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의 34%

먹거리 생산부터 운송, 가공, 포장, 판매, 소비와 폐기물 처리까지 전 과정(food systems)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인류 활동으로 대기 중에 배출되는 전체 양의 약 34%(2015년 기준)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조사는 EDGAR-FOOD(Emissions Database for Global Atmospheric Research. 유럽위원회 연구조직)에서 수행했으며 최근 Nature Food에 발표되었습니다. 조사 대상 기간은 1990-2015년이며, 먹거리와 관련된 모든 단계별, 부문별, 온실가스별, 나라별로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을 산출했습니다.

이 글은 카본브리프의 다음 기사를 번역, 요약한 것입니다.

기사 원문 보기 : “Food systems responsible for ‘one third’ of human-caused emissions” Ayesha Tandon. 2021. 3. 8. CarbonBrief.

논문 보기 : Crippa, M. et al (2021) “Food systems are responsible for a third of global anthropogenic GHG emissions”, Nature Food, doi: 10.1038/s43016-021-00225-9.


연구 결과

  • 먹거리 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높은 분야는 농사와 농업 관련 토지이용, 토지이용 형태 전환(land-use and land-use change; LULUC)이었고 그 비율은 71%(2015년)였습니다.
  • 나머지는 소매, 유통, 소비, 연료 생산, 폐기물 처리, 산업 공정과 포장 등의 부문에서 기인합니다.
  • 먹거리와 관련해 발생하는 온실가스 중 거의 절반이 이산화탄소(CO2)였으며, 메탄(CH4)이 35%였습니다. 메탄은 주로 가축과 농업, 폐기물 처리에서 발생했습니다.
  • 소매업 부문에서 발생량이 증가하고 있는데, 유럽과 미국에서는 1990년에 비해 2015년에 3-4배 증가했습니다.
  • 운송 부문(푸드 마일)이 포장에서 발생하는 배출량보다 더 적었습니다. 운송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96%가 국제 운송이 아니라 도로나 철도를 이용한 지역 운송으로부터 발생했습니다.

EDGAR ;
Emissions Database for Global Atmospheric Research

현재 우리 인류는 식량을 만들어내는 데 거주가능한 토지 면적 중 절반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인구 80억 명의 먹거리를 만드는 것은 인류 생존에 가장 필수적인 일이지만 기후에 큰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그림 1] 먹거리 생산에 사용되는 토지 면적. 거주가능한 토지 중 절반을 농업에, 농업 면적 중 77%를 축산과 낙농업에 이용하고 있다. (그림 출처: Our World in Data)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2019년 보고서에서 푸드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인간활동에 의한 총 발생량 중 21-37%일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는데, 이번에 더 정확하게(34%) 조사되었습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EDGAR-FOOD 결과는 1990-2015년 동안 모든 나라에 대해, 먹거리 생산-유통-소매-소비 등 먹거리와 관련된 모든 단계를 조사한 첫 번째 데이타베이스입니다. 조사 대상이 된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nitrous oxide, N2O),  불소가스 등입니다.

세계 먹거리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계 먹을거리 생산량은 1990-2015년 사이에 40% 증가했으며, 푸드시스템에서 기인하는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60억 톤에서 180억 톤 CO2e(이산화탄소 무게로 환산한 양)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일인당 배출량으로 보면 1990년 3톤 CO2e에서 2015년에는 2.4톤 CO2e로 감소했습니다. 게다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푸드시스템에서 기인되는 양은 44%에서 34%로 감소했는데, 이는 다른 부문의 배출량이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2015년 한 해 동안 먹을거리 생산에서 기인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비율은 ‘산업화된 나라들'(industrialised countries)의 경우 27%, ‘발전 중인 나라들'(developing countries, 소위 개발도상국)에서는 73%였습니다.

[그림 2] 푸드시스템에서의 배출량이 가장 큰 6개 경제권. 중국, 인도네시아, 미국, 브라질, EU, 인도. (그림 출처: CarbonBrief)

연구 결과에 따르면 먹거리 부문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비율은 나라별로 14-92% 범위에 걸쳐 있습니다. 산업화된 나라들은 대체로 24% 정도였고, 1990-2015년 기간 동안 상당히 일정하게 유지되었습니다.

그러나 발전 중인 나라들의 경우에는 1990년 68%에서 2015년 38%로 감소했습니다. 이는 먹거리 생산 이외 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당히 많이 증가했고, 주로 숲파괴가 줄면서 토지이용 부문에서 배출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말합니다.

대륙별로 봤을 때 아시아가 세계의 먹거리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에 가장 많이 기여하고 있습니다. 1990년 35%에서 2015년 49%까지 증가했습니다.

다음 지도(그림 3, 4)는 1990년과 2015년에 대해, 각 나라별 푸드시스템의 온실가스 배출량 비율을 나타냅니다. 짙은 녹색은 이 배출량이 총 온실가스 배출량 중 먹거리 부문의 기여가 50%이상임을 의미합니다.

[그림 3] 1990년, 나라별 푸드시스템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비율. 파이 차트는 푸드시스템 내 부문별(토지이용, 에너지, 산업, 폐기물) 온실가스 배출량 기여 정도를 나타낸다. 지도로 표시된 그림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푸드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양의 비율(색인GHG shares from food system)을 나타낸다. 여기서 온실가스는 CO2, CH4, H2O, 불소(F) 가스이며 모두 이산화탄소로 환산되었다. (그림 출처: Crippa et al (2021). Nature Food)
[그림 4] 2015년. 나라별 푸드시스템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비율. 한국의 경우 2015년 한 해 동안 배출한 총 온실가스 중 푸드시스템에서 배출된 것은 10-15%(지도)이다. 푸드시스템 중에서 부문별로 보면(파이 차트) 토지이용에서 39%, 에너지에서 43%, 산업에서 3%, 폐기물 처리에서 15%  발생했다. (그림 출처: Crippa et al (2021). Nature Food)

생산 단계별 조사 결과

연구진들은 푸드시스템을 여러 단계별로 나누어 조사했다. 2015년의 경우 먹거리 생산의 초기 단계들, 즉 고기잡이와 양식, 농업과 비료같은 부문에서  먹거리와 관련된 온실가스 전체 발생량 중 39%가 배출되었습니다.

토지이용과 토지이용 전환(LULUC)은 온실가스 배출량 비중이 두 번째로 크며, 전체 푸드시스템 배출량의 3분의 1을 차지합니다. 이는 대부분 숲파괴, 피트 지역을 포함해 일어나는 토질 저하와 침식 등 때문입니다.

토지이용과 토지이용 전환(LULUC)으로 인한 온실가스는 대부분 발전 중인 나라들(developing countries)에서 발생했습니다. 예를 들어 2015년 발전 중인 나라들 농업과 LULUC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 나라들의 먹거리 부문 배출량의 73%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1990년 대비 2015년 배출량은 농업 부문은 13%, LULUC는 26% 감소했습니다.

운송, 포장, 소매, 가공, 소비와 최종 폐기까지의 과정은 2015년의 경우 먹거리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의 29%를 차지했습니다. 이 부문은 산업화된 나라들과 발전 중인 나라들 모두 1990년 대비 증가했습니다.

먹거리 생산에서 에너지 사용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1990-2019년 동안 31% 증가했습니다. 2015년, 에너지 관련 부문(먹거리 산업과 폐기 과정 포함해서)의 온실가스는 먹거리 부문 전체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운송(푸드 마일)이 기여하는 비율(4.8%)은 포장보다 조금 적었습니다. 포장에서 배출되는 양은 먹거리 부문 온실가스 총 발생량의 5.4%를 차지하는데, 주로 펄프와 종이 산업에서 기인합니다.

먹거리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이번 EDGAR-FOOD 데이터베이스는 먹거리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종류별로 분석했습니다. 예를 들어 이산화탄소는 먹거리 시스템에서 기인하는 온실가스 중 약 절반을 차지합니다.

다음 흐름도는 푸드시스템에서 배출되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해 활동별, 온실가스 종류별로 기여 비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림 5] 푸드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 흐름도. 2015년의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180억톤CO2e(18GCO2e)이다. 왼쪽부터 가스, 분야, 단계, 카테고리, 다시 가스로 분류하여 전체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그림 출처: CarbonBrief 더 자세한 그림은 Crippa et al (2021)를 참조해주세요.)

메탄(CH4)은 푸드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총 배출량 중에서 35%를 차지하며, 이는주로 가축과 경작,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주식 작물 중의 하나인 쌀을 생산하는 논도 메탄 발생의 “주요 배출원” 중 하나입니다.

불소가스는 먹거리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전체 중에서 2%에 불과하지만 1990-2015년 동안 두 배나 증가했습니다. 불소가스는 주로 냉장고에서 기인하는데, 발전 중인 나라들에서 산업시설과 가정의 냉장고 사용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에서 냉장 부문의 중요성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발전 중인 나라들에서의 푸드시스템 부문 온실가스 배출 경향은 중국이 이끌고 있습니다. 이들 나라에서 먹거리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2015년 동안 평균 14% 증가했고, 중국에서는 41%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먹거리 부문의 온실가스 총 배출량 비율로 보면 중국의 기여는 1990년 51%에서 2015년 19%로 감소했는데, 이는 다른 나라들이 산업화되면서 배출량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먹거리 부문의 폐기물 처리로부터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발전 중인 나라들 가운데서도 중국이 50%나 증가했습니다. 산업화된 국가들에서는 폐기물 처리(토양과 물 처리 모두 포함)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양이 평균적으로 감소했습니다.

농업 부문에서 에너지, 즉 전기와 열, 연료 등을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2015년 동안 농업 기계화로 인해 평균 15% 증가했습니다. 아프리카와 라틴 아메리카와 아시아에서는 50% 증가했습니다.

농업기술이 발달하고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산업화된 나라들에서는 농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1990-2015년 동안 28% 감소했습니다.

반면 소매, 포장, 운송, 가공 등 부문은 1990-2015년 동안 증가했으며 그 폭은 나라별로 전체 푸드시스템 배출량 중 33-300%에 걸쳐 있습니다.

마르코 스프링만 박사(Nuffield Department of Population Health, 이 연구의 참여진은 아님)는 현재 이 조사에서 사용하는 목록 상당수가 푸드시스템 배출량을 제대로 대표하지 못하고 있으나, 배출량 계산에서 환영할만한 개선이 크게 이루어졌다고 평가합니다.

또한 이러한 상세하고 표준화된 데이터가 매년 업데이트 된다면 더 발전된 공공 자원으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며, 과학계와 시민단체, 정책결정권자와 관심있는 주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푸드시스템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모든 부문과 관련되어 있으며 동시에 모든 주요 온실가스가 포함되어 있다고 스프링만 박사는 지적합니다. 이번 연구에서 식품별(food group) 배출량은 조사되지 않았는데 추후 연구에서는 포함되어야 할 것이며, 식품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알 수 있다면 푸드시스템에서 온실가스 저감 정책을 실행할 때 좀 더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습니다.

번역, 요약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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