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읽는 『역사 속의 도시』 – 5.도시란 무엇인가

[그림 1] ‘브루클린 다리’ 그림: 루이스 멈포드. 1917년. (출처: Monmouth University)

녹색아카데미 웹진 환경칼럼 “그림으로 읽는 『역사 속의 도시』 ”에서는 루이스 멈포드의 1961년 저작 『The City in History』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루이스 멈포드의 “What is a city?”를 소개합니다. 이 글은 도시계획가들을 대상으로 한 1937년 멈포드의 강연을 옮긴 것입니다. 멈포드와 이 글에 대해 『The City Reader』(2016)의 편집자 소개글에 잘 정리돼있어 옮겨보았습니다. 『역사 속의 도시』라는 긴 책을 따라기기 위해 도시에 대한 멈포드의 전체적인 생각을 이해하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간략하게 살펴보려고 합니다.


멈포드는 1937년 그의 강연을 듣는 도시계획가들에게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합니다. “도시란 무엇인가?” 그는 도시의 물리적인 외양만이 아니라 ‘제도’(institution)으로서의 도시,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드라마가 펼쳐지는 ‘극장’(theater), ‘무대’로서의 도시를 보라고 조언합니다.

또한 멈포드는 당시에 도시계획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지점을 지적했습니다. 멈포드는 도시의 크기가 어느 정도면 적정한가 질문합니다. 당시 뉴욕은 계속 커지고 있었고 동시에 수직적으로도 확장해가고 있었습니다. 도로도 더 넓어지고 더 길어졌고 자동차도 계속 늘어 수직적 수평적 확장을 돕고 있었습니다.

도시에서 크기는 중요합니다. 일상적인 생활이 영위되는 곳으로서 공동체가 작동할 수 있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도시가 아무리 확장해간들 미국의 절반을 혹은 지구의 절반을 하나의 도시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인류의 인성이 윤리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도시 공동체가 중요하며, 도시가 그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데는 일정한 크기의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도시계획가이자 도시역사가로서 멈포드의 철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의 소개글


대중적 지성, 루이스 멈포드

루이스 멈포드(1895-1990)는 대학에 기반을 둔 학자도 아니었고 대중을 위해 글을 썼기 때문에 그를 두고 최후의 ‘위대한 대중적 지성’이라고 말합니다. 멈포드는 1922년 『Utopia』를 를 시작으로 영향력 있는 책을 25권이나 썼습니다. 사회 철학, 미국 문학과 문화사, 기술사, 그리고 특히 도시의 역사와 도시 계획에 대해서 중요하고 주목할만한 기여를 했습니다.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도시 문명이 급성장하는 역사 속에서 자란 멈포드는 도시 속에서의 경험(urban experience)이 인류의 문화와 인성이 개발되는 과정에 필수적인 요소임을 알아보았습니다.

제도로서의 도시

멈포드는 도시의 물리적인 디자인과 경제적인 기능에 대해 당대의 주류 전문가들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연환경, 인류 공동체의 정신적인 가치와 관계맺는 과정에서 물리적이고 경제적인 도시의 속성은 부차적이며 더 중요한 속성은 ‘제도'(institution)라는 것이 그의 통찰이었습니다.

1920-30년대에 멈포드는 주로 뉴요커 매거진의 건축비평과 저널 Regional Planning Association of America에 자신의 원칙을 담아 글을 썼습니다. 당시 뉴욕에 진행되던 고속도로 건설에 반대했으며, 패트릭 게디스(Patrick Geddes)의 환경 이론과 애버니저 하워드(Ebenezer Howard)의 정원 도시(Garden City) 개념을 알리기 위해서 평생 동안 노력했습니다.

극장, 무대로서의 도시

“What is a City?”는 멈포드가 1937년 도시계획가들을 청중으로 강연한 내용을 글로 옮긴 것입니다. 여기서 멈포드는 도시 계획에 대해서, 그리고 도시 속에서의 삶에서 인류가 개인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가지는 잠재력에 대해서 그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생각을 소개합니다.

멈포드는 도시가 “사회적 행동을 펼치는 극장”(a theater of social action)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예술, 정치, 교육, 상업 등 모든 것들은 “물리적인 공간으로서 도시라는 잘 설계된 무대장치에서 이 사회적 드라마가 더 잘 구현되도록 하고 등장인물들이 제 역할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해줄 뿐이라는 것입니다.

‘도시 드라마’ (Urban Drama)

도시는 사회드라마의 한 형태로서, 혁명적인 순간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순간들도 표현합니다. 일상에 대한 인식은 멈포드가 반복적으로 되돌아오는 중요한 주제입니다. 1938년 그의 책 『The Culture of Cities』 에서 멈포드는 예술가 알브레히트 뒤러의 저작에 대해서 열광적으로 소개하면서, 16세기 초 안트베르펜의 종교개혁이라는 도시 드라마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스스로가 연기자이자 동시에 관객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림 2] ‘안트베르펜 항구’ 그림: 알브레히트 뒤러. 1520년. (출처: Wikimedia Commons)

『역사 속의 도시』에서 멈포드는 고대 도시에서의 사회 생활이 극적인 대화(dramatic dialogue)를 구축한 방식에 비추어 “도시 드라마”를 살펴봅니다. 극적인 대화에는 일상적인 생활 그 자체가 녹아들어가 일련의 장편 드라마를 만들어냅니다.

여기서 멈포드는 초기 도시에서의 대화가 “권력자의 독백”, 즉 왕으로부터 조아리는 피지배자로 향하는 일방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포럼, 아고라, 공동체 내에서 이루어지는 진짜 대화는 천천히 그러나 막을 수 없는 힘에 의해 발전되어 갔습니다.

도시 문명의 위대한 순간은 극적이고 문학적인 대화들 속에 많이 발견됩니다. 플라톤의 『국가』 에서부터 셰익스피어의 희곡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서 도시 내 “삶 속에서 경험되는 모든 것들”이 압축되어 묘사되어 있습니다.

영화, 텔레비전 쇼, 대중적인 웹사이트와 비디오게임에 담긴 대화와 현대 문명

이것은 놀라운 통찰입니다. 영화, 텔레비전 쇼, 대중적인 웹사이트와 비디오게임이 현재 우리의 도시 문명을 어떻게 담아내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멈포드의 분석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현대 도시 계획의 이론과 실행 전반에 멈포드가 끼친 영향은 과장할 수 없을만큼 큽니다. 그가 말한 “도시 드라마” 개념은 도시 문화 분석가들이 내놓는 글들에 가득합니다. 예를 들어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의 “길거리 발레”(연극과 마찬가지로 도시의 길거리에서 각자 역할을 맡아 발레 극을 하는) 개념이 그렇고, 윌리엄 와이트(William Whyte)도 좋은 도시 플라자는 일종의 무대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앨런 제이콥스(Allan Jacobs)와 도널드 애플야드(Donald Appleyard)는 도시계획가들에게 “공상적이고 이국적인 세계”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줘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도시는 “언제나 신나는 곳이고, 시민들이 스스로를 다른 사람들에게 펼쳐 내보일 수 있는 일종의 극장이자 무대”라고 이들은 쓰고 있습니다.

역사가로서 멈포드는 인류의 인성이 가지는 잠재력을 확장하는 데 있어서 공동체의 가치와 도시의 역할을 중시했습니다. 이는 루이스 워스(Louis Wirth) 등과 같은 도시 이론가들을 이어받은 것입니다. 오늘날 멈포드는 마크 루카렐리(Mark Luccarelli), 로버트 보초비츠(Robert Wojtowicz) 등 친환경적인 도시계획가 세대들에 의해 재발견되고 있습니다. 

“The city fosters art and is art; the city creates the theater and is the theater. It is in the city, the city as theater, that man’s more purposive activities are focused, and work out, through conflicting and cooperating personalities, events, groups, into more significant culminations.”

루이스 멈포드. 1937.

참고자료
“What is a city?” Lewis Mumford. 1937. Architectural Record. LXXXII. & “Editors’ Introduction” in 『The City Reader』 Edt. Richard T. LeGates and Frederic Stout. 2016. 6th edition. pp.110-114.

번역, 요약: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알림

– 『The City in History』출간 이후 새로 밝혀진 역사적 사실이나 다른 연구들까지는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이 책이나 관련 주제에 대한 새로운 사실, 자료, 정보를 알고 계신 분께서는 녹색아카데미의 SNS 계정 등을 통해 공유해주시면 함께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미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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