여러 가지 자격으로 점유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단 한 가지 자격으로만 소유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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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0. ... 발생적 기원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어떻게 사회가 자기 자신에 맞서는 권리를 용납할 수 있었는가? 어떻게 사회는 점유를 부여하면서 소유의 양도에도 동의하였는가? 어덯게 법률은 이러한 권리의 남용을 재가하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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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1. 만일 형태가 대상에서 분리될 수 없고 소유가 점유에서 분리될 수 없다면, 점유는 분할되어야 한다. 즉 소유의 조건들을 부과할 권리는 어떤 경우에나 사회가 쥐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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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2. 렌(University of Rennes)의 교수님, 현명하신 툴리에(Charles Bonaventure Marie Toullier. 1752-1835)의 말을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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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점에 의해 취득되는 이 우선권이 어떻게 해서 ... 안정적이고 항구적인 소유로 될 수 있었는가?>
<농업은 인류의 번식의 자연적인 결과였다. ... 수확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면, 누가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노고를 다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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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3. <농업만으로는 항구적인 소유를 확립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실정법이 필요했으며, 그 법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사법관들이 필요했다. 요컨대 시민국가가 필요했다. 인류의 증가는 농업을 필요하게 만들었다. 농사짓는 이에게 자기 노동의 결실을 보장해 주자는 요구가 항구적인 소유권과 그것을 보호하는 법률들의 필요를 느끼게 했다. 따라서 시민국가의 성립을 가져온 것은 바로 소유의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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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여러분이 만들어 놓은 바와 같은 우리의 시민국가의 성립, 전제정에서 군주정과 귀족정을 거쳐서 오늘날 민주정에 이른, 그러나 항상 압제적인 시민국가의 성립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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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의 "état civil'을 시민국가로 바꾸어 적었습니다. 책에는 '민법상의 상태'라고 되어 있는데, 모임에서 문제가 제기되었고 영어 번역본에도 'the civil State'로 되어있는 것을 자연사랑님께서 확인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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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4. ... 법률이란 소유권을 제정함에 이어서 ... 법률은 그 단어가 갖는 모든 효력에 있어서 그 권한들을 넘어선 어떤 권리를 창출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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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5. 그런데 법률은 소유권을 창출하면서 어떤 지침을 따랐는가? 어떤 원리가 법률을 인도했는가? 법률의 기준은 무엇인가?
그것은 너무나 놀랍게도 평등이었다.
농업은 토지 점유의 토대이자 소유의 우연적 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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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6. 절대적인 평등을 가로막는 많은 권리들이 있었다. ... 상속, 증여, 교환 등 ... 다른 한편으로는 출생과 지위의 특권처럼 무지와 폭력에 따른 비합법적인 창안물들이었다. ... 평등이 점유를 재가했듯이, 또한 평등이 소유를 재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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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7. 법률이란 사회적 필요들을 충족하는 데 따라야 하는 준칙 ... 학자가 법률을 발견하고 명문화할 뿐 ...사실상 법률은 ... <필요의 표현>이자 그 필요를 충족하는 수단들에 대한 지침 ... 그 외에 달리 아무것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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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 콩트(Charles Comte. 1782-1837. 프랑스의 경제학자. --『소유론』의 저자) 씨가 ... 입증하고자 했던 바 ... 법률학자들은 기계처럼 충직하고, 완고하고, 철학적 사고와는 거리가 멀고, 자구의 의미에 얽매인 나머지 선의는 있으나 통찰력이 부족한 사람들의 사려 깊지 못한 희구에 불과했던 것을 마치 과학의 결정판인 양 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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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8. 소유권의 옛 창시자였던 이 법률학자들은 ... 자신들이 그 권리를 통해 확립하고자 했던 목적이었던 평등 자체가 바로 그 권리에 의해 파괴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예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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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0. 소유권의 보편적 인정이 소유권 자체를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인간은 유성의 기원과 천체의 운행에 대해 잘못 생각했듯이, 사회의 구성, 권리의 성격, 정의의 적용 등에 대해 잘못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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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권을 증명하는 인간의 권위는 무효이다. 왜냐하면 소유권은 필연적으로 평등에 의존하는 만큼 그 자체의 원리와 모순되기 때문이다. 소유권을 재가해 준 종교의 동의는 무효이다. 왜냐하면 어느 시대에나 사제는 군주에게 봉사했으며, 신들은 항상 정치인들이 원하는 바대로 말해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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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3. 이제 요약해서 결론을 이끌어내자.
선점은 평등으로 이어지지 못할 뿐만 아니라 소유를 <가로막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선점권을 가지기 때문 ... 따라서 선점은 항상 인구에 종속되는 것 ... 마찬가지로 점유란 법적으로 결코 고정될 수 없으며, 점유가 소유로 변모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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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선점자는 누구나 당연히 점유자 또는 용익권자가 되나, 소유권자로서의 자격은 가질 수 없다. 용익원자의 권리란 ... 자신에게 맡겨진 사물에 대한 책임 ... (그) 사물을 변형시키거나 축소하거나 망가트릴 권리가 없다. ... 자신이 결과물을 거두는 동안 그 용익원을 나눌 권리가 없다. ... 용익권자는 사회의 감시 아래 있으며 노동의 조건과 평등의 법칙에 종속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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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3-134. 인간은 자신의 용익권을 사회로부터 받는 것이며, 사회만이 항구적인 방식으로 점유권을 행사 ... 개인은 사라지지만 사회는 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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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4. <선점권은 만인에게 평등하다>
<선점의 척도는 의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간과 수의 가변적 조건들에 있다. 따라서 소유는 성립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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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른 체제를 내세우는 이들이 항의 또한 들린다. <노동! 소유를 구성하는 것은 노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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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여, 속지 말기를. 소유의 이 새로운 토대는 첫번째 것보다 더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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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소유권의 동인으로서의 노동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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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5. 현대 법률학자들은 ... 경제학자들이 말한 것을 근거로 ... 소유는 노동에서 나온다는 이론에 전적으로 매달렸다. ... 이는 순환논법에 의한 망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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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쟁 씨는 노동하기 위해서는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나로서는 선점권은 모두에게 평등하므로 노동하기 위해서는 평등에 따라야만 한다고 말했다. 장-자크 루소는 외쳤다. <'... 우리가 당신에게 억지로 시키지 않는 노동을 가지고 무슨 근거로 보상받기를 원한다는 말이요?'라고 반문할 수 있다.> 이 추론 앞에서 모든 궤변들이 무너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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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6. 그러나 노동설을 내세우는 이들은 자신들의 체계가 법전과 완전히 모순되며 법전의 모든 조항과 규정들은 원초적 선점이라는 행위에 근거한 소유를 상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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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유권을 노동에서 찾는 학설이 소유권을 선점에서 찾는 학설과 마찬가지로 재산의 평등을 함축한다고 주장했다. ... 우선 소유의 원리로서 선점 대신 노동이 들어선 이 놀라운 과정에 대해 ... 환기시키고 나서, 소유자들이 상투적으로 내세우는 몇 가지 편견들을 검토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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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9. 나는 도처에서 <노동과 근면에 영광 있으라! 각자의 능력에 따라 각자의 몫을, 각자의 성취에 따라 각자의 능력을>이라는 외침을 듣는다. 그런데 나는 인류의 대부분이 다시 무일푼이 되는 것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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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40. 여기서 법전에 대한 세세한 논의에 빠져들 수는 없으므로 나는 소유를 옹호하는 가장 통상적인 편견 세 가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만족하려 한다.
(1) <전유appropriation>, 즉 점유에 의한 소유의 형성.
(2) <사람들의 동의>.
(3) <시효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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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나는 노동이 일하는 자 개개인의 조건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소유 자체에 대해서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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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 제1절. 토지는 전유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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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41. <경작지는 ... 천부적인 부의 하나 ... 이 부는 공기나 물처럼 옮겨다니는 것이 아니고 ... 어떤 이들이 다른 모든 이들을 배제하고 이 부를 자기 것으로 할 수 있었으며 다른 이들이 이러한 전유 행위에 동의했기 때문에, 하늘이 준 무상의 재산이었던 토지는 사회적인 부가 되었고, ...> (H. Say, 『정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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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재산들, 즉 신이 창조한 부가 어떻게 사유 재산이 될 수 있는가? ... 내가 묻건대, 도대체 무엇이 토지의 비유동성을 전유의 권리와 관련시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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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42. 사람들은 왜 땅이 바다나 공기보다 더 많이 전유되었는가를 묻지 않는다. ... 어떤 권리에 의해서 인간이 <스스로 창조하지도 않고 자연이 무상으로 준> 이 부를 자기의 것으로 하였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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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H. Say.)는 공기와 물도 <옮겨 다닐 수 있는 > 성질의 것이 이니었다면 마찬가지로 횡령되었을 것이라고 추정 ... 공기나 물은 자주 횡령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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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43. 희망봉을 돌아 인도로 가는 길을 발견한 포루투갈인들은 그들만이 항로의 소유권을 가진다고 주장했다. 이 권리에 이의를 제기한 네덜란드인들이 ... 자문을 구하자 그로티우스(Hugo Grotius. 1583-1645)는 바다는 전유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특별히 『해양의 자유에 대하여De Mari Libero』를 썼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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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이란 무엇인가? ... 여권을 밀정 행위와 징세의 수단으로 삼았다. 이것은 여행하거나 돌아다닐 권리를 파는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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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44. ... 이러한 모든 금지는 토지에 대해서 뿐만이 아니라 물과 공기 따위에도 해당하는 온갖 종류의 신성시된 금기들이다. 프롤레타리아인 우리 모두는 소유로부터 파문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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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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