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스피라시>가 의도치 않게 물위로 끌어올린 것

이 글은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와 관련하여 저널리즘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이콜로지스트의 기사  “Big Fish tries to sink Seaspiracy” (Brendan Montague. 2021. 4. 9. The Ecologist)의 주요 내용을 녹색아카데미 웹진 편집자(황승미)의 의견을 담아 요약한 글입니다.

[그림]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의 공식 포스터 (출처: wikipedia)

녹색아카데미 웹진의 지난 주 기사 “‘씨스피라시'(Seaspiracy)는 여느 환경 다큐와 무엇이 다른가?“에서 소개한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는 이미 넷플릭스를 넘어 상당한 반향과 논쟁, 항의 그리고 소송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씨스피라시>를 지지하는 기사와 논란을 조명하는 기사가 가디언지에도 나란히 올라 있고, 뉴욕타임즈마저 이 다큐가 전하는 핵심적인 주장보다는 조사의 미흡함을 더 조명하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이콜로지스트(The Ecologist)의 편집장인 브렌던 몬테규는 4월 9일 기사를 통해 영화 <씨스피라시>가 의도치 않게 저널리즘의 문제를 물 위로 끌어올렸다는 사실을 중요하게 지적합니다.

<씨스피라시>는 전지구적인 규모의 수산업으로 바다 생물들이 대량 멸종 위기 상태에 내몰리고 있으며, 해양생물들을 보호한다는 비영리환경단체들이 이를 방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해산물’이라는 인증을 내주면서 조직의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고발하는 영화입니다.

그런데 영화가 크게 성공을 하면서 이후 이어지는 보도와 여파를 보니, 또 하나의 멸종이 바로 저널리즘에서도 일어나고 있더라는 것이 몬테규 이콜로지스트 편집장의 지적입니다. 수산업계 그리고 업계 관련자들이 이 영화에 대한 역습을 강화해나갈 수 있게 현재의 저널리즘이 방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씨스피라시’로 검색해보면 상당수 기사가 사실 확인 문제와 인터뷰이들의 항의, 왜곡 등에 대한 내용입니다.

몬테규 편집장은 <씨스피라시>가 제대로 해낸 것이 무엇인지부터 밝힙니다. 이 영화는 “직설적이고… 이해하기 쉽고 전달해주는 내용을 거부하기 어렵”습니다. 감독 알리 타브리지는 최근에 영화 학교를 졸업했고, 어릴 때부터 사랑했던 바다와 물고기를 찍기 시작했으나 결국에는 거대한 “음모”를 밝히는 데까지 갔다고 얘기합니다.

<씨스피라시>는 이 영화의 제작에도 참여한 <카우스피러시>의 공식을 그대로 따라갔다고 몬테규 편집장은 말합니다. 안타까운 지점은, 이들이 한 연구라고는 구글 검색 결과 뿐이고 동료비평을 거친 연구들까지 거슬러 올라가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 이 영화를 통해 새롭게 밝혀진 것이라고는 없다는 것입니다.

새로 알게 된 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영상은 글과 달라서 동일한 내용에 상당한 충격을 받는 것이 사실입니다. <씨스피라시>의 어지러운 편집과 구성, 위험에 비해 성과 없는 현장 취재, 빠른 스크립트, 충격적인 영상과 애니메이션 등 아쉬운 점이 많은 영화였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의 중요성과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고 그래서 다른 미흡한 부분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다큐를 주위에 추천했고 해산물, 특히 생선과 양식해산물을 사지 않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몬테규 이콜로지스트 편집장은 두 타브리지와 영화에 대해 매우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비평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든 일을 스스로 한 것 같고, 돈도 거의 없었고, 어떤 제도적 지원도 못 받은 것 같아” 보이며,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연구 팀, 사실 확인팀, 편집자 팀 등”이었으며, “루시와 알리가 뭔가 진짜 독창적인 것을 찾아낼 수 있도록 넷플릭스가 돈가방을 쥐어주어야 했다”고 말합니다. 그들이 “찾아낼 수 있는 뭔가 잘못된 일이 저 먼 바다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콜로지스트 편집장은 <씨스피라시>가 거두어올린 부수적인 획득물이 바로 몰락하는 저널리즘과 비영리단체들의 행태를 폭로한 것이었다고 말합니다. 이 영화가 수산업계의 저항과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현재 항의를 주도하고 있는 주요한 주체 중 하나가 수산업계의 돈을 받고 있는 자선단체들이고, 이러한 상황을 언론들이 방조 또는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이 영화에서 최고의 장면은 어스 아일랜드 인스티튜트(the Earth Island Institute)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마크 J. 파머의 인터뷰라고 이콜로지스트 편집장은 꼽습니다. 이 단체는 ‘돌고래 안전’ 참치(Dolphin Safe tuna) 인증 마크를 참치 회사에 내주고 돈을 받아 조직을 운영합니다.

파머는 “돌고래를 한 마리만 죽여도” 그 회사는 인증을 받지 못한다고 말하지만, 동시에 참관인이 주기적으로 바다에 나가지도 않고 그 사람이 뇌물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당시 감독도 그랬겠지만 영화를 보는 사람으로서는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성공가도를 달리게 되면서 파머는 자신의 발언이 전체 맥락에서 떼내어져 왜곡되었다고 항의하고 있습니다.

가디언지에는 지난 주에 녹색아카데미 웹진에 소개한 칼럼니스트 조오지 몬비오의 기사 외에 관련 기사가 하나 더 있습니다. “씨스피라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가 참여한 사람들의 뜻을 왜곡했다고 고소당하고 있다”(Seaspiracy: Netflix documentay accused of msirepresentation by participants)입니다. 파머는 이 기사에서 “영화가 내 발언의 맥락을 무시하고 일부 떼내서는, 감시가 이뤄지지도 않고 돌고래가 죽임을 당하는지 아닌지 우리가 모르고 있다고 제시하고 있다.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몬테규 편집장은 이것이 당치도 않는 발언이라고 비판합니다.

국제해양포유동물 프로젝트(IMMP)는 웹사이트에 공식 성명을 게재했습니다. 이 영화가 심각하게 사실을 왜곡하고 잘못 알리고 있으며, ‘돌고래 안전’ 참치 프로그램은 실제로 역사상 돌고래의 죽음을 가장 많이 감소시켜왔다고 주장합니다. 몬테규 이콜로지스트 편집장은 이러한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을 해줄 언론이 없다고, 저널리즘의 몰락을 한탄합니다.

<씨스피라시>에 대한 수많은 어이없는 기사들도 많지만 가디언 기사 하나를 집어 얘기하는 이유는, 영국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된 언론이 가디언지이기 때문이며, 자신의 글은 저널리즘의 몰락을 지적하는 글이라고 몬테규 편집장은 강조합니다.

그런데 수산업계와 이 업계의 돈을 받는 단체는 그렇다치고 언론은 왜 그러는 걸까요? 왜 가장 중요한 문제보다 부차적인 문제에 매달리는 것일까요? 해양 플라스틱 문제와 해양 위기와 해양 생물의 멸종에 가장 중요한 원인인 산업화된 상업적 수산업과, 이 업계의 돈을 받아 조직을 운영하는 환경단체의 문제는 전혀 새로운 사실도 아닌데 왜 외면하고 있는 것일까요?

<씨스피러시>로 인해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가 떠오른 현재 상황에서도 일부 사실이 틀렸고 인용한 정보가 예전 자료이며 편집이 매끄럽지 못하고 인터뷰이의 발언이 왜곡되었으며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는 수준의 보도가 훨씬 더 많습니다. 사실 이콜로지스트의 이번 기사를 통해서도 왜 언론이 변죽만 울리고 있는지 의문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이콜로지스트는 50년 역사의 저널입니다. 1970년에 시작되었고, 2009년부터 온라인으로만 발행하고 있으며 2012년에 리서전스(Resurgence magazine)과 한 회사가 되었습니다.

기사 원문 보기 : “Big Fish tries to sink Seaspiracy” Brendan Montague. 2021. 4. 9. The Ecologist. 

글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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