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녹취 6-1] 장회익의 자연철학 이야기. 5장.통계역학 (1)

자연철학 세미나 대담영상 녹취

이 자료는 녹색아카데미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보실 수 있는 ‘장회익의 자연철학 이야기’ 대담영상에 대한 녹취록입니다.

대담영상과는 별도로 ‘자연철학 세미나’ 온라인모임을 격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미나에서 함께 보는 책은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입니다. 일정 등 자세한 내용은 자연철학 세미나 게시판과 유튜브 채널(녹색아카데미)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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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회익의 자연철학 이야기” 6-1편은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 중 ‘제5장 소를 길들이다: 통계역학’입니다. 그 중 통계역학의 역사지평, 엔트로피 개념, 엔트로피 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미시상태, 거시상태 개념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 편에서 다룬 주제들은 아래와 같은 것들입니다.

  • 클라우지우스는 온도를 안다고 가정하고 엔트로피를 정의했다
  • 클라우지우스의 엔트로피 정의 10년 후 나온 볼츠만의 식
  • 온도는 왜 그렇게 늦게 이해하게 되었나?
  • 통계역학에서 상태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 알아야 할 두 가지 상태 : 미시상태와 거시상태
  • ‘양자역학적인 상태’의 수?
  • 윷놀이로 미시상태와 거시상태를 이해해보자
  • 미시상태의 수, 거시상태, 엔트로피
  • 엔트로피의 정의식
  • 미시상태와 거시상태의 사례 : 소금물
  • 미시상태의 수 W와 logW
  • 에너지와 엔트로피의 관계
  • 온도의 정의
  • 고립계에서 에너지 총량은 보존, 엔트로피는 증가할 수 있다
  • 한 대상의 실제 엔트로피는 가장 큰 최종 엔트로피만 생각하면 된다?
  • 볼츠만의 식 vs 클라우지우스의 식
  • 자연을 이해하는 순서와 방식
  • 통계역학과 원자론 & 양자역학

통계역학의 역사지평

클라우지우스는 온도를 안다고 가정하고 엔트로피를 정의했다

클라우지우스는 취리히대학의 첫 물리학 교수였다. 취리히대학 바로 밑의 거리 이름이 ‘클라우지우스 슈트라세’이다. 엔트로피를 처음 얘기한 사람이 클라우지우스다. 슈뢰딩거는 오스트리아 사람으로, 비엔나대학을 동경했는데 그 주된 이유는 볼츠만때문이다.

클라우지우스가 엔트로피를 처음 정의할 때는 열이라고 하는 개념을 우리가 안다고 가정했다. 열이란 뭐다, 에너지의 일종이다. 클라우지우스는 온도라는 걸 안다고 생각했다. 온도를 모를 수가 없다. 뜨겁고 찬 것을 안다면 온도를 아는 건데, 단 절대온도라는 개념이 그때 알려지기 시작했다.

절대온도라는 것은 후에는 너무 명확하게 정의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사실 약간 애매했다. 온도를 어떻게 측정하느냐, 온도를 측정하는 도구가 온도계인데, 수은 온도계가 온도를 나타내느냐. 그것은 하나의 방식일뿐이다. 많이 쓰기는 하지만.

실용적으로는 수은 온도계를 많이 쓰지만 학문적으로는 이상기체 온도계를 쓴다. 이상기체가 온도에 따라서 부피와 압력이 관계되니까 그것을 최대한 이상기체를 통해서 낮추어보면 절대온도 이하로 내려가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힌다.

그래서 절대온도라는 것이 나왔다. 클라우지우스가 사방으로 머리를 굴리다보니까 열의 이동을 절대온도로 나눈 어떤 물리량을 하나의 새로운 물리량으로 정의하면 굉장히 묘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찾아냈다.

어떤 성질이냐하면, 항상 커지는 쪽으로만 바뀌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새로운 어떤 물리량으로 정의한다. 그 정의를, 단위 열 dQ라고 해서 어떤 작은 열의 이동이 있다고 할 때 그것을 절대온도로 나눈 것을 dS와 같다, 즉 dS = dQ/T 정의했다.

dS는 S라는 어떤 물리량의 작은 단위 변화라고 규정한다. 이렇게 정의하면 S라는 물리량이 아주 흥미로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거기에 엔트로피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림 1] 심학 제5도. 통계역학 변화의 원리

클라우지우스의 엔트로피 정의 10년 후 나온 볼츠만의 식

그런데 엔트로피의 정체가 뭐냐. 굉장히 알기가 어려웠다. 요즘을 별로 안그렇지만 내가 공부할 때만 해도 엔트로피의 정의를 클라우지우스의 정의만 얘기했지 볼츠만의 정의는 교과서에 거의 안나왔다. 그래서 클라우지우스의 정의를 따라가는데, 이해가 안되는 거야, 나 자신도. 그래서 사실 열역학을 재밌게 공부하지 못한 이유에도 이런 게 있다.

클라우지우스의 식으로는 엔트로피의 개념이 잡히지 않는 거다. 그래도 학자들은 그걸 받아들여서 열심히 했다. 클라우지우스가 발표하고 나서 한 10년 정도 후에 볼츠만이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엔트로피를 다시 규정했다. 알고보면 대등한 내용이다.

볼츠만 묘지에 가면 제일 위에 수식이 하나만 나와있다. S = k log W 여기서 S가 무엇을 의미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림 2] 볼츠만의 묘. 엔트로피를 정의한 식이 새겨져있다. 오스트리아 빈. (출처: wikipedia)

그리고 엔트로피가 정의되면 엔트로피를 통해서 온도 T를 정의할 수 있고, 온도와 엔트로피가 정의되면 에너지 U와 결합해서 자유에너지 F를 정의할 수 있다.

자유에너지 F를 F = U – T·S 이렇게 정의하면, 아주 중요한 거의 모든 상태변화는 이 자유에너지가 줄어드는 쪽으로 간다, 이것이 통계역학적인 상태변화의 기본 원리가 된다. 이렇게 이해하면(심학 제5도. p.284), 통계역학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온도는 왜 그렇게 늦게 이해하게 되었나?

엔트로피 S의 정의에서 출발해서 자유에너지 F의 정의로 가고, 그 과정에서 온도를 이해할 수가 있다. 온도라고 하는 것은 재밌는 개념이다. 우리가 피부로 느낀다고 할 때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개념이 뜨겁다, 차다이다. 그만큼 우리한테 친숙한 것이 온도이다. 그런데 온도가 뭔지 막상 안 것은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들어와서이다. 엔트로피를 통해서, 아! 이게 온도였구나 알게 된 것이다. 재밌는 일이다.

그래서 이제 우리는 온도를 ‘이해한다’는 말을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온도를 느낀다고 말해왔다. 아마 가장 친숙한 것이 온도였을텐데 이제 이해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온도가 우리한테 친숙한가도 미리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온도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중요하지 않았다면 피부의 모든 세포에까지 온도를 감지하도록 만들어둘 필요가 없다. 왜 모든 피부가 온도를 감지할 수 있게 만들어놨나? 우리의 생존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이 온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데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온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것이 과연 뭐냐하고 체계적인 앎의 틀 속에서 파악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공부해야할 핵심적인 내용이고, 그것의 가이드가 엔트로피 개념이다. 

<질문> 온도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게 없었다, 라는 것부터가 저희가 좀 납득을 해야할 문제인 것 같다. 일단 온도계로 나오는 숫자들로 익히 알고 있고, 분자들이 열심히 운동을 하면 그게 벽을 때린 것이 온도다 이런 얘기도 들은 것 같고.

그것이 kinetics(동역학) 원리라고 부른다. 온도, 열에 대한 동역학적 이해, 그것은 상당히 이루어졌었다. 그런데 동역학적으로가 아니라 엔트로피를 통해서 이해를 해야 비로소 온도가 이해되는 것이다. 온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엔트로피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림 3] 자연의 기본원리. 동역학과 열역학의 차이

그런데 엔트로피의 정의, 아까 얘기했지만 클라우지우스의 정의는 온도를 아는 것처럼 생각하고 엔트로피를 정의했다. 이론적으로 보면 엔트로피를 우리가 아직 이해를 못했는데, 그렇게 정의된 클라우지우스의 엔트로피를 이해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걸 뒤집어야 한다. 엔트로피가 이해가 되고 그걸 통해서 온도가 이해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클라우지우스의 식을 이해하게 된다. 클라우지우스는 식을 만들었지만, 결국 자기도 이해를 못하는 식을 만들어놓은 셈이다.

그래서 우리가 접근해야할 기본 방식은, 볼츠만의 엔트로피를 먼저 이해한 후 온도를 이해하고 거기서 클라우지우스의 정의식이 나오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 꼭 알아야할 중요한 개념이 있다. 도대체 통계역학이라고 하는 것이 어떤 것이고, 통계역학에서 상태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다시 파악해야 한다.

통계역학에서 상태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 알아야 할 두 가지 상태 : 미시상태와 거시상태

통계역학에서 상태는, 크게 둘로 나눈다. 미시상태와 거시상태. 미시상태는 우리가 지금까지 얘기하던 동역학적인 상태와 같은 선상에 있는 상태 개념이다. 거시상태라고 하는 것은 새로 들어오는 개념이다.

거시상태와 미시상태의 관계 속에서 엔트로피 개념이 정의된다. 그렇기 때문에 통계역학적인 대상의 성격, 그리고 거기서 미시상태는 무엇이고 거시상태는 무엇인지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계역학에서, 꼭 그래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형적으로 생각하는 방식은, 여러 개의 입자-동일한 입자일 필요도 없다-가 함께 모여서 그것이 하나의 대상을 이루는 경우, 그 성질을 살피는 것이 통계역학의 중요한 문제이다.

[그림 4] 미시상태와 거시상태

미시상태

그래서 단순히 입자 하나하나에 대해서 통계를 내서 평균치를 낸다, 이런 것을 넘어선다. 여러 개의 입자로 구성된 대상계가 가지는 물리학적인 특성인데, 그것의 한쪽 바탕이 미시상태이다. 미시상태는 우리가 동역학에서 얘기해온 상태이지만, 여기에는 굉장히 혼동의 여지가 있다.

미시상태라는 개념에 대해서 우리가 흔히 하는 오해가 있다. 원자로 구성되어 있으니까 원자 규모의 대상들이 가지는 하나하나의 상태가 미시상태이고, 거시상태는 그걸 다 모아서 본 것이 거시상태겠다하고 머리 속에 선입견을 가지게 된다. 그게 아니라는 것부터 먼저 깨야한다.

미시상태도 그 전체 계의 상태이다. 그것 하나하나의 상태가 아니다. 이 전체 계가 가지고 있는 동역학적인 상태가 미시상태이다. 

거시상태

거시상태는 서로 다른 미시상태인데, 외형적인 성질은 전혀 구분되지 않고 같은 것으로 보이는 그 새로운 카테고리의 성격을 가지는 상태가 있다. 이것이 거시상태이다.

예를 들어 물 1kg이 있다고 하자. 물 1kg이라는 것은 상당히 거시적인 대상이다. 물 1kg에 H2O 분자가 대개 3Ⅹ1025 개 정도 들어있다. 물 1리터에 이렇게 많은 분자가 들어있다. 이것도 흥미롭지만, 그런데 물 1kg의 미시상태는 이 전체가 가지고 있는 양자역학적인 상태라고 보면 된다. 이렇게 많은 것들이 가진 상태이다. 이 분자 하나하나의 상태가 아니라.

<질문> 분자 하나의 양자역학적 상태가 만약에 10가지로 구분된다면, 분자 1번이 1에 있고, 분자 2번이 2에 있고 분자 3번이 3에 있고… 이것이 1, 2, 3, 4일 수도 있고 1, 1, 1, 1 혹은 1, 2, 5, 6일 수도 있는데, 이 모든 것들이 다 (하나하나가 서로 다른 미시상태라는 것이다).그러면 이만큼의 분자 숫자가 있다면, 이것의 다시 양자역학적 상태들에…

그것을 지금 여기서 구체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물 1Kg이 가질 수 있는 서로 다른 상태 세트 하나하나를 지칭할 때가 미시상태이다.

‘양자역학적인 상태’의 수

<질문> 그런데 꼭 양자역학적 상태여야 하나?

말하자면 이상기체 정도의 경우에는 고전역학적으로도 거의 맞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상태는 양자역학적인 상태이기 때문에 양자역학이 상태의 기본이다. 양자역학적인 상태는 우리가 하나하나 셀 수가 있다. 고전역학에서는 상태 하나하나를 셀 수가 없다.

양자역학 공부할 때, 수소원자 안에 있는 전자가 가질 수 있는 상태 중에서 에너지가 가장 낮은 상태는 상태 한 개이다. 그런데 사실은 거기에 스핀이 있기 때문에 상태는 2개이다. 그 다음에 더 높은 에너지를 가지는 상태는, 이번에는 같은 상태이지만 운동량이 서로 다른 것들이 있어서 상태가 6개인가 8개가 된다. 

그래서 상태 하나하나 수를 셀 수 있다. 그런데 고전역학에서는 상태의 수를 셀 수는 없다. 위치와 운동량이 서로 다르면 ‘다른 상태’인데, 얼마나 다르면 ‘다른 상태’인가 (구분하기 어렵다). 위치가 아주 가깝게 붙어 있는데, 얼마나 붙어 있어야 다른 걸로 봐야하나, 같은 걸로 봐야 하나. 운동량도 0에 접근시킬만큼 차이가 있을 때, 각각의 상태를 같은 걸로 봐야할지 다른 걸로 봐야할지 엄격하게 규정할 수가 없다.

<질문> 저 물분자를 이루는 원자들의 전자의 배치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다 계산할 수 있나?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 가능한 여러 상태들을 계산하는 것이다. 이때는 분자 전체가 움직이는 것도 상태가 된다, 전자만이 아니라. 그렇게 되면 더 복잡해지는데. 어쨌든간에 이론적으로 양자역학적인 상태는 수로 딱 나타날 수 있다.

고전역학적으로는 위치와 운동량이 다른데, 그러면 위치와 운동량 그래프에 점을 찍는다고 할 때 점을 얼마든지 많이 찍을 수 있다. 그런데 양자역학에서는 그런 게 아니라 상태 하나가 차지하는 유한한 면적이 있는데, 그 면적이 바로 플랑크상수이다. 플랑크상수 이하가 되는 상태는 없다. 그것이 상태의 단위가 된다.

그래서 양자역학적으로 상태는 숫자로 표현된다. 고전역학에서는 상태를 숫자로 나타낼 수 없다. 그래서 그냥 임의로 이것을 기본으로 하자, 그것보다 그 아래로 내려가면 같은 걸로 보고 그 밖에 나가면 또 다른 걸로 보자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도 계산하는 데 큰 불편은 없는데, 어떻게 정하는가에 따라서 값이 달라지기는 한다. 양자역학에서는 딱 정해져 있다. 그것도 양자역학의 흥미로운 점이다. 양자역학에서는 상태가 숫자로 딱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질문> 아까 양자역학을 다룰 때 Ψ함수가 상태함수이고 상태함수가 위치와 시간에 대한 함수도 있고 운동량과 에너지의 함수도 있는데, 운동량과 에너지의 함수로 보면 그 함수에서 에너지값이 정수배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풀었을 때 정수배에 해당하는 에너지의 값, 그러니까 말하자면 성향의 값이 정해져있다는 말씀인가?

그렇다. 첫 번째로 n=1일 때는 이 값, n=2일 때는 이 값… 딱딱 다 나온다. 상태가 아예 구체적으로 딱딱 나온다. 그런데 시간-위치 공간 상태를 기본으로 정하느냐, 운동량-에너지 공간에서의 상태를 기본으로 하느냐, 어느 한 쪽을 우리가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시간-위치 공간을 선택하면 운동량-에너지 공간 쪽이랑 성격이 조금 달라진다. 통계역학에서 취급할 때는 운동량-에너지 공간의 상태를 기본으로 정해서 상태의 수를 정하는데, 통계역학적 서술에서는 아무 지장이 없다. 위치나 시간의 함수보다는.

어쨌든간에, 그래서 상태 개념은, 미시상태는 양자역학적 상태이다. 전자 하나일 때가 가장 간단한 경우이다. 전자가 많으면 전자들마다 상태들이 좀 달라서 조합이 많다. 서로 다른 여러가지 조합 하나하나가 다 다른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 1kg과 같이 이런 것이 있으면 가능한 상태의 숫자가 딱 이론적으로는 다 나온다고 본다. 실제 계산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이것 거 몇 개만 있으면 계산이 아주 복잡해진다. 하지만 이론적으로는 그렇게 정리가 된다. 그런 걸 미시상태라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는 얼음이다 하면 얼음 하나를 이루는 미시상태의 수는 어마어마하게 많은데, 이건 얼음일 뿐이다. 물론 얼음도 어느 정도 온도의 얼음인가에 따라서 차이는 있겠지만, 크게 얼음, 물, 수증기 세 가지로 거시상태를 나눈다. 

물 상태에 있느냐, 얼음 상태냐, 수증기 상태가 됐냐. 얼음, 물, 수증기라는 거시상태 각각에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서로 다른 미시상태들이 들어있다. 거시상태는 상태의 카테고리이다. 얼음이라고 하는 카테고리에 속하는 상태의 군을 얼음이라는 하나의 거시상태, 그리고 물이라는 거시상태, 수증기라는 거시상태, 이렇게 나눠볼 수 있다.

윷놀이로 미시상태와 거시상태를 이해해보자

그런데 미시상태, 거시상태에 대해서 조금 다르지만 재미난 비유로 윷놀이가 있다. 윷 4개가 물 1kg이라고 생각하자. 윷 각각이 분자 하나하나라고 생각해도 좋다. 그런데 이것 하나가 가질 수 있는 상태는 둘 밖에 없다, 앞면과 뒷면.

그러면 4개가 가질 수 있는 가능한 상태의 수는 뭐냐. (O앞면, X뒷면)
XXXX : 모두 뒷면인 상태도 하나의 상태이다. 4개가 다 뒤집혀진 경우이다.
OOOX : 이 중에 맨 오른쪽 하나만 앞면으로 가면 이것도 또 하나의 상태가 된다.
OOXO : 그런데 세 번째 것이 앞면인 것은 네 번째 것이 앞면인 것은 서로 다른 상태이다.
OXOO : 두 번째 것만 앞면이 된 상태도 마찬가지로 또 다른 상태이다.

그래서 지금 이 상태를 모두 합하면 16개의 미시상태가 되는데, 이것을 우리는 5개의 카테고리로 나눈다. 도, 개, 걸, 윷, 모. 이 5개 하나하나가 거시상태이다. 그러니까 ‘모’라고 하는 거시상태에는 미시상태가 하나 속해 있고, ‘도’라고 하는 거시상태에는 미시상태가 4개 들어있고, ‘개’라고 하는 거시상태에는 미시상태가 6개, ‘걸’은 다시 4개, ‘윷’은 1개의 미시상태를 가진다.

도의 미시상태는 4개 : OOOX, OOXO, OXOO, XOOO
개의 미시상태는 6개 : OOXX, OXXO, XXOO, XXOO, XOOX, XXOO
걸의 미시상태는 4개 : XXXO, XXOX, XOXX, OXXX
윷의 미시상태는 1개 : XXXX
모의 미시상태는 1개 : OOOO

그래서 윷놀이할 때 제일 잘 나오는 것이 ‘개’이다. 왜냐하면 미시상태 6개 중에서 아무거나 하나 나와도 ‘개’니까. 그런데 ‘모’는 특별한 것 하나가 나와야 ‘모’이기 때문에 ‘모’는 잘 안나오고, ‘개’가 잘 나오고, ‘도’와 ‘걸’은 원리적으로는 같고, ‘윷’은 또 ‘모’와 원리적으로 같다.

5개의 거시상태로 16개의 미시상태를 나누는 것이다. 우리는 이 5개의 패턴을 가지고 게임을 하지, 미시상태를 가지고는 하지 않는다. 미시상태는 따지지 않는다. 그래서 재밌는 것이다.

윷놀이라는 것이, 거시상태와 미시상태를 잘 결합해서 만든 게임이다. 비유에 가깝지만, 실제로 자연계가 그렇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연계에서는 (미시상태가) 구분이 되지 않는다. 묶음들이 있다. 그 묶음들, 우리 눈에 달라보이는 것은 그 묶음들이다. 그 묶음들을 우리가 의미있는 물리량으로 설정해서 그것을 거시상태라고 한다.

그렇다면 다른 조건이 다 같을 때 어떤 거시상태가 가장 잘 구별이 되겠나. (미시상태가 많은 것들?) 그렇다. 그러니까, 눈 가리고 제멋대로 흔들어서 뭐가 나왔겠나 맞추라 그러면 ‘개’가 됐다고 해야 맞을 확률이 가장 크다.

예를 들어서 지금 ‘도’라고 하자. 마음대로 변화시킬 때 무엇으로 변할 확률이 제일 큰가. ‘모’나 ‘걸’이 될 확률도 있지만 ‘개’가 될 확률이 제일 크다. 미시상태, 거시상태를 설정해놓으면 미시상태끼리 서로 왔다갔다 할 수가 있다.

누가 와서 임의로 윷가락을 OOXO를 OXOO로 바꿀 경우, 이것은 미시상태를 바꾼 것이다. 거시상태로 보면 동일하게 ‘개’이다. 우리의 관심상태는 거시상태이다. 이것만 이해하면 엔트로피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다.

미시상태의 수, 거시상태, 엔트로피

엔트로피라고 하는 것은, 하나의 거시상태에 대응하는 미시상태의 수를 W라고 한다. W는 하나의 거시상태에 대응하는 미시상태의 수, 그러니까 ‘모’의 경우에는 W가 1, ‘도’나 ‘걸’은 W가 4, ‘개’는 W가 6이다. 그 W에 로그를 붙인다.

logW가 이 거시상태의 엔트로피이다. 거시상태가 규정이 되면, 그 거시상태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미시상태의 수가 일반적으로 굉장히 크다. 그것에 log를 붙이면 엔트로피가 되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예를 보자.

[그림 5] 미시상태는 동역학적 상태 전환, 거시상태는 열역학적 상태 전환을 한다.

여기 보면 미시상태들(*)이 이렇게 많은데, 이것들을 거시상태로 카테고리를 나누었다. 이 상태의 수를 WI, WII, WIII, WIV로 표시했다. 여기서 거시상태 I에서 미시상태가 ** 라는 것은 두 개가 한 묶음인 하나의 상태가 아니라 * 하나하나가 전체 계의 상태를 말하며 두 가지 미시상태를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동역학적 상태(미시상태)들이 실제로 이렇게 놓여있을 때 외부에서 어떤 교란을 주면 미시상태들끼리 랜덤하게 왔다갔다 한다. 미시상태들끼리는 전부 확률이 같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미시상태들끼리는 랜덤하게 같은 확률로 변화한다.(도, 개, 걸, 윷, 모의 확률은 4/16, 6/16, 4/16, 1/16, 1/16이지만 해당 윷 가치의 배열이 나올 확률은 1/16로 모두 같다.)

열역학적인 상태 전환을 보자. 지금 현재 우연히도  상태 I에 있었다고 한다면(예를 들어 윷놀이에서 ‘도’의 상태), 우연히 I 이라는 거시상태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이런 *이라는 상태들이 왔다갔다 하면 이것은 우연히 어디가서 상태가 뚝 떨어져서 상태 II로 갔다가 IV로 갔다가 III으로 갔다가 다시 I로 갔다가 하는 어느 순간에 스톱하면, 가능성이 높은 데 가서 떨어질 확률이 가장 크다. 즉 상태 IV에 있을 확률이 가장 크다.

이것이 열역학적인 상태 전환이다. 그래서 미시상태의 변화는 동역학적인 상태 전환이고, 거시상태의 변화는 열역학적 상태 전환이다. 열역학적 상태 전환은 어느 카테고리에 가서 떨어지는가 하는 것을 말한다.

엔트로피의 정의식

[그림 6] 엔트로피의 정의

1865년에 클라우지우스가 엔트로피를 dS = dQ/T로 정의했다. 그리고 dQ는 열량의 변화인데 dU를 말한다. dU는 에너지 변화와 마찬가지이다. 클라우지우스는 ‘온도 T에서 에너지가 dQ만큼 변하면 엔트로피가 dS만큼 변하는 것이다’라고 얘기했다. 그런데 이게 막연한 얘기다.

내가 여기서 거기상태를 ‘한 형상’이라고 얘기했는데 형상이라고 하는 것은 거시상태를 말한다. 얼음, 물, 이런 것들을 말한다. 

그래서 볼츠만은 이렇게 정의했다. “한 형상(거기상태)에 대응하는 미시상태의 수를 W라 할 때, 이 형상의 엔트로피 S, 즉 이 거시상태의 엔트로피는 S = k log W로 정의한다.” 

W에 log만 붙이면 되는데 왜 k를 더 붙였나? k는 볼츠만 상수라고 한다. 이 k를 붙인 이유는 클라우지우스 때문이다. 클라우지우스는 엔트로피 정의식 dS = dQ/T 에서 에너지 Q와 T로 엔트로피의 단위를 이미 정해버렸다.

그런데 여기서 log W는 단위가 없다. 사실 이 식에서 의미 있는 부분은 log W뿐인데, 단위를 맞추려고 상수 k를 넣은 것이다. 그래서 볼츠만이 10년만 일찍 했더라면, 이 엔트로피 식에서 k가 안붙어도 됐을 것이다. 클라우지우스가 이미 했기 때문에 k가 들어가서 불편하게 됐다.

여기서 생각해볼 것이, 상대성이론에서 광속도 불필요했던 것이다. 시간, 공간의 단위가 같다는 것을 이미 알았더라면 1이 됐으면 그만이다. 또 운동량과 에너지가 처음부터 시간-공간의 역공간이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플랑크상수 𝒉도 필요없는 상수이다. 모르고 만들었기 때문에 플랑크상수를 넣어야 맞아들어갔던 것이다. 

여기서도 마찬가지이다. 역사적으로는 항상 모르는 데서 출발하기 때문에 이해를 하고 나면, 무지에서 오는 상수 하나가 붙게 돼서 불편하게 된다. 어쨌든, 의미만 생각하려면 k는 무시해도 된다. 그래서 S = k logW가 무엇을 의미한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

미시상태와 거시상태의 사례 : 소금물

[그림 7] 미시상태와 거시상태의 사례: 소금물

사례를 하나 보자. 접시에 소금을 담고 거기에 물을 부으면, 상태가 거시상태는 대략 이런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섞이지 않은 상태’로 소금은 소금대로 물은 물대로 있는 상태. 그 다음에는 조금 섞인 경우, 그 다음에는 상당히 많이 섞인 경우, 그 다음에는 완전히 소금물이 된 경우. 이것들 이상으로 더 많은 상태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우선 이렇게 4개의 거시상태를 분류해봤다.

우리한테는 거시상태가 관심사이다, 김치할 때, 어느 소금이 어느 물분자 옆에 있는지 그런 건 상관없다. 각 거시상태에 속하는 미시상태의 수가 각각 다른데, 일단 ‘섞이지 않은 상태’의 경우 소금이 따로 있는 미시상태와 물이 따로 있는 미시상태가 몇 개인지는 모르니 약 10만 개로 치자.

조금이라도 섞이면 미시상태의 수는 월등히 많아진다. 0이 9개 더 붙는다. 그 다음에는 제법 많이 섞인 것이 되면 10의 87 제곱이고, 완전히 섞인 상태가 되면, 내가 임의로 넣은 숫자인데, 미시상태의 수가 10의 26468 제곱이 돼서, 각 미시상태의 수에서 엄청난 차이가 난다. 미시상태의 수가 바로 확률을 나타낸다.

그래서 엔트로피에서는 최종상태(완전히 섞인 상태)만 따진다. 왜냐하면 시간이 좀 지나면 다 최종상태로 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평형이 된 것을 따지려면 압도적으로 확률이 큰 마지막 하나만 따지면 된다. 보통 엔트로피 얘기할 때는 마지막 상태만 얘기하지만, 이론적으로 얘기하려면 다른 상태들도 따져야 한다.

그런데, logW는 무엇이냐. 바로 10의 어깨위에 올라간 자리 수(제곱 수)만 읽는 것이 logW의 값이다. 상용로그에서는 W에서 10의 어깨 위에 있는 자리 수를 읽은 값이 logW 값이다.(부록 참조) 여기에 k를 붙인 것이 엔트로피이다.

엔트로피가 크다는 것은 어떤 거시상태(예: 소금이 완전히 섞인 상태)에 있을 확률이 크다(logW=26468)는 것을 말한다. 엔트로피가 작다(예: 섞이지 않은 상태)는 것은 자리수가 작다(logW=5)는 것을 말한다.

미시상태의 수 W와 logW

이것이 핵심이다. 그래서 엔트로피는 확률과 관계된다. W를 알면 확률을 알기 때문에 W를 의미있는 물리량으로 봐도 되고, logW를 의미있는 물리량으로 봐도 되지만, W와 logW는 (계산상) 차이가 있다.

[그림 8] 엔트로피를 log 함수로 정의하는 이유

확률을 계산하면, 예를 들어서 ‘도’의 확률이 얼마고 ‘개’의 확률이 얼마일 경우, 이 ‘도’와 ‘개’ 두 상태를 합친 확률이 얼마인지 계산하려면 ‘도’의 확률과 ‘개’의 확률을 곱해야 한다. 그러면 곱셈 계산은 골치아프다. 그래서 확률에 해당하지만 더하기로 연결되는 게 뭐냐, 그것이 바로 로그 계산이다.

여기서 ‘조금 섞인 상태’의 확률 1014과 ‘많이 섞인 상태’의 확률1087을 곱하면 자리수를 더한 것, 즉 10101이 된다. 엔트로피를 더한 것이 확률로서는 곱한 것이 된다.

  • 미시상태의 수는 곱셈 계산 : W = W1 × W2  = 1014 × 1087 = 1014+87 = 10101
  • 로그로 하면 덧셈 계산 : S = k log (W1 × W2) = k log(1014 × 1087) = k log(1014) + k  log(1087) = S1 + S2

왜냐하면 상태 둘의 에너지를 나누면 에너지가 반반이 되는데, 확률은 반반이 아니라 이상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엔트로피로 계산하면 반반이 된다. 두 엔트로피의 합이 전체의 엔트로피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계산을 복합계에서 합으로 나타내기 위해서 W가 아니라 logW를 쓰는 것이다. 즉 더하는 식으로 확률을 나타내는 방식이 엔트로피이다.

<질문> 미시상태의 수가 어마어마하게 크기 때문에 그 불편을 피하기 위해서 로그를 썼다기보다는 계산을 쉽게 하기 위해서인가?

덧셈을 하느냐 곱셈을 하느냐때문이다.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 온도 정의할 때도 그렇고. 두 개의 서로 다른 상태의 엔트로피 계산이 더하기, 빼기로 가야 모든 것이 간편하고, 에너지도 다 더하기 빼기로 가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 하나는 곱셈으로 하나는 덧셈으로 가면 이론적으로 굉장히 불편하다. 그래서 로그를 쓰는 것이다. 물론 상용로그만 쓸 필요는 없다. 자연로그를 써도 된다. 학계에서는 자연로그를 더 많이 쓴다. 어쨌든 개념이 이렇다는 것을 이해하면 엔트로피를 이해한 것이 된다.

[그림 9] 미시상태와 거시상태의 산출

여기서 에너지와 엔트로피의 관계가 굉장히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엔트로피는 에너지의 함수이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 물 1kg이 있다고 하자. 같은 물 1kg이지만 그것이 함축하는 에너지는 (얼음, 물, 수증기같은 거시상태에 따라서) 다를 수가 있다. 온도가 높으면 에너지가 많고 온도가 낮으면 에너지가 적고, 얼음이면 에너지가 더 적다.

그래서 대상에 에너지를 얼마나 주느냐에 따라서 엔트로피 값이 확 불어난다. 왜냐하면, 쉽게 얘기해서, 입자의 운동 상태를 생각해보자. 위치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운동량은 에너지가 크면 여러가지 서로 다른 운동량이 될 수 있다. 에너지가 낮으면, 예를 들어 0이면 운동량이 없다.

에너지가 커지면 조금 몇 가지 운동량밖에 못가지다가, 에너지가 더 커지면 있을 수 있는 운동량의 수가 월등하게 많아진다. 그 얘기는 서로 다른 상태가 많아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에너지를 주면 그것의 아주 급격한 함수로 엔트로피는 늘어난다. 

<질문> 개별입자들이 갖는 동역학적 상태 수가 많아지고, 그것의 총합인 미시상태의 수도 급격하게 불어난다는 뜻인가?

그렇다. 그래서 우리가 구체적인 함수 관계를 일일이 따지기 쉽지는 않지만, 어쨌든 에너지를 가지면 가진만큼 더 활발하고 여러가지 가능성이 늘어난다. 같은 물이기는 하지만 서로 다른 가능한 미시상태의 수가 월등하게 늘어난다. 즉 ‘엔트로피는 에너지의 함수다’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엔트로피가 U의 함수, 즉 S(U)의 형태를 가지기 때문에 단위 에너지 변화에 대한 엔트로피의 변화율(∂S/∂U)이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니까 어떤 대상에 에너지를 얼마를 주면 엔트로피가 얼마나 늘어나겠느냐 하는 얘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단위에너지만큼 증가할 때 엔트로피는 얼마나 증가하는가? 이것은 대상에 따라서 다르다. 에너지가 서로 다른 두 개의 대상 A, B가 있다고 하자. 엔트로피는 에너지의 함수, 즉 S(U)이다. A와 B는 이 함수값이 서로 다르고, ∂S/∂U 값도 각각 다르다.

같은 에너지를 A와 B에 주었을 때 A와 B 각각의 엔트로피 증가율은 일반적으로 다르다. 그러면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다.

B에 있는 에너지 일부를 A에 옮겼다고 해보자. 그러면 B의 에너지가 줄었기 때문에 엔트로피도 줄어든다. 그런데 A는 에너지가 늘어나서 엔트로피도 늘어났다. 처음에 엔트로피가 서로 차이가 얼마 있었을테지만, B의 에너지가 A로 이동함으로써 B의 엔트로피는 줄고 A의 엔트로피는 늘어난다.

그러면 에너지가 B에서 A로 이동함으로써 이 둘을 합한 엔트로피가 늘어나느냐 줄어드느냐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A의 엔트로피의 변화율(∂S/∂U)과 B의 엔트로피의 변화율(∂S/∂U)이 다르기 때문이다. 동일한 에너지가 B에서 A로 이동했을 뿐이고, 전체 계의 에너지는 변화가 없다

만약에 이때 B에서 줄어든 엔트로피와 A에서 늘어난 엔트로피가 동일하다면 전체 엔트로피 변화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B에서는 엔트로피가 조금 줄었는데 A에서는 엔트로피가 많이 늘어났다면, 이 전체 계의 엔트로피는 확 늘어나게 된다. 그러면 이 전체 계의 상태가 있을 수 있는 확률이 확 올라간 것이다.

그런데 자연계는 임의의 변화가 있을 때 엔트로피가 높은 쪽으로 갈 확률이 높다. 그러니까 만약에 A와 B가 접촉해서 에너지가 서로 넘어갈 수 있는 통로가 열렸다면, 여기에는 에너지는 여러가지 상호작용을 하다보면 어떤 변화를 가지게 되냐하면 에너지가 일부 B에서 A로 이동함으로써 엔트로피가 조금 줄어드는 쪽에서 많이 늘어나는 쪽으로 가려고 한다.

그러니까 가만 두고서 에너지가 이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면 에너지가 왔다갔다 하다가 결국 A로 가는 것이 확률이 더 크니까 그쪽으로 가서 머무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의미이냐.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이 만나면 에너지가 어디로 이동하나? 뜨거운 데서 찬 데로 간다. A가 찬 것, B가 뜨거운 것이라고 가정하면, A로 에너지가 간다. 그렇게 가는 이유는, 그래야 있을 수 있는 확률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 현상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A가 차다는 얘기는 A의 ‘단위에너지 증가에 대한 엔트로피 증가율’이 크다는 뜻이다. B가 뜨겁다는 얘기는 B의 ‘단위에너지 감소에 대한 엔트로피 감소율’이 작다는 얘기다. 또는 달리 얘기할 수도 있다. 같은 에너지에 대해 B의 엔트로피 감소량은 좀 작고, A의 엔트로피 증가량은 좀 크기 때문에 에너지가 B에서 A로 간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현상은 ‘뜨거운 데서 찬 데로 간다’로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여기서 뜨겁다는 것은 무엇이고 차다는 것은 무엇이냐. 지금 봤지만, 단위에너지 변화에 대한 엔트로피의 증감율의 차이이다.

그러니까 뜨겁다는 것은 에너지가 증가해도 엔트로피가 많이 증가하지 않으면 뜨겁다고 한다. 에너지가 조금 증가했는데 엔트로피가 많이 커지면 차갑다고 한다. 그러면 변화율은 바로 ∂S/∂U 이것인데, 이 값이 크면 차고, 작으면 뜨겁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온도의 정의가 다음 페이지에 나온다. 

온도의 정의

[그림 10] 온도의 의미

ΔS/ΔU가 바로 에너지가 어디로 가는가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온도는 ΔS/ΔU의 역수, 즉  T=1/(ΔS/ΔU)를 온도라고 한다. 그러니까 ΔS/ΔU가 크면 온도가 낮은 것이다. ΔS/ΔU이 작으면 온도가 높다.

이렇게 온도를 이해하는 것이다. 온도라는 것이 무엇이냐? 한 대상에서 단위에너지가 증가할 때 엔트로피가 얼마나 증가하려고 하는 성향을 가진 대상이냐가 이것의 온도를 말해주는 것이다.

이제 나이가 각각 얼마나 됐나? 그만큼 사는 동안 온도가 뭔지 모르다가 이제야 이 중요한 사실을 안 것이다. 그런데 사실은 걱정할 게 없는게, 인류가 몇 억 년동안 지구에서 살면서 19세기 말 20세기 초가 돼서야 비로소 온도가 뭔지 알게 됐다.

온도라는 것은 단위에너지 증가에 대한 엔트로피 증가율의 역수로 이해할 수 있다. 왜 찬 것과 뜨거운 것이 만나면 에너지가, 열이 어디로 이동하는가를 금방 알 수 있다.

고립계에서 에너지 총량은 보존, 엔트로피는 증가할 수 있다

<질문> 그러면 앞에서의 … 같은 얘기인지 다른 얘기인지 구분이 잘 안가는데, 온도는 단위에너지 변화에 대한 엔트로피 변화의 역수인데, 그것이 하나의 물리량이라는 것은 알겠다. 엔트로피 정의상 뜨거운 것은  낮은 확률에 있는 계이고 차가운 것은 높은 확률에 있는 계이다라고 할 수 있는가? (반대 아닌가?)

거기서 중요한 것은 에너지의 함수로 어떻게 되느냐이다. 동일한 에너지가 대상에 주입될 때 엔트로피가 얼마나 올라갈 수 있는가하는 것이 물질마다 다 다르다. 다시 말해서, 대상마다 온도가 다르다는 얘기가 그런 얘기이다. 같은 에너지가 투입될 때 엔트로피가 증가할 수 있는 율이 전부 다 다른 것이다. 

그런데 같은 에너지가 들어올 때 엔트로피 증가량이 높은 것일수록 차가운 것이다. 왜냐하면 거기는 에너지가 들어오기만 하면 확 빨아당기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확률이 높은 쪽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로 에너지가 들어왔을 때 엔트로피 변화가 적은 것은 뜨거운 것이다. 그것은 오히려 밖으로 내보내서 다른 쪽의 엔트로피를 더 높이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전체 엔트로피는 더 증가하게 된다.

<질문> 이때, 굉장히 헷갈리는 문제가 하나 있는데, 앞에서 이렇게 저렇게 짚으면서 에너지의 의미가 점점 분명해져왔다고 해왔지만 아직 에너지가 뭔지 잘 모르겠다. 뉴턴방정식에서는 운동에너지도 있고, 어떨 때는 열이 에너지라고도 하고, 운동량의 네 번째 항이 에너지라는 것도 나오고, 질량이 에너지라고도 나오는데, 엔트로피를 정의할 때 나오는 에너지는 또 뭔지 잘 모르겠다.

여기서 U는 내부에너지라고 한다. 여러 개 입자로 구성된 대상계에서 각각의 입자들이 가지고 있는 운동에너지, 그리고 상호작용을 하면 서로 미치는 포텐셜에너지, 그것의 총 합이 바로 그 커다란 (전체)대상계의 에너지이다. 에너지는 보존된다, 에너지는 이동은 할 수는 있지만 없던 것이 생겨나거나 있던 것이 없어질 수는 없다. 서로 주고받을 수만 있다.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는 한 에너지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엔트로피는 그렇지 않다. 엔트로피가 더 큰 쪽으로 자꾸 갈 수가 있다. 더 혼란한 상태로 간다는 얘기와 비슷하다. 더 흔한 쪽으로 간다는 뜻이다. 질서를 잡아놓은 것은 엔트로피가 비교적 낮은 것이고, 뒤죽박죽이 되면 엔트로피가 커진 것이다. (대상들끼리) 에너지를 주고받으면서 엔트로피가 다 변하는데, 전체 계의 엔트로피 변화가 큰 쪽으로 간다. 엔트로피 변화가 큰 쪽의 확률이 크다.

상태가 왔다갔다 하다가 항상 가장 흔한 상태에서 정지된다. 제한된 계 안의 엔트로피는 최대값까지 올라갈 수 있다. 무한대까지 올라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혼란스러운 데까지 가면 더 이상 혼란스러운 상태는 없다. 아까 소금물을 예로 들었는데, 소금과 물이 완전히 섞이고 나면 끝이다.

소금이 물에 다 섞이기 전에는 완전한 소금물로 향해 가면서 엔트로피가 계속 증가하겠지만, 그 안의 에너지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 에너지가 외부에서 들어오거나 나갈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자체 내에서의 에너지 총량은 변하지는 않는다. 

어떤 고립된 계에서 보면, 에너지는 왔다갔다 이동은 하지만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 엔트로피는 변할 수는 있지만 확률적으로 엔트로피가 커지는 쪽으로 변하고, 저절로 낮아지는 쪽으로 변하기는 어렵다. 혼란스러워지는 쪽으로 변하지 않고, 흔들수록 점점 더 정리가 된다, 이것은 맞지 않는 얘기이다.

<질문> 물에 모래같은 것이 섞으면 소금처럼 녹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을텐데, 중력이라는 에너지가 작용해서 엔트로피가 낮은 상태로 가게 되는 것인가?

그렇다. 중력이라는 영향때문이다. 에너지가 투입된 것은 아니고, 외력에 의해서 운동을 하다보면 거기에 가장 맞는 쪽으로 가는 것이다. 그런 것이 전혀 없다면 가라앉을 이유가 없다.

외부에서 특별히 영향을 주면 그 영향에 맞는 것으로 일차적으로 따르게 된다. 체질해서 골라내기도 하는데, 그것은 외부에서 그만큼 외력을 가해서 동역학적인 이유때문에 골라지는 것이다. 체질을 하면 망의 크기보다 작은 것은 체 아래로 떨어지면서 골라지지만, 체 안에서는 다시 또 골고루 섞이게 된다.

한 대상의 실제 엔트로피는 가장 큰 최종 엔트로피만 생각하면 된다?

<질문> 엔트로피를 에너지의 함수라고 하면서부터 여러가지 혼란스럽다. 앞에서 개념적으로 엔트로피를 따질 때 거시상태를 나누는 것이 상당히 임의적이라고 느껴졌다. 소금물이 조금 섞였다, 많이 섞였다 이런 것들처럼. 이렇게 에너지의 함수일 때는 거시상태, 개괄상태는 무엇으로 나누는가?

그래도 외형적으로는 차이가 없는 미시상태 군이 얼마든지 있다. 에너지가 높으면 그 상태에 있을 수 있는 미시상태의 수가 더 많아지고.

아마 여기에서 헷갈리는 이유를 알겠다. 여기쯤 가면 그 에너지 상황에서 최대 엔트로피만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것보다 덜 섞인 것들은 조만간 다 섞일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은 이제 대부분 생각하지 않는다. 그 상황에서 최대한 혼란스러운 상태로 갔을 때의 엔트로피만을 생각한다. 그 중간과정은 얼마든지 있지만, 그것들은 잠시 나타나는 중간과정일 뿐이다.

최종적으로는 여기에서… 아까도 얘기했지만, 가장 많이 섞인 것은 나머지 엔트로피들과는 비교도 안되게 월등하게 큰 것들이 있다. 실제로 이런 대상의 엔트로피가 얼마다 할 때에는, 수많은 거시상태들이 중에서 다른 건 다 무시하고 엔트로피가 최대가 되는 것만 생각한다. 

<질문> 엔트로피가 증가한다 감소한다하는 것의 의미는, 한 거시상태에서 다른 거시상태로 바뀐다는 것인가? 아니면, 미시상태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인가?

에너지가 다른 것을 ‘다른 거시상태’라고 보면, 그러면 여기서 에너지가 조금 줄어든 한 거시상태의 엔트로피, 그리고 또 에너지가 조금 늘어난 다른 거시상태의 엔트로피, 이렇게 엄격하게 얘기할 수 있다. 그러니까, 여기에 일종의 에너지와 엔트로피가 있을 때, B에서 A로 일부 에너지가 이동했다고 하면, 에너지가 그만큼 줄어든 B 거시상태의 엔트로피로 가는 것이고, A는 에너지가 그만큼 늘어난 그 거시상태의 엔트로피로 가는 것이다.

어쨌든간에, 전체 계의 엔트로피는 B와 A의 엔트로피의 합이다, 곱이 아니라. 그래서 그 합이 처음보다 커지면 이 전체로서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거니까 그리로 가는 것이다. 이것이 열역학 제2법칙이다. 이 법칙은 엔트로피가 항상 커지는 쪽으로 간다는 얘기다. 전체계가 어떤 내부적인 변화를 겪게 될 경우, 거기서 가장 높은 엔트로피를 가지는 상황으로 간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것이 달리 얘기하면 가장 있을 수 있는 흔한 상태로, 확률이 높은 쪽으로 간다는 의미이다. 사실 확률 개념 속에 이미 그 의미가 들어 있다. 열역학 제2법칙은 어떻게 보면 동어 반복이다. 확률이 높은 쪽으로 간다, 뻔한 얘기니까. 열역학 제2법칙은, 자연에서는 확률이 높은 쪽으로 간다는 것이다.

블츠만의 식 vs 클라우지우스의 식

어떻게 보면 굉장히 단순한 얘기다. 그런데, 그것이 에너지의 함수가 되면 이런 재미난 것들이 생긴다. 온도라는 개념이 생기고, 온도가 높은 데서 낮은 쪽으로 에너지가 쉽게 가고, 차이가 크면 클수록 에너지가 빨리 가고, 그것이 그렇게 빨리 간다는 얘기는 그 격차가 크면 클수록 변화의 확률의 차이가 커서 낮은 쪽으로 빨리 이동하게 된다.

본래 얼마나 빨리 이동하는가는 여기서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지만, 격차가 클 때는 더 많은 양이 더 빨리 이동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ΔS/ΔU, 즉 에너지의 변화에 대한 엔트로피의 변화율이 의미 있는 양이고, ΔS/ΔU이 온도의 역수라는 것이다.

우리가 사실 이걸 먼저 이해했더라면 ΔS/ΔU을 다른 이름으로 정의했을 것이다. 온도가 아니라 냉도라고 했으면 더 단순했을 것이다. 이것도 우리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이런 걸 만들었기 때문에 이론이 좀 복잡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T = 1 / (ΔS/ΔU) 이 식을 다시 보자. 이 식에서 ΔS와 ΔU, T의 자리를 좀 바꿔주면 ΔS = ΔU/T 이렇게 된다. 이것이 바로 클라우지우스의 엔트로피 정의식 dS = dQ/T 이다.(여기서 dQ=dU)

ΔS = ΔU/T. : 볼츠만의 식
dS = dQ/T  : 클라우지우스의 식

그러니까 클라우지우스의 정의식은 온도의 정의식에서 나오는 것이다. 엔트로피를 통해서 온도를 정의하면 그 식에서 항을 하나 이동하면 ΔS=ΔU/T 이렇게 나오는 건데, 클라우지우스 식에서는 dS = dQ/T  이것부터 나왔기 때문에 막힌 것이다. 온도도 잘 모르겠는데, 이게 도대체 뭘 의미하느냐, 이걸 알아낼 재간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ΔS/ΔU부터 출발해서 온도를 정의하고 엔트로피를 정의하면 너무도 논리적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엔트로피 정의식이 나온다. 클라우지우스의 엔트로피 식은 바로 볼츠만의 엔트로피 정의에서 온도를 이렇게 정의하면 온도의 정의식에서 나온다.

자연을 이해하는 순서와 방식

<질문> 클라우지우스는 온도와 열, 엔트로피의 관계(dS = dQ/T)를 어떻게 알아냈을까?

글쎄.. 머리는 클라우지우스가 더 좋지, 처음부터 알아냈으니까. 머리좋은 사람이 만들어놓은 것은 우리가 이해하기 어렵다. 오히려 불츠만은 조금 머리가 나빴는지 자기가 이해하기 위해서 엔트로피를 정의했기 때문에 우리가 따라가기 쉬운 것이다.

그러니까 상대성이론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아인슈타인은 워낙 머리가 좋아서 4차원도 안쓰고 만들었기 때문에 우리가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같이 머리 나쁜 사람들은 4차원을 이해하고나서 보면 상대성이론이 이해가 되는 거다. 그러니까 처음 만든 사람들은 그야말로 정말, 논리적으로 보면 엉뚱한 걸 발견한 것이다. 그 사람들은 사실은 머리가 더 좋은데, 그 사람들 이론에 얽매이면 우리는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게 보면 우리가 자연을 이해해나가는 순서도 꽤 재밌다. 항상 가장 잘 이해되는 방식으로 발견되는 게 아니다. 우선은 이해하기 어려운 엉뚱한 걸 먼저 발견하고, 그 다음부터 그걸 이해하려고 애쓰다보면 쉽게 이해하는 방법을 찾게 된다. 

통계역학을 이런 식으로 얘기하니까, 지금 한 30분 내에 이해하지 않았나? 클라우지우스 식으로 통계역학을 하면, 몇 학기 강의를 들어도, 통계역학 뭔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오는 거다.

내가 이렇게 배웠기 때문에 볼츠만의 이론에서 출발해서 통계역학을 이해한 것이 아니라, 그 후에 내가 문헌을 통해서 알아냈고 내가 가르칠 때는 내 식으로 가르쳤다. 볼츠만이 온도를 이렇게 정의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통계역학과 원자론 & 양자역학

<질문> 볼츠만 생전에는 양자역학이 완성이 안됐는데, 그러면 볼츠만이 계산한 엔트로피의 숫자는 계산은 양자역학과는 다른가?

볼츠만은 고전역학적으로 접근했다. 그래서 그때는 상태 하나하나를 임의로 나눠서 썼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더 세분하는가에 따라서 결과에 큰 차이는 없다. 고전역학에서는 그렇게밖에 할 수 없다. 같은 상태냐 아니냐를 구분할 방법이 그저, 위치와 운동량을 망으로 해놓고 망을 얼마나 성기게 하느냐 촘촘하게 하느냐. 촘촘할수록 정교한 게 된다.

<질문> 통계역학자들은 양자역학을 통해서 미시상태의 수가 정확하게 나온다는 것을 보고 굉장히 기뻐했을 것 같다.

놀라운 일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지. 우리 책에도 있는데, 원형 모델, 링 모델을 써놨는데. 상태의 수 하나하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이 얼마다하는 계산이 나온다.(p.227)

그전까지는 페이즈 공간(phase space, 위상 공간)이라고 해서, 운동량과 위치를 두 개 직교 좌표로 만든다(2차원은 아니다,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그 안에 하나하나 점이 다른 상태인데, 그 점의 하나하나의 단위를 얼마나 크게 잡아야하는가하는 것을 고전역학적으로는 할 방법이 없다. 양자역학에서는 플랑스상수로 하면 된다.

볼츠만이 그걸 모르고 죽었다. (알았으면 엄청나게 기뻤을 것 같다.) 나이가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우울증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다.

<질문> 마흐는 왜 그렇게 볼츠만을 미워했을까?

미워한 게 아니라, 자기 나름의 철학이 있는 것이다. 그 당시 19세기 말에 대표적인 철학은 우리가 직접 경험적으로 검증할 수 없는 모든 것은 다 버려라, 우리 경험 가능한 것만 가지고 학문을 하자, 말하자면 형이상학때문에 엉켜있는 편견들을 다 버리고 정말 꼭 필요한 것만 가지고 학문을 하자는 정신이 있었다. 여기에 가장 철저했던 사람이 마흐였다. 그러니까 원자, 그거 눈에 보이나? 믿을 수 있나? 믿을 수 없는 걸 왜 가정하나 이런 식이었다.

<질문> 물질이 원자로 구성돼있다는 가정을 해야만 볼츠만의 엔트로피 식이 나오는 것인가? 그 전에도 기체 분자들이라든가 이런 얘기는 다 나오지 않았나?

그렇다. 그런데 그것도 그때까지는 ‘분자설’이었다. 이상기체는 먼저 나오기는 했지만 그것이 원자로 구성됐다는 것은 증거가 없었다. 

지금 우리는 너무도 뚜렷하게 각인이 돼서 그런 입자가 눈에 보이듯이 하지만, 19세기 말까지는 그거 아무도 입증할 수 없는 것이다, 그걸 왜 믿나, 그건 그냥 매질의 성질이다 그렇게만도 생각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되면 거기다가 이런 볼츠만의 개념을 도입하기가 어렵다. 

<질문> 아인슈타인이 1905년에 브라운운동에 대한 논문도 썼다고 하는데, 마흐를 따르던 아인슈타인은 원자론에 대해서는 마흐와는 다른 생각이었나?

그러니까 그때 원자론이 상당히 관심거리였다. 물론 초기에 아인슈타인도 철저한 비판 정신은 마흐에서 많이 받아들였다. 의미있는 이론을 만들려면 검증 가능한 해결책을 고안해내야했기 때문에, 브라운운동같은 걸 생각해서 실제로 원자가 있어야만 설명이 되는 그런 이론을 만든 것이다. 당시에 아인슈타인뿐만 아니라 몇몇 사람들이 다 같이 그 무렵에 연구했었다.

<질문> 볼츠만이 조금만 더 살았더라면 상당히 각광받았을 것 같다.

그렇다. 지금은 완전히 원자를 눈으로 보다시피 검증을 하니까. 그때만 해도 그렇지 못했다. 지성사를 보면 너무 철처하게 비판적인 정신을 가져서는 큰 발전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아직 좀 믿어지지는 않지만 과감한 가정을 하고, 그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보는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데 마흐같은 사람은 아주 철저한 비판 정신을 가진 사람이었다.

아인슈타인만 해도, 출발은 마흐에서 했지만, 그 후에는 마흐와 매우 다른 방식으로 이론을 전개시켰다. 베쏘라는 아인슈타인의 친구가 한때 아인슈타인한테 이야기하기로, 마흐 정신을 가졌으면서 이렇게 했냐했더니 아인슈타인이 말하기를, 마흐는 해충을 잡아내는 데는 천재지만 무엇을 만들어내는 건 없지 않느냐라고 했다고 한다.

사실 오늘 얘기한 부분은 굉장히 중요하다. 이것만 하면, 온도를 이해한다는 것까지 우리가 했는데, 굉장히 중요한 얘기다 . 이걸 이해하면 앞으로 무엇을 더 알 수 있나에 대해서 다음 시간에 하도록 하자.

<질문> 우리가 온도계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엔트로피를 측정하하고 있는 것인가?

온도계에서 엔트로피가 나오지는 않는다. 물과 얼음 사이에 변화가 일어날 경우, 물의 엔트로피와 얼음의 엔트로피가 얼마만한 차이가 있는가, 구체적으로 0도에서 물이 언다는 것 하나만 알면 계산이 나온다. 숫자로 실제 계산할 수가 있다.

(대담영상 6-1 녹취 끝.)

[그림 11] 볼츠만의 엔트로피 식 (출처: Ross Atkin Associates)

녹취, 요약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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