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철학 강의>와 물리학기초론
작성자
자연사랑
작성일
2019-12-19 11:29
조회
1663
녹색문명공부모임 2010년 1월
일시: 2020년 1월 11일(토) 14-18시
장소: 길담서원
발표자: 김재영
발표제목: <자연철학 강의>와 물리학기초론
2020년 1월의 제 발표는 장회익 선생님의 <자연철학 강의>에 대한 전반적인 그림을 발표자가 이해한 대로 재구성하고 이를 저의 전공분야 이름인 ‘물리학기초론’이라는 이름으로 해명하려는 것입니다.
지난 주 모임 끝날 무렵 눈사람님의 제안으로 엉겁결에 다음 달 발표를 맡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제안받은 것은 장회익 선생님의 최근 저서 <자연철학 강의>의 역사 지평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자연철학 세미나] 게시판에 제가 역사적인 맥락의 이야기가 담긴 답글을 몇 개 올렸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1월에 발표를 맡을 분도 없을 듯 하고 저도 마침 선생님의 책을 전체적으로 개관하여 소개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바로 그러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그렇게 하는 것이 꼭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역사지평이라는 것이 말 그대로 한도끝도 없는 것이고 장회익 선생님의 그 탁월한 내러티브와 스토릴텔링을 굳이 흐트러뜨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제가 이해하고 바라보는 <자연철학 강의>를 소개하는 것이었습니다.
장회익 선생님의 <자연철학 강의>는 바로 지금 여기에서 가장 의미심장한 저서입니다. 그 동안 장회익 선생님께서 여러 저서를 내셨지만, 이 책은 특히 선생님의 학문을 집대성하면서 동시에 열 개의 그림으로 가장 핵심적인 요소를 추려낸 매우 중요한 성취입니다. 이 발표는 이 저서에 대한 전반적인 그림을 제가 이해한 대로 재구성하고 이를 이른바 저의 전공분야 이름인 ‘물리학기초론’이라는 이름으로 해명하려는 것입니다.
‘물리학기초론’이라는 전공분야 이름은 낯설고 유일합니다. 대개 물리학과의 전공분야는 다루는 대상과 연구방법을 기준으로 입자물리학, 핵물리학, 원자물리학, 고체물리학, 광학, 통계물리학 등으로 나뉘고 다시 각각 이론 전공과 실험 전공으로 나뉩니다. 여기에 덧붙여 중력이론, 우주론, 금융물리학, 수리물리학 등이 있습니다. 저는 석사과정에서 입자물리학 이론을 전공으로 택했고, 주로 중력이론을 중심으로 공부했는데, 박사과정에 올라가면서 장회익 선생님을 지도교수로 하게 되었습니다. 졸업할 무렵에 전공분야 이름을 새로 정해야 했습니다. 장회익 선생님께서 은퇴하시기 전까지 내내 맡으셨던 교과목 이름 “자연과학기초론”에서 착안하여 ‘물리학기초론’이라는 이름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그 동안 이론물리학에서 출발하여 어렵사리 과학사, 과학철학, 과학기술학을 공부했고, 특히 물리학사와 생명철학과 동아시아 과학사에 관심을 두고 공부해 오면서, 저의 학문의 정체성을 깊이 고민했습니다. 1990년 봄에 장회익 선생님의 <과학과 메타과학>을 만나고 이것이 제가 평생 공부하고 살펴야 하는 주제라는 것을 바로 알아채지는 못했지만, 올 봄에 <자연철학 강의>를 꼼꼼하게 읽으면서 이제야 비로소 저의 학문의 성격을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이 발표는 <자연철학 강의>의 전체적인 접근과 상보적일 수 있습니다. 특히 물리철학과 물리학사의 관점에서 <자연철학 강의>를 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오래 전에 나온 저의 박사학위논문의 내용을 짧게 소개하는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어쩌면 상당히 테크니컬한 이야기까지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이 발표를 통해 장회익 선생님의 <자연철학 강의>의 큰 그림을 제 나름의 방식으로 개관할 수 있고, 또 이번 기회에 저의 학문을 짤막하게라도 정리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조금 다른 맥락이지만, 최근에 제가 흥미롭게 읽은 책을 하나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James B. Glattfelder (2019)
Information—Consciousness—Reality:
How a New Understanding of the Universe Can Help Answer Age-Old Questions of Existence
Springer.
이 책의 저자는 입자물리학 이론을 공부하다가 금융권으로 간 사람입니다. '퀀트quant'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직업군인데, 미국 월스트리트에도 이 직업을 가진 사람이 많습니다. 수학이나 이론물리학을 전공하고 대개 박사학위 정도까지 가지고 있으면서 자신의 전문지식을 이용하여 증권시장이나 주식시장 등의 동향을 예측하고 이로부터 회사의 수익을 올리는 사람들입니다. 연봉이 매우 높아서 이론물리학 전공자들이 선호하는 직종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임스 글라트펠더는 조금 다른 길을 걷습니다. 한동안 '퀀트'로서 잘 나가다가 복잡계 과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도 하고 전문적인 복잡계 과학자가 되더니, 난데없이(?) 정보와 의식과 실재의 관계에 대해 좀 심각하게 파고드는 겁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에 걸쳐 책을 한 권 썼는데, 부제가 "우주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어떻게 존재에 관한 오래된 질문들에 답을 줄 수 있을까?"입니다.
종이 책은 40달러 정도에 팔지만, 전자 책은 모두 오픈 액세스로 공개했습니다.
슈프링거 출판사: pdf, epub (https://bit.ly/2sCpTOp)
아마존 킨들: https://amzn.to/2Z1CQxr
이 책은 고전물리학, 양자물리학, 특히 양자마당이론을 통해 초끈이론과 M이론으로 나아갔다가, 복잡계 과학으로 돌아와서 정보와 의식과 실재 사이의 관계를 해명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목차를 훑어보면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구체적인 내용과 분위기와 흐름은 많이 다르지만, 어쩐지 장회익 선생님의 <자연철학 강의>와 비슷한 면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서문 끝에 장자의 호접몽을 인용한다거나 동아시아 사상에 대한 선망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670여쪽 분량의 이 책은 철저하게 현대물리학의 끝자락에서 의식과 실재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장회익 선생님의 <자연철학 강의>와 상보적인 책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특히 제가 지난 30여년 동안 공부해 온 경로에서는 글라트펠더의 책이 속속들이 이해가 되고 공감하는 것이기도 해서, 1월 발표에서는 이 책의 내용도 조금 소개해 드릴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시: 2020년 1월 11일(토) 14-18시
장소: 길담서원
발표자: 김재영
발표제목: <자연철학 강의>와 물리학기초론
2020년 1월의 제 발표는 장회익 선생님의 <자연철학 강의>에 대한 전반적인 그림을 발표자가 이해한 대로 재구성하고 이를 저의 전공분야 이름인 ‘물리학기초론’이라는 이름으로 해명하려는 것입니다.
지난 주 모임 끝날 무렵 눈사람님의 제안으로 엉겁결에 다음 달 발표를 맡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제안받은 것은 장회익 선생님의 최근 저서 <자연철학 강의>의 역사 지평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자연철학 세미나] 게시판에 제가 역사적인 맥락의 이야기가 담긴 답글을 몇 개 올렸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1월에 발표를 맡을 분도 없을 듯 하고 저도 마침 선생님의 책을 전체적으로 개관하여 소개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바로 그러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그렇게 하는 것이 꼭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역사지평이라는 것이 말 그대로 한도끝도 없는 것이고 장회익 선생님의 그 탁월한 내러티브와 스토릴텔링을 굳이 흐트러뜨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제가 이해하고 바라보는 <자연철학 강의>를 소개하는 것이었습니다.
장회익 선생님의 <자연철학 강의>는 바로 지금 여기에서 가장 의미심장한 저서입니다. 그 동안 장회익 선생님께서 여러 저서를 내셨지만, 이 책은 특히 선생님의 학문을 집대성하면서 동시에 열 개의 그림으로 가장 핵심적인 요소를 추려낸 매우 중요한 성취입니다. 이 발표는 이 저서에 대한 전반적인 그림을 제가 이해한 대로 재구성하고 이를 이른바 저의 전공분야 이름인 ‘물리학기초론’이라는 이름으로 해명하려는 것입니다.
‘물리학기초론’이라는 전공분야 이름은 낯설고 유일합니다. 대개 물리학과의 전공분야는 다루는 대상과 연구방법을 기준으로 입자물리학, 핵물리학, 원자물리학, 고체물리학, 광학, 통계물리학 등으로 나뉘고 다시 각각 이론 전공과 실험 전공으로 나뉩니다. 여기에 덧붙여 중력이론, 우주론, 금융물리학, 수리물리학 등이 있습니다. 저는 석사과정에서 입자물리학 이론을 전공으로 택했고, 주로 중력이론을 중심으로 공부했는데, 박사과정에 올라가면서 장회익 선생님을 지도교수로 하게 되었습니다. 졸업할 무렵에 전공분야 이름을 새로 정해야 했습니다. 장회익 선생님께서 은퇴하시기 전까지 내내 맡으셨던 교과목 이름 “자연과학기초론”에서 착안하여 ‘물리학기초론’이라는 이름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그 동안 이론물리학에서 출발하여 어렵사리 과학사, 과학철학, 과학기술학을 공부했고, 특히 물리학사와 생명철학과 동아시아 과학사에 관심을 두고 공부해 오면서, 저의 학문의 정체성을 깊이 고민했습니다. 1990년 봄에 장회익 선생님의 <과학과 메타과학>을 만나고 이것이 제가 평생 공부하고 살펴야 하는 주제라는 것을 바로 알아채지는 못했지만, 올 봄에 <자연철학 강의>를 꼼꼼하게 읽으면서 이제야 비로소 저의 학문의 성격을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이 발표는 <자연철학 강의>의 전체적인 접근과 상보적일 수 있습니다. 특히 물리철학과 물리학사의 관점에서 <자연철학 강의>를 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오래 전에 나온 저의 박사학위논문의 내용을 짧게 소개하는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어쩌면 상당히 테크니컬한 이야기까지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이 발표를 통해 장회익 선생님의 <자연철학 강의>의 큰 그림을 제 나름의 방식으로 개관할 수 있고, 또 이번 기회에 저의 학문을 짤막하게라도 정리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조금 다른 맥락이지만, 최근에 제가 흥미롭게 읽은 책을 하나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James B. Glattfelder (2019)
Information—Consciousness—Reality:
How a New Understanding of the Universe Can Help Answer Age-Old Questions of Existence
Springer.
이 책의 저자는 입자물리학 이론을 공부하다가 금융권으로 간 사람입니다. '퀀트quant'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직업군인데, 미국 월스트리트에도 이 직업을 가진 사람이 많습니다. 수학이나 이론물리학을 전공하고 대개 박사학위 정도까지 가지고 있으면서 자신의 전문지식을 이용하여 증권시장이나 주식시장 등의 동향을 예측하고 이로부터 회사의 수익을 올리는 사람들입니다. 연봉이 매우 높아서 이론물리학 전공자들이 선호하는 직종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임스 글라트펠더는 조금 다른 길을 걷습니다. 한동안 '퀀트'로서 잘 나가다가 복잡계 과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도 하고 전문적인 복잡계 과학자가 되더니, 난데없이(?) 정보와 의식과 실재의 관계에 대해 좀 심각하게 파고드는 겁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에 걸쳐 책을 한 권 썼는데, 부제가 "우주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어떻게 존재에 관한 오래된 질문들에 답을 줄 수 있을까?"입니다.
종이 책은 40달러 정도에 팔지만, 전자 책은 모두 오픈 액세스로 공개했습니다.
슈프링거 출판사: pdf, epub (https://bit.ly/2sCpTOp)
아마존 킨들: https://amzn.to/2Z1CQxr
이 책은 고전물리학, 양자물리학, 특히 양자마당이론을 통해 초끈이론과 M이론으로 나아갔다가, 복잡계 과학으로 돌아와서 정보와 의식과 실재 사이의 관계를 해명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목차를 훑어보면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구체적인 내용과 분위기와 흐름은 많이 다르지만, 어쩐지 장회익 선생님의 <자연철학 강의>와 비슷한 면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서문 끝에 장자의 호접몽을 인용한다거나 동아시아 사상에 대한 선망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670여쪽 분량의 이 책은 철저하게 현대물리학의 끝자락에서 의식과 실재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장회익 선생님의 <자연철학 강의>와 상보적인 책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특히 제가 지난 30여년 동안 공부해 온 경로에서는 글라트펠더의 책이 속속들이 이해가 되고 공감하는 것이기도 해서, 1월 발표에서는 이 책의 내용도 조금 소개해 드릴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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