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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아카데미

더 나은 앎으로 푸른 미래를 가꾸는 사람들의 공부모임

녹색문명공부모임

자체생성 이론 40년

자료
녹색문명공부모임
작성자
자연사랑
작성일
2024-02-02 10:02
조회
934

지난 번 세미나에서 장회익 선생님의 <생명을 어떻게 이해할까?> 2장을 함께 이야기하면서 칠레의 생물학자/철학자 움베르토 마투라나와 프란시스코 바렐라가 1972년에 제안한 자체생성(autopoiesis) 이론을 논의했습니다.

자체생성이론은 생명에 대한 가장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정의로 제안된 것이지만, 이 이론이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된 것은 독일의 사회학자 니클라스 루만이 이 개념을 다소 임의적으로 확장하여 사회학에 가져다 쓴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사회학 쪽에서는 '자기생산'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는데, 사회학적으로도 원래 마투라나-바렐라의 정의를 고려해도 '자기생산'이라는 용어는 왜곡된 번역어라 생각합니다. 여하간 '생산'이라는 구체적인 경제학적/공학적 용어보다는 '생성'이라는 추상적인 철학적 용어가 더 적합한 면도 있고, '자기(自己)'보다는 '자체(自體)'가 더 나은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2023년에 마투라나와 바렐라의 책 Autopiesis and Cognition의 한국어판이 나왔는데, [자기생성과 인지]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한국어판 역자 정현주는 [앎의 나무](갈무리 2007)의 역자 최호영을 따라 '자기생성'을 채택하고 있습니다.([자기생성과 인지] 26쪽 역주 6) 기존에 루만의 저작에서는 대부분 '자기생산'으로 되어 있고, [있음에서 함으로](갈무리 2006)의 역자 서창현은 '자기생산'이라 했습니다.

일본어에서는 따로 한자어로 번역하지 않고 オートポイエーシス라는 가타가나를 써서 그냥 '오토포이에시스'라 부릅니다.

실상 움베르토 마투라나는 자체생성이론이 세포에 대한 이론이기 때문에 이것을 사회학적으로 확장하는 것을 못마땅해 했을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2012년에 <생명의 기원과 생물권의 진화 Origins of Life and Evolution of Biospheres>라는 제호의 학술지에 "자체생성이론 40년: 리뷰와 재정식화"라는 논문이 나왔습니다. 저자는 칠레의 복잡성의 철학 및 과학 연구소(Instituto de Filosofía y Ciencias de la Complejidad)에 소속된 파블로 라세토-배리(P. Razeto-Barry)인데, 자체생성이론을 오랫 동안 깊이 연구한 학자입니다.

  • Razeto-Barry, P. (2012) Autopoiesis 40 years Later. A Review and a Reformulation. Orig Life Evol Biosph 42, 543–567 (2012). https://doi.org/10.1007/s11084-012-9297-y

이 논문에서 라세토-배리는자체생성 개념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을 개관하고, 마투라나가 나중에 수정한 분자 자체생성 개념이 원래의 추상적인 자체생성 개념과 어떻게 다른지 논의한 뒤, 자체생성과 경계, 자체생성과 자기재생산(self-reproduction) 및 항상성(homeostasis)의 차이, 순환적 인과, 조직 개념의 문제, 다세포생물에 대한 논의를 거쳐 자체생성 개념을 더 명료하게 하는 자신의 제안을 담고 있습니다. 이 논문은 오픈액세스라서 위의 링크에서 pdf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읽을 수 있습니다.

틈 나는 대로 이 논문의 내용을 조금 더 소개하고 싶은데, 시간이 날지 모르겠습니다.

움베르토 마투라나가 2012년에 프란시스코 바렐라와 함께 한 대화와 연구에 대한 회고를 냈는데, 유익한 내용이 많습니다. 특히 1970년대 피노체트의 쿠데타와 관련된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 Maturana H. R. (2012) Reflections on my collaboration with Francisco Varela. Constructivist Foundations 7(3): 155–164. http://constructivist.info/7/3/155

참고로 일본에서는 1991년에 처음 마투라나-바렐라의 책 Autopoiesis and Cognition: The Realization of the Living (1980)의 일본어 번역이 "오토포이에시스: 생명시스템이란 무엇인가(オートポイエーシスー生命システムとは何か)"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번역자인 카와모토 히데오(河本英夫)는 1995년 "오토포이에시스: 제3세대 시스템(オートポイエーシス 第三世代システム)"이란 제목의 책을 내면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고유한 해석과 이론을 발표하기 시작했습니다. (https://bit.ly/47V6lTv)

  • Maturana, H.R. and Varela, F.J., Autopoiesis and Cognition: The Realization of the Living, 1980
  • 河本英夫 『オートポイエーシス — 第三世代システム』 (青土社 1995).
  • 河本英夫 『オートポイエーシスの拡張』 (青土社 2000).
  • 河本英夫『ワードマップ オートポイエーシス2001 日々新たに目覚めるために』 (新曜社 2000).
  • 河本英夫 『哲学、脳を揺さぶる — オートポイエーシスの練習問題』 (日経BP 2007)
  • 河本英夫 『臨床するオートポイエーシス 体験的世界の変容と再生』 (青土社 2010)
  • 河本英夫 『損傷したシステムはいかに創発・再生するか オートポイエーシスの第五領域』 (新曜社 2014)
  • 河本英夫 『〈わたし〉の哲学 オートポイエーシス入門』 (角川選書 2014).
  • 河本英夫・稲垣諭 編著 『iHuman AI時代の有機体ー人間ー機械』 (学芸未来社 2019).

카와모토 히데오의 책도 기회가 되면 살펴볼만할 것 같습니다. 2007년에 나온 <철학, 뇌를 흔드는 오토포이에시스 연습문제> 같은 제목의 책이나 2010년에 나온 <임상 오토포이에이스: 체험 세계의 변용과 재생>은 조금 이상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여하간 자체생성이론을 가지고 온갖 이야기를 하는 철학자 같습니다.

전체 5

  • kyeongaelim kyeongaelim
    2024-02-06 16:47

    황승미쌤이 보내주신 지난 시간에 발제자료를 오늘 짬짬이 읽어봤는데 기억이 새로워지며 재밌게 읽었습니다. 김재영선생님께서 정리도 잘 해주셨고 최신의 이론들?도 덧붙여주셨더군요. 그것들에 대한 설명 못 들었던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위에 글, '자체생성이론 40년후'라는 논문 소개하시면서 "라세토-배리는자체생성 개념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을 개관하고, 마투라나가 나중에 수정한 분자 자체생성 개념이 원래의 추상적인 자체생성 개념과 어떻게 다른지 논의한 뒤, 자체생성과 경계, 자체생성과 자기재생산(self-reproduction) 및 항상성(homeostasis)의 차이, 순환적 인과, 조직 개념의 문제, 다세포생물에 대한 논의를 거쳐 자체생성 개념을 더 명료하게 하는 자신의 제안을 담고 있습니다. 이 논문은 오픈액세스라서 위의 링크에서 pdf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읽을 수 있습니다.'' 라고 쓰셨어요~ 근데 다운 받는다 해도 제가 영어는 까막눈이라서요~;; 시간 나시는대로 추가설명 꼭 들려주심 좋겠다 기대 합니다.^^ 지금. 당장 질문 하나 드리자면, 자체생성이론에서 제가 좀 더 궁금한게~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또는 왜, '자체생성'을 할까 하는 겁니다. 또 생명작용에 관련해서 호메오스타시스(항상성)유지는 가장 중요한 특성이라 알고있는데 자체생성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 자연사랑 자연사랑
      2024-02-07 11:49

      항상성, 즉 생명체 안에서 일정한 조건과 상태가 유지된다는 개념을 처음 제시하고 정리한 사람은 19세기 프랑스의 클로드 베르나르(https://en.wikipedia.org/wiki/Claude_Bernard" target="_blank" rel="noopener">Claud Bernard 1813-1878)입니다. 베르나르는 '내적 환경(https://en.wikipedia.org/wiki/Internal_environment" target="_blank" rel="noopener">milieu intérieur)'이라는 용어를 썼는데, 1920년대에 미국의 생리학자 월터 브래드퍼드 캐넌(Walter Bradford Cannon 1871-1945)이 항상성(恒常性 https://en.wikipedia.org/wiki/Homeostasis" target="_blank" rel="noopener">homeostasis)이라는 용어를 새로 만들어 제안했습니다.

      저의 발제자료 7번 슬라이드에도 이 '내적 환경'이 들어 있습니다. 장회익 선생님께서 베르나드스키의 '생물권biosphere' 개념을 인용하면서 생물권 개념의 아이디어로 클로드 베르나르의 '우주적 환경(milieu cosmique)'을 언급하시는데, 이 우주적 환경에 대비되는 개념이 바로 '내적 환경' 즉 요즘 용어로 '항상성'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항상성의 대표적인 예로 포유류의 체온 유지나 혈당 조절 등을 자주 얘기합니다. 포유류에게 체온은 대단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조금만 체온이 높아지거나 내려가면 생명을 잃게 됩니다. 저체온증이나 고열의 위험은 누구나 잘 알고 있죠. 여러 신체 내 이온들의 농도도 아주 정교하게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항상성은 유전학의 관점에서도 중요합니다. DNA나 RNA와 같은 핵산에서 단백질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체내의 매우 다양한 생화학 반응의 효소로 작용하게 되는 과정도 결국은 조절인자 등이 관련된 유전자표현의 조절이 핵심적이고, 이것도 항상성의 일종으로 보아야 합니다. 프랑스와 자콥과 자크 모노가 이 연구를 통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습니다. (실상 이와 관련된 연구를 처음 발표한 것은 바바라 매클린톡이라 합니다. 자콥과 모노의 오페론 논문이 발표된 것이 1961년인데, 매클린톡은 1951년에 이미 유전자조절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 자연사랑 자연사랑
      2024-02-07 12:29

      자체생성(자기생성)과 항상성의 차이점을 질문하셨는데, 실상 이 문제는 꽤 복잡하고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 두 개념의 연관과 차이를 명료하게 밝히는 것이 하나의 의미있는 논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투라나와 바렐라는 명시적으로 "자기생성기계는 항상성 기계다. 그렇지만 자기생성기계의 특이성은 항상성 기계라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계 자신이 상수로 유지되는 근본 변수에 있다."([자기생성과 인지] 197쪽)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차분하게 더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 자연사랑 자연사랑
    2024-02-07 12:29

    피에르 루이지 루이지(Pier Luigi Luisi)의 2003년 리뷰 논문이 자체생성 이론의 전체 모습을 잘 보여주면서 동시에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Luisi, P.L. Autopoiesis: a review and a reappraisal. Naturwissenschaften 90, 49–59 (2003). https://doi.org/10.1007/s00114-002-0389-9" target="_blank" rel="noopener">https://doi.org/10.1007/s00114-002-0389-9

    첨부파일 : luisi2003_autopoiesis_review.pdf


  • kyeongaelim kyeongaelim
    2024-02-13 13:25

    답변 감사합니다. (*--*)
    내적환경이란 개념이 항상성을 끌어냈군요. 무엇무엇에 대한 역사나 연원은 선생님께 배우면 최고네요. ㅎㅎ 재밌어요. 그리고 답변글 읽고 제 나름대로 느낀 게,
    '내적환경' 이나 '항상성' 은 생체 내에서 생화학적으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기전, 현상에 대한 생리학적 관점의 고찰이고, '자체생성' 개념은 생물 그 자체가 자기를 유지해 나가는 원리를 철학적으로 고찰 한 걸로 느껴집니다.
    항상성 기전은 피드백(feedback) , 길항작용 등으로 이뤄진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러면, 자체생성은 어떤 기전이랄까 하여튼 어떤 원리같은게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또 생기네요. 저번 공부시간에 나온 건지 지금은 또 다 까먹어서...;; 또 위에 책 표지에 자기생성과 인지 라는 표제가 매우 생경한데요.. 자체생성이론에서 혹시 intelligince나 cognition 같은 '인지'가 중요한 요소인가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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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자세한 자료, 설명들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2025.06.09
1. 변별체의 존재 양상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공부할 거리가 많은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제가 바로 위의 답글에 쓴 물의 온도를 재는 상황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장회익 선생님의 '변별체' 개념이 물리학에서 말하는 측정장치 개념에서 군더더기를 걷어내고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요약하여 추상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직관적으로는 모종의 측정장치를 염두에 두면 이해가 더 쉬웠던 것 같습니다. 입자물리학에서는 매우 다양한 측정장치 또는 검출장치를 사용합니다. 장회익 선생님께서 세미나에서 인용하신 안개상자(cloud chamber)나 거품상자(bubble chamber)가 전형적인 예입니다. 겹실틈 실험에서 사용하는 사진건판도 변별체입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Cloud_chamber https://en.wikipedia.org/wiki/Bubble_chamber 하지만 변별체가 측정장치/검출장치와 동의어는 아닙니다. 변별체는 물리적 작용을 통해 뭔가 흔적을 남길 수 있어야 하지만, 또 동시에 그것을 읽어내서 인식주체의 경험표상영역에 기록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변별체는 대상과 인식주체 사이에 놓인 가교 내지 창문의 역할을 합니다. (제가 장회익 선생님의 제안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 사진은 거품상자에서 기본입자가 만들어내는 궤적을 사진으로 찍은 것입니다. [사진 출처: pinterest]
2025.06.03
2.의 질문이 흥미롭습니다. '이해'라는 문제를 직접 건드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대상과 변별체의 만남(조우)은 원래 인식의 문제가 아닙니다. 내가 그것을 알아채거나 기록하거나 기억하거나 그로부터 지식을 얻는 것과 전혀 무관하게 대상과 변별체가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상하기에 이 세계 속의 수많은 물질적 존재자들은 서로 만나고 헤어지고 부딪치고 멀어져갈 것입니다. 아주 먼 우주에서 행성과 혜성이 충돌하는 것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여하간 그런 상호작용을 통해 흔적이 남습니다. 그런데 그 물질적 존재자에 생긴 흔적을 인식 주체인 '나' 또는 서술세계가 받아들이면 이제 그 흔적이 경험표상영역에 새겨집니다. 인식주체가 없었더라면 그냥 물질적 충돌에 불과했을 것이 이제 '사건'이 되어 버립니다. 미묘하지만, 변별체와 경험표상영역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변별체에 남은 흔적과 경험표상영역에 새겨진 정보는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50쪽의 그림 1-1에서 물질세계와 서술세계를 구별하는 점선을 넘나듭니다. 두 개의 네모 사이의 위아래 양쪽방향 화살표의 양면성입니다. 물질적 측면에서 보면 대상과 변별체가 만나서 흔적을 만들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건'과 '빈-사건'이 일어납니다. 특정 변별체에 흔적이 남지 않는 것도 흔적이 남는 것 못지 않은 정보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이해'라는 말이 직접 연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세미나에서 인용한 폰노이만의 온도 측정의 예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 비커에 담긴 물의 온도를 재려면 온도계를 넣어 수은/알콜의 높이를 보아야 합니다. 이 때 비커의 물이 대상이고 온도계는 변별체가 됩니다. (2) 온도계 높이를 알기 위해서는 전등의 빛이 수은/알콜의 경계면에 닿았다가 눈의 망막으로 와야 합니다. 이 때 온도계의 높이는 대상이 되고 빛(빛알)이 변별체가 됩니다. (3) 빛이 망막에 입사되면 망막에 있는 시신경에 나트륨 원소가 모이거나 흩어져서 전류가 만들어집니다. 이 때 빛이 대상이라면 시신경의 전위차는 변별체가 됩니다. (4) 시신경의 전위차는 뇌의 피질에서 뉴런을 발화할 수 있습니다. 그 어느 대목에서 비커에 담긴 물의 온도를 읽어냅니다. (5) 그 다음 단계가 어렵습니다. 온도계의 높이든, 망막에 생기는 흔적이든, 시신경의 전위차든, 뉴런의 발화든 여하간 어느 단계에서 흔적의 기록이 정보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는 과정은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32-33쪽에 서술된 것처럼 역학 모드와 서술 모드를 구별합니다. 하지만 서술 모드만으로는 '이해'를 말하기 어렵습니다. 여하간 세 번째 모드로서 '의식 모드'가 작동을 해야 비로소 '이해'가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해'라는 문제는 매우 어렵고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하인츠 폰푀르스터의 <이해를 이해하기> 같은 저작이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Heinz Foerster (2003) Understanding Understanding: Essays on Cybernetics and Cognition. Springer. https://doi.org/10.1007/b97451
2025.06.03
3. 3차원 vs. 2+1차원에 대해서는 아래 그림으로 설명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코페르니쿠스 이전, 고대그리스-이슬람-중세유럽으로 이어지는 자연철학의 전통에서 세상의 중심은 지구였습니다. 지구 주위에는 일곱 행성(七曜) 즉 달, 수성, 금성, 태양, 화성, 목성, 토성의 천구가 있고, 그 바깥에는 항성 천구가 있습니다. 지구는 네 개의 권역(구 껍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달의 천구 바로 아래에는 불의 권역이 있고, 그 아래로 차례로 숨/바람의 권역, 물의 권역, 흙의 권역이 있습니다. 뒤의 세 권역은 현대의 기권(氣圈, Atmosphere), 수권(水圈 Hydrosphere), 지권(地圈,Geosphere)에 대략 연결됩니다. 불의 권역은 현대의 열권(熱圈, Thermosphere)이나 전리층과 비슷합니다. 여하간, 세상(우주)의 중심은 지구의 중심이며, 이 중심을 향하는 방향이나 이 중심으로부터 벗어나는 방향이 곧 수직 방향입니다. 이와 달리 지표면의 동서남북은 어느 쪽으로도 대등합니다. 이것이 바로 (2+1)차원의 세계입니다. 세계(우주)의 중심이 지구가 아니라는 생각이 생겨나면서 수직 방향도 동서남북과 대등하지 않을까 하는 관념이 펼쳐졌습니다. 그런 생각을 펼친 사람 중 하나가 바로 르네 데카르트입니다. 데카르트는 공간의 한 점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세 개의 숫자 $(x, y, z)$가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비단 눈 앞에 펼쳐지는 육면체 모양의 방 안에서의 위치만이 아니라 온 우주 전체에서의 위치에도 해당합니다. 그러면 수직 방향이나 동서 방향이나 남북 방향이 모두 대등합니다. 데카르트에게 우주는 (2+1)차원이 아니라 3차원이었습니다. [그림출처: Peter Apian (1529) Cosmographiae introductio]
2025.06.03
중요한 지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또 몇 가지 글에 대한 링크도 있었구요. 따로 답글도 있었는데 사라졌더라구요. 저의 부족한 글도 여하간 토론과 대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올리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었는지 기억을 더듬어 몇 자 적어주시면 어떨까요?
2025.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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