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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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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문명공부모임

[책꼽문] 책새벽-월.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29장. (p.628-675)

모임 정리
책새벽
작성자
neomay33
작성일
2024-02-25 18:04
조회
706

녹색아카데미 온라인 책읽기 모임 '책새벽-월' 시즌3에서는 현재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을 읽고 있습니다.

매주 읽는 내용 중 참여하시는 분들이 꼽아주신 책꼽문과 질문을 모아 이곳에 정리해두고 있습니다. 책 읽으시는 데 참고해주세요.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로버트 메이너드 피어시그 지음. 장경렬 옮김. 2010.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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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장


p.634.

 .  .  .사람들이 더할 수 없이 조밀하게 모여 사는 곳에서, 동부 해안과 서부 해안의 대도시에서, 외로움이 그처럼 어느 곳에서보다 더 대단한다는 것은 역설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뒤로하고 지나온 서부 오리건주 지역, 아이다호 주, 몬태나 주, 사우스다코타 주와 노스다코다 주와 같이 사람들이 그처럼 뿔뿔이 흩어져 사는 곳에서의 외로움이 한결 더 클 것이라고 당신은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그곳에서 별로 심각한 외로움을 확인할 수 없었다.



p.635   하지만, 우리가 통과해 온 이차적 차원의 미국-그러니까 샛길, 중국인이 만든 도랑들, 애퍼루사 종의 말들, 넓게 펼쳐져 있는 산맥들, 명상적인 생각들, 그리고 솔방울을 들고 있는 아이들, 호박벌들, 몇 마일이고 계속하여 우리 위로 펼쳐져 있는 탁 트인 하늘이 있는 바로 그 이차적 차원의 미국-내에서는 이렇다 할 만한 외로움의 느낌을 감지할 수 없었다.



p.635-636.

이 같은 외로움의 상당 부분에 대한 원인으로 기술 공학이 지목되고 있다. 왜냐하면 ... 하지만 진정한 악은 기술 공학이 생산해낸 물체들이 아니라 ... 기술 공학의 어떤 특정한 경향, 그러니까 사람들을 주변과 분리한 다음 주체와 객체 사이의 이분화가 유도하는 고립된 자세를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경향, 바로 그것이다.


악을 만들어내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주체와 객체 사이의 이분화, 기술 공학의 저변을 이루고 있는 이원론적 대상 이해 방식이다. 바로 이 때문에 나는 악을 파괴하는 데 다름 아닌 기술 공학 그 자체를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자 그처럼 애를 써왔던 것이다.



p.636.

만일 누군가가 그것이 어떤 일이든 간에 도저히 그만둘 수 없는 지루한 일을 계속 해나가되, 어차피 하는 일이니 즐겁게 하자는 생각에서 질이라는 것을 선택 항목으로 삼아 이 질을 찾기 시작했다고 하자.(따지고 보면, 모든 일은 조만간 지루한 것이 되게 마련이다.) 그리고 은밀하게, 다른 목적이 없이 단지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아, 질을 추구하는 일을 계속하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켰다고 하자.


그렇게 하는 경우, 그는 자신이 전보다 한결 더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흥미로운 존재로 바뀌어 있음을, 주변 사람들에게 아무런 의미 없이 존재하는 단순한 대상이 더 이상 아님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질에 대한 그의 결정이 그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하는 일과 그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도 이 과정에 바뀌게 되는데 질이란 주변으로 퍼지는 물결과도 같은 파급 효과는 갖는 것이기 때문이다.



p.637.

내 개인적 느낌을 말하자면, 세계를 좀더 나은 것으로 개선하는 일은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개개인이 질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세상, 그것이 내가 바라는 바의 전부다. 결단코 말하건대, 개개인의 질을 도외시한 채 거대한 집단의 사람들을 위해 입안된 사회적 개발 계획들, 바로 그런 계획들로 가득 찬 거대한 프로그램들에 대해 나는 더 이상 열광하고 싶지 않다.

...

과거에 우리는 개개인마다 질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의식하지 않은 채 자연 자원을 이용하듯 이를 이용해왔다. 하지만 이제 질은 고갈의 시점에 이르러있다.



p.651.

변증법적이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대화의 성격을 지닌"이라는 뜻을 지니는데, 이때 대화란 두 사람 사이에 이루어지는 말 주고받기를 말한다. 오늘날 이 말은  논리적 논증을 뜻한다. 이는 진리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의 역할을 하는 반대 심문의 기법을 필요로 한다. 이는 바로 플라톤의 『대화』에서 소크라테스가 동원했던 담론 유형이기도 하다.

…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에 따르면, 변증법 이외에 과학적 방법 또는 “물리학적” 방법도 있는데, 이는 물리적 사실을 관찰하는 데, 또한 변화하는 물질적 실체에 관한 진리에 도달하는 데 적절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형상과 실체를 나누는 이 같은 이원론, 물리적 실체에 관한 사실적 정보에 도달하기 위한 과학적 방법, 이 두 개념이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 핵심적 요소였다.


(여기서부터 2024. 3. 3. 추가한 부분입니다.)


p.657.

소크라테스는 수사학을 이해하기 위해 변증법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변증법을 파괴하기 위해 변증법을 사용하고 있다. 



p.663-664.


탈레스는 이 불멸의 원리를 최초로 거론한 사람 … 헤파클레이토스에 의하면, 세계는 대립되는 두 힘 사이의 갈등과 긴장의 현장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 유일자란 모든 사물에 내재적으로 존재하는 보편적 법칙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 유일자를 “정신”을 의미하는 누스로 규정한 최초의 사람은 아낙사고라스다.


불멸의 원리, 유일자, 진리, 신은 외양이나 의견과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임을 최초로 명백히 피력한 사람은 파르메니데스로, 이 같은 구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와 이어지는 역사에 얼마나 막대한 영향을 끼쳤는가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서 말하더라도 결코 과장된 것일 수 없다.


고전적 정신이 최초로 낭만적 근원을 향해 작별을 고하고 “선과 진은 반드시 동일한 것일 수는 없다”라는 말과 함께 제 갈 길을 따로 가게 된 지점은 바로 이곳이다. 아낙사고라스와 파르메니데스의 말에 귀를 기울인 사람이 바로 소크라테스로, 그는 그들의 생각을 발전시켜 결실이 맺어지게 한 장본인이다. 



p.672.

갑작스러운 섬광에 모든 것이 환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질! 덕! 다르마! 소피스트들이 가르치던 것은 바로 그것이다! 윤리적 상대주의도 아니고, 소박한 형태의 "덕"도 아니다. 그 어느 것도 아니다. 그들이 가르치던 것은 다름 아닌 아레테, 탁월성, 다르마다! 이성의 교회가 세워지기 전에. 실체가 논의되기 전에. 형식이 논의되기 전에. 정신과 물질이 논의되기 전에. 변증법 자체가 대두되기 전에. 그 모든 일이 일어나기 전에 질은 절대적인 것이었다. 서양 세계의 최초 교육자들은 질을 가르치고 있었던 것이며, 그들이 교육 매체로 선택했던 것은 다름 아닌 수사학이었다. 그는 내내 제대로 길을 걸어온 셈이었다. 



p.674.

"당신이 무언가를 얻게 되면 반드시 무언가를 잃게 된다."

인간이 변증법적 진리의 측면에서 세상을 이해하고 지배할 힘을 얻게 되는 순간 그가 상실한 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것이라는 점을 이제 그는 처음으로 깨닫게 되었다. 


인간은 자연 현상을 조작하며 힘과 부에 대한 자신의 꿈을 장대한 규모로 실현하는 것을 가능케 한 과학적 능력의 제국을 건설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인간은 마찬가지로 장대한 규모의 제국인 이해의 제국을 희생하게 되었다. 세계의 적이 아니라 그 일부가 되는 것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이해력을 상실케 된 것이다.



p675.

파이드로스가 강의실에서 도달한 질의 개념이 플라톤의 선의 개념과 너무도 가까운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플라톤의 선은 수사학자들한테서 취해 온 것이었다. 파이드로스가 아무리 뒤져보아도, 이전의 자연철학자들 가운데 선에 대해 이야기했던 적이 있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소피스트들한테서 나온 것이었다. 차이가 있다면, 플라톤의 선은 고정되어 있고 영원한 동시에 움직이지 않는 이데아였지만, 수사학자들에게 이는 결코 이데아가 아니었다. 선은 현실 세계의 한 형식이 아니라, 현실 세계 그 자체였으며, 항상 변화하는 것, 어떤 종류의 방식이든 고정되고 경직된 방식으로는 궁극적으로 파악이 불가능한 그 무엇이었다.


(제29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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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omay33 neomay33
    2024-03-03 12:34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책새벽-월) 책꼽문 업데이트 했습니다. (p.654~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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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자세한 자료, 설명들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2025.06.09
1. 변별체의 존재 양상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공부할 거리가 많은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제가 바로 위의 답글에 쓴 물의 온도를 재는 상황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장회익 선생님의 '변별체' 개념이 물리학에서 말하는 측정장치 개념에서 군더더기를 걷어내고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요약하여 추상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직관적으로는 모종의 측정장치를 염두에 두면 이해가 더 쉬웠던 것 같습니다. 입자물리학에서는 매우 다양한 측정장치 또는 검출장치를 사용합니다. 장회익 선생님께서 세미나에서 인용하신 안개상자(cloud chamber)나 거품상자(bubble chamber)가 전형적인 예입니다. 겹실틈 실험에서 사용하는 사진건판도 변별체입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Cloud_chamber https://en.wikipedia.org/wiki/Bubble_chamber 하지만 변별체가 측정장치/검출장치와 동의어는 아닙니다. 변별체는 물리적 작용을 통해 뭔가 흔적을 남길 수 있어야 하지만, 또 동시에 그것을 읽어내서 인식주체의 경험표상영역에 기록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변별체는 대상과 인식주체 사이에 놓인 가교 내지 창문의 역할을 합니다. (제가 장회익 선생님의 제안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 사진은 거품상자에서 기본입자가 만들어내는 궤적을 사진으로 찍은 것입니다. [사진 출처: pinterest]
2025.06.03
2.의 질문이 흥미롭습니다. '이해'라는 문제를 직접 건드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대상과 변별체의 만남(조우)은 원래 인식의 문제가 아닙니다. 내가 그것을 알아채거나 기록하거나 기억하거나 그로부터 지식을 얻는 것과 전혀 무관하게 대상과 변별체가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상하기에 이 세계 속의 수많은 물질적 존재자들은 서로 만나고 헤어지고 부딪치고 멀어져갈 것입니다. 아주 먼 우주에서 행성과 혜성이 충돌하는 것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여하간 그런 상호작용을 통해 흔적이 남습니다. 그런데 그 물질적 존재자에 생긴 흔적을 인식 주체인 '나' 또는 서술세계가 받아들이면 이제 그 흔적이 경험표상영역에 새겨집니다. 인식주체가 없었더라면 그냥 물질적 충돌에 불과했을 것이 이제 '사건'이 되어 버립니다. 미묘하지만, 변별체와 경험표상영역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변별체에 남은 흔적과 경험표상영역에 새겨진 정보는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50쪽의 그림 1-1에서 물질세계와 서술세계를 구별하는 점선을 넘나듭니다. 두 개의 네모 사이의 위아래 양쪽방향 화살표의 양면성입니다. 물질적 측면에서 보면 대상과 변별체가 만나서 흔적을 만들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건'과 '빈-사건'이 일어납니다. 특정 변별체에 흔적이 남지 않는 것도 흔적이 남는 것 못지 않은 정보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이해'라는 말이 직접 연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세미나에서 인용한 폰노이만의 온도 측정의 예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 비커에 담긴 물의 온도를 재려면 온도계를 넣어 수은/알콜의 높이를 보아야 합니다. 이 때 비커의 물이 대상이고 온도계는 변별체가 됩니다. (2) 온도계 높이를 알기 위해서는 전등의 빛이 수은/알콜의 경계면에 닿았다가 눈의 망막으로 와야 합니다. 이 때 온도계의 높이는 대상이 되고 빛(빛알)이 변별체가 됩니다. (3) 빛이 망막에 입사되면 망막에 있는 시신경에 나트륨 원소가 모이거나 흩어져서 전류가 만들어집니다. 이 때 빛이 대상이라면 시신경의 전위차는 변별체가 됩니다. (4) 시신경의 전위차는 뇌의 피질에서 뉴런을 발화할 수 있습니다. 그 어느 대목에서 비커에 담긴 물의 온도를 읽어냅니다. (5) 그 다음 단계가 어렵습니다. 온도계의 높이든, 망막에 생기는 흔적이든, 시신경의 전위차든, 뉴런의 발화든 여하간 어느 단계에서 흔적의 기록이 정보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는 과정은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32-33쪽에 서술된 것처럼 역학 모드와 서술 모드를 구별합니다. 하지만 서술 모드만으로는 '이해'를 말하기 어렵습니다. 여하간 세 번째 모드로서 '의식 모드'가 작동을 해야 비로소 '이해'가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해'라는 문제는 매우 어렵고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하인츠 폰푀르스터의 <이해를 이해하기> 같은 저작이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Heinz Foerster (2003) Understanding Understanding: Essays on Cybernetics and Cognition. Springer. https://doi.org/10.1007/b97451
2025.06.03
3. 3차원 vs. 2+1차원에 대해서는 아래 그림으로 설명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코페르니쿠스 이전, 고대그리스-이슬람-중세유럽으로 이어지는 자연철학의 전통에서 세상의 중심은 지구였습니다. 지구 주위에는 일곱 행성(七曜) 즉 달, 수성, 금성, 태양, 화성, 목성, 토성의 천구가 있고, 그 바깥에는 항성 천구가 있습니다. 지구는 네 개의 권역(구 껍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달의 천구 바로 아래에는 불의 권역이 있고, 그 아래로 차례로 숨/바람의 권역, 물의 권역, 흙의 권역이 있습니다. 뒤의 세 권역은 현대의 기권(氣圈, Atmosphere), 수권(水圈 Hydrosphere), 지권(地圈,Geosphere)에 대략 연결됩니다. 불의 권역은 현대의 열권(熱圈, Thermosphere)이나 전리층과 비슷합니다. 여하간, 세상(우주)의 중심은 지구의 중심이며, 이 중심을 향하는 방향이나 이 중심으로부터 벗어나는 방향이 곧 수직 방향입니다. 이와 달리 지표면의 동서남북은 어느 쪽으로도 대등합니다. 이것이 바로 (2+1)차원의 세계입니다. 세계(우주)의 중심이 지구가 아니라는 생각이 생겨나면서 수직 방향도 동서남북과 대등하지 않을까 하는 관념이 펼쳐졌습니다. 그런 생각을 펼친 사람 중 하나가 바로 르네 데카르트입니다. 데카르트는 공간의 한 점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세 개의 숫자 $(x, y, z)$가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비단 눈 앞에 펼쳐지는 육면체 모양의 방 안에서의 위치만이 아니라 온 우주 전체에서의 위치에도 해당합니다. 그러면 수직 방향이나 동서 방향이나 남북 방향이 모두 대등합니다. 데카르트에게 우주는 (2+1)차원이 아니라 3차원이었습니다. [그림출처: Peter Apian (1529) Cosmographiae introductio]
2025.06.03
중요한 지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또 몇 가지 글에 대한 링크도 있었구요. 따로 답글도 있었는데 사라졌더라구요. 저의 부족한 글도 여하간 토론과 대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올리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었는지 기억을 더듬어 몇 자 적어주시면 어떨까요?
2025.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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