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메이저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어떻게 계산했나?
작성자
neomay3
작성일
2021-06-13 17:20
조회
3607
녹색문명공부모임(6/12) 하면서, 탄소 메이저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어떻게 계산하는지 질문이 나왔는데요.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고 전혀 몰라서 좀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꽤 복잡하더군요. 간단하게만 찾아보고 적어봅니다.
일단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하면, 화석연료 기업이 판매한 석유를 사용하면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도 화석연료 기업의 배출 책임으로 계산됩니다. 우선 2017년에 CDP(Carbon Disclose Project)라는 비영리 단체에서 보고서 <The Carbon Majors Database report>를 내면서 탄소 메이저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나 봅니다. 관련 기사는 여기서 "Just 100 companies responsible for 71% of global emissions, study says." (2017. 7. 10. the Guardian) 보실 수 있습니다.
CDP의 보고서를 보면 계산법도 나와있는데요, 그 전에 scope라는 용어에 대해서 좀 설명이 필요합니다. 어디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는가하는 의미인데요, 우리나라 환경 관련 문서에서 사용하는 번역어는 무엇인지 찾기가 어렵네요. 그냥 scope라고 쓰는 것만 보이네요.
쉽게 말하면 해당 기업이 직접 배출하느냐(scope 1), 간접적으로 배출하느냐(scope 2 & 3)를 나눠서 계산하는 것입니다. 간접적인 부분은 다시 두 가지로 나누는데요, 해당기업이 생산 활동을 하면서 사용하는 에너지(전기, 열, 증기 등)가 애초에 생산되면서 발생한 온실가스가 scope 2입니다. scope 3는 나머지 모든 간접적인 배출 부문을 말합니다.(IPCC working group 3. annex I. p.1260. IPCC, 2014).
scope 3은 좀 설명이 필요합니다. 해당 기업이 구입한 원료와 연료, 서비스를 추출하고 생산하면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운송도 포함되고, 이 운송은 해당기업이 소유하지 않은 것도 포함되며, 아웃소싱한 활동, 폐기물 처리 등도 모두 포함됩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scope 3에 포함되는데, 이를 'use of sold products'라고 부릅니다. 링크로 가시면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보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품이 아이스크림이라고 해보면 소비자가 아이스크림을 사와서 보관하기 위해 냉장고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포함됩니다. 자동차의 경우에는 자동차를 운행하면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같은 것들이 포함됩니다. 그러니 자동차 운전자가 휘발유를 사서 자동차를 운행할 때 나오는 온실가스도 화석연료 기업의 배출 책임(scope 3)이 됩니다.

[그림] 제품 생산부터 유통, 사용, 폐기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계산 예시. (출처 : Carbon Intelligence)
scope 3은 기업이나 제품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우리가 이해하기도 어렵고, 기업이 계산하기도 쉽지 않고, 정부나 IPCC 문서를 봐도 매우 복잡하더라구요. CDP에서도 scope 1과 2는 비교적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는데, scope 3은 기업이 공개하지 않는 경우에는 추정을 해서 계산을 했다고 써있더군요.
다시 탄소 메이저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계산으로 다시 돌아가보면요.
Emissions = Σ EFp • Pp
CDP는 scope 3에 대해 추정할 때 위의 식을 이용해서 배출량을 계산했다고 합니다. 오일의 양(배럴 단위)에 배출 인자(배럴당 이산화탄소 배출량)를 곱하는 방식입니다. 더 자세한 구분이 있는데요, 그 내용은 보고서 링크로 가셔서 p.6부터 보시면 되겠습니다.
scope 3은 복잡하고 애매한 문제도 포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위 그림 예시(그림의 출처 링크 참조)에서는 허브티를 마시기 위해 물을 끓일 때 나오는 온실가스는 어떻게 할 거냐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요. 소비자가 사용하면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도 직접 배출 부문(required)과 사용 양식에 따라 선택적인 부문(optional)이 있네요.
이 선택적인 부문은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결정됩니다. 물을 끓일 때 가스레인지를 사용할 수도 있고, 태양광발전으로 만들어진 전기로 인덕션레인지을 이용해서 물을 끓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사용하지 않아서 배출되지 않는 온실가스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허브티의 경우, 사놓고 먹지 않고 그대로 뒀다가, 결국은 먹지 못하는 상태가 돼서 폐기할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이건 너무 사소한 문제일까요?)
해당 기업에서 자기 제품에 대한 scope 3 계산 결과를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나서는 경우도 있을 것 같고, 화석연료 기업은 생산량 자체도 공개를 안 하는 경우가 많아서 쉽지 않은 부분이겠다 싶네요. 찾아보다보니, 큰 기업들은 scope 3을 우리는 이렇게 계산해서 결과가 이렇다라고 공개하고 있는 데도 많고, 이 영역을 대행해주는 업체들도 눈에 띄네요.
배출 책임이 중복되지 않게 IPCC에서 계산법을 잘 만들었을 것이라고 믿고, 저는 여기서 검색을 멈추겠습니다. ^^;
혹시 이런 부분에 대해 잘 아시는 분이 계시면 이곳에 공유해주시면 아주 좋겠고, 위에 정리한 내용에 대해서도 틀린 곳이 있거나 잘못 이해한 부분이 있는지도 함께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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