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꼽문] 책새벽-월. 『역사의 역사』 "제2장.사마천이 그린 인간과 권력과 시대의 풍경화"
녹색 아카데미 온라인 책읽기 모임 '책새벽-월' 시즌4에서는 현재 『역사의 역사』(유시민. 2018. 돌베개)를 읽고 있습니다.
매주 읽는 내용 중 참여하시는 분들이 꼽아주신 책꼽문과 질문을 모아 이곳에 정리해두고 있습니다. 책 읽으시는 데 참고해주세요.
참가문의 : 녹색아카데미 greenacademy.kr@gmail.com
목차
서문
프롤로그
제1장 서구 역사의 창시자, 페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
제2장 사마천이 그린 인간과 권력과 시대의 풍경화
제3장 히븐 할둔, 최초의 인류서를 쓰다
제4장 ‘있었던 그대로의 역사’, 랑케
제5장 역사를 비껴간 마르크스의 역사법칙
제6장 민족주의 역사학의 고단한 역정, 박은식・신채호・백남운
제7장 에드워드 H. 카의 역사가 된 역사 이론서
제8장 문명의 역사, 슈펭글러・토인비・헌팅턴
제9장 다이아몬드와 하라리, 역사와 과학을 통합하다
에필로그 - 서사의 힘
제2장 사마천이 그린 인간과 권력과 시대의 풍경화
p.59.
<사기>의 집필 시점이 <역사>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보더 300년 정도 늦다는 사실은 별 의미가 없다. 고대 그리스와 중국은 같은 시기에 존재했지만 서로를 몰랐던, 서로 완전히 분리된 문명이었다.
그리스 세계가 알렉산드로스에게 정복당하고 로마의 속주로 전락한 시기에, 중국 대륙에는 500년에 걸친 춘추전국시대의 대혼란을 통과하고 진시황의 짧은 통치 기간을 거쳐 두 번째 통일 왕조 한나라가 들어섰다.
교류가 전혀 없었던 두 문명에서 비슷한 때 본격적인 역사서가 처음으로 등장했다는 사실은 과거를 기억함으로써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전망하려는 욕망이 우리 인류의 본성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p.61.
헤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는 ‘민간인’으로서 혼자 힘으로 역사를 썼다. 반면 사마천은 국가의 역사 기록을 관리하는 ‘공무원’이었기 때문에 더없이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만나는 역사가 중에 비슷한 수준의 호사를 누린 사람은 제8장에서 다룰 토인비뿐이다. 토인비는 런던 왕립국제문제연구소에서 연구부장으로 일하면서 『국제문제대관』 간행 사업에 장기간 참여한 덕분에 수무 개가 넘는 문명에 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할 수 있었다.
p.65.
사마천은 천하의 역사를 그리려면, 사건과 인물과 제도와 문화를 모두 살펴야 한다고 믿었고 그에 적합한 서술 체계를 창조했다. 그가 만든 역사 서술 체계는 ‘기전체’라는 이름을 얻었으며 마지막 봉건 왕조 청이 붕괴할 위기에 처한 19세기 후반까지 2,000년 넘게 중국 문명권의 역사 서술을 지배했다. ‘기전체’는 『본기』와 『열전』이 『사기』의 중심이라는 후대 역사가들의 평가를 반영하는 명칭이다.
p.68.
사마천의 역사 서술 대상은 전쟁이나 정변 같은 특정 사건이 아니라 ‘천하’와 ‘시대’였다. 오늘의 중화인민공화국 지도에서 변두리 지역을 지우면 사마천이 알았던 ‘천하’가 된다.
p.69.
… 사마천의 역사 공간은 중국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 사마천은 한나라 밖의 세계에 관한 정보를 『열전』 후반부의 「흉노 열전」, …, 「조선 열전」, … 등에 간략하게 정리 … 한나라 영토는 사실상 황하와 양자강 사이에 놓여있었으며, …
…
변방의 모든 민족에 대해 사마천은 한나라 관료의 입장에서 서술했다. … 주변 민족과 국가에 대한 『사기』의 기록은 부정확하고 단편적인 정보를 한나라 중심주의에 맞추어 가공한 것 …
p.70.
사마천은 역사 기록을 관리하는 공무원이었지만 『사기』는 국가의 공식 역사서가 아닌 개인 저작이다. 국가 공인 역사서가 아니었다는 점은 한고조 유방의 숙적이었던 항우를 『본기』에 올린 사실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p. 76.
인류 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역사서를 한 권만 뽑는다면 『사기』가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되는 게 마땅하다...이전의 역사서가 저마다 별 하나를 그렸다면 사마천은 우주를 그렸다. 『사기』는 시대와 문명의 과거를 언어로 재구성한 '전체사'였다. 인류 역사에서 혼자 힘으로 그런 작업을 해낸 역사가는 오로지 그 한 사람뿐이었다.
…
사마천은 국가와 사회는 정치권력과 경제 제도,사회 제도, 법률, 예술과 문화 양식의 복합체이며 그 모든 것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그 구조와 양상을 분석했다.
권세와 지위는 없었으나 독특하고 자주적인 인생을 살아 나감으로써 인간의 본성과 삶의 의미를 사유할 실마리를 던진 이들을 망각의 어둠에서 건져냈다.
(2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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