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문명공부모임 정리 – 2019년 7월 : “문명의 붕괴”

*녹색아카데미는 매달 한번 두 번째 토요일 2시에 길담서원(서울)에서 녹색문명공부모임을 합니다. 환경, 과학, 문명 등을 주제로 발표하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7월 모임은 장소 사정으로 첫 번째 토요일에 열었고, 주제는 “문명의 붕괴”(발표 : 황승미)였습니다. (사진: 마야 티칼 유적지)

*알림 : 앞으로 녹색문명공부모임 내용과 토론을 정리해서 올릴 예정입니다. 이번 요약 정리는 발표자와 정리자가 동일해서 좀 길어지기는 했습니다만 가능한 발표와 토론의 핵심을 간략하게 & 충실하게 정리해서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녹색문명 탐구 1
문명의 붕괴 : 문명이 붕괴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1.개요

이 글은 녹색문명공부모임에서 발표한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이번 발표는 “녹색문명 탐구” 시리즈 3회 중 첫 번째로, 문명이 무엇인지 문명이 붕괴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조지프 테인터의 책(그림 1)의 내용을 토대로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조지프 테인터(인류학)는 ‘문명’이라는 개념은 문명의 붕괴를 연구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 모호하고 편견이 담긴 개념이기 때문이다. 대신 인간 사회라면 가질 수 밖에 없는 ‘복잡성’(complexity)을 수단으로 사용한다. 특정 사례가 아니라 시간, 공간, 사회 유형(족장사회, 국가 등)과 무관하게 적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현상”으로서 탐구해야 붕괴의 원리를 파악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림1. 조지프 테인터, [문명의 붕괴] (The Collapse of Complex Societies)

2.문명, 문명의 붕괴, 복잡성

테인터가 정리하는 문명은 “복잡한 사회의 문화적 체계”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예술이나 문학과 같은 인류의 위대한 전통은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복잡성이 만들어내는 결과물로 본다. 복잡성은 문명의 기초이다. 따라서 복잡성의 증가와 감소에 대한 연구는 문명이라는 현상을 분석하는 데 요긴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복잡성은 국가의 면적, 농업과 산업 생산량과 생산성, 인구 등 수치로 측정되고 구체화될 수 있는 잣대가 되기 때문에 문화적인 접근 방식과는 달리 편견과 가치 판단이 개입할 가능성이 적다.

복잡성과 한계생산성의 관계를 나타내는 그래프(그림 2)가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그래프이다. 가로축은 한 사회의 복잡성의 수준, 세로축은 복잡성으로부터 발생하는 이득이다.  테인터는 한 사회의 복잡성이 증가하면 한계생산량, 즉 수익으로 말하면 한계수익(투자단위당 수익 증가분)이 감소하는 지점이 나타나며, 이를 복잡성-한계수익 곡선(그림 2)으로 나타냈다. 복잡성을 구성하는 요소들로는 농업과 자원생산, 정보처리, 사회정치적 통제, 전문화 정도(행정조직), 경제 전반의 생산성 등이다.

그림 2. 복잡성과 한계 생산성

테인터가 정의하는 붕괴는 “일종의 정치적 과정”이다. 그림2에서와 같이, 일정한 단계 이상으로 확립된 정치사회적 복잡성을 가지는 한 사회가, 그 복잡성의 수준을 급격하고 현저하게 상실하면서 단순화되는 것을 말한다. 이때 확립된 사회정치적 복합체는 최소한 1~2 세대 이상 확립된 상태를 지속해야하고, 붕괴는 급속해야한다. 손실이 심각하지 않거나 붕괴 과정이 몇 세대 이상에 걸쳐 일어나는 경우는 붕괴가 아니라 약화나 쇠퇴로 보아야 한다.

아래 그림 3은 로마, 오스만, 모스크바 공국-러시아, 13개 식민지와 미국에 대한 영토 면적 자료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로마제국과 오스만제국의 경우, 영토 면적이 증가할 때는 천천히 증가하고 감소할 때는 급격히 감소한다. 로마제국의 경우 5세기 경의 ‘감소-다시 증가’ 곡선을 보이는 것은 서로마와 동로마가 분리되는 과정에 일어난 변화이다. 러시아와 미국의 경우는 진행 중인 사회이며, 감소세는 보이지 않지만 과거 문명에 비해 볼 때 정체 과정에 들어간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림 3. 제국의 성장 곡선 (책 p.221) 가로축:시간, 세로축: 영토면적 106평방마일

3.붕괴 사례 : 서로마제국, 고전기 저지대 마야 문명, 차코 문명

이 책에서 붕괴의 사례로 나오는 고대 문명은 서로마제국, 고전기 저지대 마야 문명 그리고 차코 문명이다. 테인터는 이들 사회의 붕괴 논리를 복잡성 증가와 한계 수익 감소로 설명을 하고자 하며, 그 근거로는 문헌 연구와 고고학적 연구를 사용하였다. 

인간 사회는 진화를 하면서 복잡성이 증가하게 되고 그에 따라 한계 수익은 계속 낮아지게 되는데, 이때 경제는 침체하고 영토는 축소되며 그러한 과정에서 한계 수익이 급격히 감소하는 시기가 장기화되면 그때가 바로 붕괴가 일어나는 시점이라고 본다.

(1)서로마제국

그림 4. 서로마 제국(A.D.395~476) 테오도시우스 황제 사망 직후. A.D.395. (wikipedia)

로마 제국은 초기에는 영토 확장을 통해 정복에 필요한 투자비와 제국 유지비를 거둬들였으나, 후기로 갈수록 한계 수익이 감소하고 만성적 재정 적자에 시달렸다. 수익 높은 정복지는 제국이 커가면서 감소할 수 밖에 없고 영토 면적은 넓어져 유지관리비(군인과 관리 월급, 행정비용 등)는 증가하기 때문이다.

2세기 중엽부터 이민족이 로마 영토로 진출하기 시작했고, 이에 대한 방어 비용은 한해 생산물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결국 은화의 은 함량을 낮추는 방식으로 통화를 남발하였고 재정위기가 따랐다(그림 5). 물가와 세금이 모두 오르면서 기층민의 한계 수익은 더욱 감소했고, 전염병이 매 세기마다 발병했다. 농민들도 귀족들도 늘어나는 세금을 감당할 수 없어 농지를 버리로 떠나갔고, 국가의 생산기반과 자생력은 더욱 약해졌다.

그림 5. 로마 은화의 은 비중 감소 추세 (책, p.238)

4, 5세기에 들어서면서 이민족의 침입은 더 증가했고 이를 저지할 수 있는 로마의 물적 기반은 이미 상실된 상태였다. 농민은 생존을 위해 이민족에게 동조하고 협조했다. 제국은 기층민의 생명과 생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로마 제국이 동로마와 서로마로 나뉘어진 후(그림 4), 서로마 제국을 붕괴시키고 이를 승계한 게르만 왕국은 외부세력의 침입을 성공적으로 저지했다. 왜냐하면 이들은 제국에 비해 사회의 덩치도 작고 복잡성의 수준도 낮아 사회 유지 비용이 적었기 때문이다. 서로마 제국의 붕괴로 이 지역은 복잡성에 대한 투자 대비 한계 수익이 다시 증가하게 되었다. 

(2)고전기 저지대 마야 문명

그림 6. 고대 마야 문명 (남부 저지대 마야 문명의 중심지인 티칼 : 붉은 원, 책. p.266)

남부 저지대 마야 문명은 좁은 지역에서 여러 부락들이 집약적인 농업 체제를 운영하면서 시작되었으나 점차 인구가 늘어나면서 압박이 커졌다. 인구가 증가하면서 약탈과 분쟁이 심해지자 방어에 더 유리한 정치적 중심지로 인구가 더 모여들었고 결국 인구로 인한 압박은 더 증가하였다. 이 문명은 군대를 유지할 여유도 없었고 실제로 방비군이 없었기 때문에 정치적 힘을 과시하기 위해 기념물 건립에 힘을 쏟았다.(그림 7)

민중을 먹여살리기에도 부족한 상황에 건축물 건립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건축물을 통해 외부에 힘을 과시함으로써 침략을 막고 다른 부족에게 지배를 당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림 7. 건립 연대가 적힌 마야 고전기의 기념물 (책. p.283)

(3)차코 문명

차코 문명은 미국 남서부에 위치한 아나시지 문명에 속한다. 이 지역의 저지대는 고지대와의 환경 차이로 인해 수확 시기가 다른 점을 이용해 교역을 함으로써 기후 위험성을 피하고자 했다. 지형적 특성을 이용하여 자원과 외세, 기후위험요소 등 다양한 부담을 여러 공동체들과 나눠가지려 한 것이다. 차코 협곡이 분지(산후안) 전체의 사회적, 경제적 기능을 통합하는 행정 중심지로 역할을 했고, 행정 조직이라는 복잡성에 대한 투자에서 얻는 수익을 높일 수 있었다.(그림 8)

그림 8. 차코의 지역 통합 체제 (그림에서 검은 선들은 당시 교역에 사용하던 도로. 책. p.304)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인구는 증가했고 이 지역을 관리하는 행정 조직 체제가 확대되면서 얻는 이익은 감소했다. 이 지역의 공동체들의 거리는 대가옥의 거리를 기준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건축 시기와 크기, 가옥 간 거리로 측정). 처음에는 54km였던 공동체간 거리가 시간이 지나면서 31, 17, 12km까지 감소했다. 지역간 거리가 줄어들자 농작물의 생산 주기가 공동체간에 겹치게 되었고 결국 환경 다양성은 이용하기 어려워졌다.

차코 문명은 전성기 1100년 이후 급격히 쇠퇴했다. 변두리 대가옥 수가 급격히 감소했고, 경제 중심지는 차코 협곡에서 더 북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체들이 교역망에서 빠져나가면서 교역망 전체가 더욱 약화되는 결과를 불러일으켰다.

차코 문명의 붕괴는 인구 증가와 복잡성 증가보다는 1134~1181년에 발생했던 극심한 가뭄이 결정적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테인터의 주장은, 가뭄은 10세기 중엽과 11세기 초엽 그리고 11세기 말엽에도 가뭄이 극심했고 이 문명이 붕괴할만큼 성장한 복잡한 사회였기 때문에 붕괴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복잡하지 않은 사회는 붕괴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4.정리 : 붕괴의 의미, 붕괴하지 않는 사회, 지속가능성 

테인터는 문명의 붕괴를 반드시 재난 혹은 비극으로 보는 것은 편견이라고 본다. 복잡한 사회가 붕괴한 이후에도 여전히 생산활동을 이어간 기층 인구가 있고 그에 대한 연구를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붕괴 과정은 일종의 ‘효율화’ 과정이며, 붕괴라는 과정을 통해 복잡성을 떨어뜨림으로써 한계 수익이 다시 올라가고 경제적, 행정적 이득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모든 사회가 붕괴하는 것은 아니다. 미케네 국가들, 에게해를 끼고 발전한 작은 도시국가들, 마야 저지대 중심지의 사회들은 서로 엇비슷한 수준에서 서로 교역하고 분쟁을 하면서 성장했으며 이러한 상황을 호각 체제라고 한다. 이러한 호각 제체에서는 주변에 강력한 체제가 없는 한에는 서로 경쟁을 하면서 성장하고 소모해가다가 한꺼번에 붕괴하게 된다.

테인터는 로마 제국 붕괴 후 유럽국가들을 일종의 호각체제로 본다. 붕괴는 권력이 진공상태일 때에만 일어날 수 있는데, 로마 제국 이후 유럽제국과 현대에도 어느 국가이든 주변에 강대국을 끼고 있으며 이들은 붕괴라기보다는 흡수되기 때문에 붕괴할 수 없다는 논리이다.

저자는 현대 문명이 붕괴할 수 있는 몇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핵전쟁, 오존층 파괴와 기후변화, 자원 고갈, 국제 신용붕괴와 인플레이션 등 총체적 경제 파탄 등이다. 핵전쟁이나 원자력발전소의 사고 등은 테인터의 이론에서 다루기에는 좀 예외적인 경우라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현대 산업 사회에서 한계 수익 감소 양상이 나타날 수 있는 분야로는 농업, 광물과 에너지 생산, 연구와 개발, 보건 투자, 교육, 행정, 군대, 기업 관리 등으로 저자는 본다. 현대 문명이 기반하고 있는 자원과 에너지 그리고 그것을 이용하는 기술과 관련된 비용 투자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으로 자신의 복잡성-문명 붕괴 이론을 제시한 후 기후변화, 석유 문제, 문제 해결, 지속가능성 등을 주제로 연구를 해오고 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저자의 연구에서 주목할만한 내용은, 지속가능성도 복잡성과 마찬가지로 문제 해결 과정이며 여기에도 자원의 소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테인터의 이론을 바탕으로 하는 다른 연구자들의 후속연구들도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녹색문명 탐구 2에서 좀 더 살펴볼 예정이다.

5.토론

  • 안내 : 발표 후 1시간 정도 이루어진 토론을 지면으로 소개합니다. 토론은 요약하는 것보다 발언 순서대로 전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거의 생략하지 않고 전달합니다. 좀 길지만 기록을 위해 정리하였습니다.
  • 이 책은 1980년대 미국 전성기 시기의 연구 경향을 담고 있다. 편향된 자기 이론을 만들어 문명 붕괴 사례에 짜맞춘 것은 아닌지 확인해보아야 한다. 특히 마야나 차코 문명의 붕괴는 극심한 가뭄때문이라는 이론이 더 설득력 있다. 이 책이 나온 이후에 많은 고고학적 성과들이 있는데 그런 사항들에 대한 고려없이 복잡성만을 보는 것은 옳지 않다. 또한 연구 대상을 이론에 끼워맞추는 것은 인류학이 추구하는 방향과 다르다.
  • 이 연구는 문명의 붕괴 원인을 내부에서 찾고 있는 것 같다. 가뭄이나 다른 외부적인 요인들도 중요하지만 한 사회가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지 그 내부가 어떤가 들여다보는 이론이라고 생각한다. 동양의학이 서양의학과 달리 외부의 병원보다는 인체 내부의 저항력에 촛점을 맞추는 것과 비슷한 논리이다.
  • 문명 붕괴의 원인을 기후변화나 자원고갈 등으로 돌려버리면 그 다음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복잡성이 과거 문명과 현대 문명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론의 동의 여부를 떠나서 사례를 달리해가면서 적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 미국의 행태가 로마의 역사와 겹치는 부분이 많아 보인다. 미국과 석유 개발 역사를 복잡성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 같다.
  •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가는 경우는 무엇이라고 보아야 하나? / 정권 교체와 문명 전환은 다른 것으로 저자는 보고 있지만, 이것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사례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주류 경제학에서는 인간 사회의 여러가지 현상을 수학적 모델로 만들어서 사용하는데 이 책의 저자의 논리도 모든 것을 경제학적으로 환원시켜버리는 것 같다.
  • 붕괴 현상을 너무 단순하게 보는 건 아닌가. 붕괴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복잡성을 줄이기만 하면 되는가. 현대 사회는 호각체제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붕괴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 것인가. 이러한 분석 방법이 과거 문명을 보는 수단으로는 좋지만 현대 문명을 보는 데도 좋을까.
  • 핵전쟁, 기후변화 등은 복잡성 이론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핵전쟁이나 기후변화의 경우에는 지구와 인간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파국적이다. 다른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 복잡성과 문명 붕괴의 관계에 대한 테인터의 이론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녹색문명의 경우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경제성장과 생태적 지속가능성이 양립 가능하다고 보기가 쉽지 않다. 
  •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줄이기 위한 방법에 있어서도 복잡성을 덜 높이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나무를 심어서 해결하는 방법과 엄청난 에너지를 들여서 심해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방법 두 가지를 비교해보면 어느 쪽이 복잡성을 더 높이고 비용이 더 큰 방법인지 금세 알 수 있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한계 수익의 감소 추세(곡선의 기울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이 이론은 복잡성 증가가 더 많은 문제를 해결한다고 했는데, 사회 진화에 따라 복잡성 증가는 기본 전제인가? / 그렇다. 기본 전제이기는 하지만 복잡성과 한계 수익의 관계 그래프는 달라질 수 있다.
  • 그렇다면 복잡성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인가, 투자대비 효용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인가? / 실제 사회에서는 생산성이 여러가지 요인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총체적인 정책 관리가 중요할 것이다.
  • 보통 사람들의 경우 생활비 지출이 매우 방만하다(예-보험료). 지출을 줄이면 적게 일하고 적은 수입으로도 살 수 있다. 주4일 일하면 지구를 살릴 수 있다고도 하지 않나. 도시라는 것도 가계와 비슷한 것 같다. 지출을 줄이면 도시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 토지의 크기는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인구는 늘고 소비도 는다. 투입이 늘어나더라도 수익이 체감하면 그 결과 정치적, 경제적 부작용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인구가 분산되면 좋겠지만 모두 지역보다는 서울 주변에 모여 살려고 한다. 경제적, 사회적 기회를 위해서 복잡성도 지역별로 양극화되는 것 같다. 인구 분산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고 정치적, 행정적으로 강제하는 것도 불가능할 것이다. 인도네시아 섬의 한 사례를 보면, 주민들이 자신의 지역을 떠나지 않고 대를 이어 살면서 점점 토지도 자원도 부족해지고 환경은 오염되는 경우가 있다. 지역 주민들이 현명하게 문제를 해결해나가고는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문명이 복잡해지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는 점점 더 힘들어질 것 같다.
  • 기후변화가 오면 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이다. 대규모로 인구가 감소할 가능성도 크다. 급격한 기후변화에 맞춰 농업 패턴이 빠르게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가뭄이 몇 년이라도 이어지면 농사를 짓던 지역에서는 수확물이 나오지 않고, 한편 비가 오지 않던 사막에 비가 온다고 해서 금세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최소 몇 년 이상 기아 상태가 이어질 수도 있다. 유엔이 아무리 관리를 잘 하더라도 지구 인구 모두가 생존할 수 있을 만큼의 식량이 없는 상황이 된다면, 누구부터 굶을 것인가하는 문제가 되고 결국 분쟁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 기후변화에는 우리 문명을 붕괴시킬만한 요소가 크게 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예측을 하고 애를 써도 완전히 막기는 어려울 것이다. 기후변화가 심각하게 닥쳤을 때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미리 생각해야 한다. 사용할 수 있는 방법들, 가치, 이념 등. 그렇게 하려면 큰 이론이 필요할 것이다. 중요한 이론을 만들고 상황에 따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미리 연구를 하고 이런 논의를 좀 더 진지하게 해야한다.
  • 현대의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념 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사는 데 필요한 것 이상으로 가지려고 하는 배금주의다. 가치관의 문제인 것이다. 불완전하더라도 이론들을 만들고 제대로 상황을 파악하고 사회적인 자각을 만들어내야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일으키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갈 수 밖에 없다. 그냥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붕괴냐 번영이냐가 아니라 붕괴냐 연착륙이냐일 것이다. 이 책의 핵심 요지를 ‘복잡해지면 붕괴한다’로 받아들여서는 안될 것 같다. 최근 유엔 보고서 중에 기후 인종차별에 대한 것이 있다. 기후 빈국과 부국 간의 차별 문제가 발생하고 분쟁이 커질 것이라는 내용이다. 기후변화가 골고루 온다고 하면 대처 능력이 없는 곳은 한번의 타격도 제대로 이겨내지 못할 것이고 그 상황에서 또 다음 타격을 맞아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유럽이나 미국은 큰 이상기후 현상이 닥쳐도 붕괴하지 않겠지만, 저개발국가의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 오히려 복잡성이 낮은 상태로 가는 것이 붕괴를 피하는 방법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 복잡도 증가에 대한 한계 비용 상승 문제도 좀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다. 사회에 위기가 왔을 때 위기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예를 하나 들자면, 서울시의 경우 점차 정화조를 없애가려고 하고 있다. 화장실에서부터 오수관을 통해 오수처리시설로 옮기는 방식으로 바꾸어 가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대규모로 복잡하게 연결되는 시스템에서 고장이 날 경우에는 개인이 혼자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다. 최근 인천시 상수도 오염 사례의 경우에서도 보듯이, 큰 비용을 들여 전체 시스템을 고쳐야하기 때문이다.
  • 기후변화의 문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큰 문제가 생겼을 때 소규모 단위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어느 것이 더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것인가. 저자의 결론적인 주장은, 복잡도가 증가하더라도 한계 비용이 조금만 증가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닐까.
  • 한 사회의 복잡성이라는 것은 일종의 사회적 부엔트로피가 쌓이는 것이라고 본다. 부엔트로피를 만들어내는 요인들은 복잡성 말고도 다른 요인이 더 있어 보인다.
  • 안전성이라는 기준이 매우 중요하며 복잡성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안정성이 약한 상태에서 어떤 예기치 않던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문제 해결 과정이 복잡성을 높이게 된다면 안정성에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 시스템을 고려할 때는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모두 생각해두어야 한다. 핵에너지같은 경우에도 비용에 비해 안고 있는 문제는 너무나 크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이 불가능하다. 안정성이 복잡성을 넘어선다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 사회의 규모를 늘리고 복잡성이 증가할 때, 그것이 문제가 될 수 있는 사건들이 많다. 지진같은 자연재해, 기후변화, 외계행성 충돌 등 우리가 손을 쓸 수 없는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다. 사회의 단위를 분산해서 위기에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한계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우리 문명은 직선적, 근시안적으로 수익이 높은 쪽으로만 가다보니 위험요소를 지고 가고 있다. 일단은 규모를 축소해서, 복잡성이 높아지더라도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 녹색문명의 지혜란 그런 것이 아닐까. 40억 년 동안 지구상에 생명이 생존해온 지혜를 연구해야 한다. 그 긴 기간 동안 생명 체계는 복잡성을 높여왔다. 그 중 하나가 개별화이다. 세포도 사람도 독립된 개체이다. 세포가 죽는다고 사람이 죽는 게 아닌 이치이다. 한꺼번에 죽지 않고 하나의 개체만 사멸할 수 있는 시스템, 즉 개체화된 수많은 주체들로 위험이 분산된 시스템인 것이다. 사회 구조와 문명도 일종의 독립된 개체이다. ‘문명 개체’에 대한 지혜는 아직 고민된 바가 적으므로 앞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그나마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온 40억 년의 생명 시스템, 수 만 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인류를 연구해서 지혜를 얻어야 한다.
  • 우리나라나 현대 문명의 임계점은 어디인지 현재는 어느 수준인지 통계자료 등을 통해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 어떻게 하면 높아지는 복잡성에 비해 한계 비용을 낮추고 한계 수익을 높일 수 있을까. 녹색문명의 경우 어떻게 하면 발생가능한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을까 하는 문제가 중요하다. 인류 자체, 인류가 만들어내는 기술과 문명이 재앙을 만들어내는 모순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 프리랜서 시골살이를 하다보면 받는 돈은 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동일하다. 쓰는 돈을 관리하면서 동일한 돈으로 비교적 더 여유롭게 살고 있다. 4일만 일하자. 도시도 우리 문명도 그렇게 하자.
  • 지금은 일하는 사람은 과로하고, 일이 필요한 사람은 직장을 못구하는 모순된 상황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적게 일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과거에는 농사든 뭐든 일은 언제나 있었고 조금 더 많이 일하는 사람이 조금 더 여유로울 수 있는 구조였고 그것이 덕목이었지만 더이상은 아니다. 4일 일하고 3일은 정신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정신활동을 해야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할지 어떤 문명이 더 좋은지 고민할 여유가 생긴다. 그렇게 녹색문명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 사회가 문명을 고도화해 나가면서도 분산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게 하려면 전문가 집단이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일, 전문성에 대해 소통할 수 있을지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분산하려면 많은 사람들이 교양을 쌓아야 한다. 공부할 시간,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 최근의 양상을 보면, 전문가는 필요 없고, 자신이 다 옳다고 주장하는 반지성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서 걱정이다.
  • 합리성에 근거해 함께 토론할 수 있어야하는데,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경쟁적이고 교육도 그렇다. 우리 사회의 관심은 돈이라는 하나의 가치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내버려두는 것 같다. 바른 교육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수 있게 함께 고민해보자.
  • 어떤 대단한 한 사람이 나와서 해결하는 그런 방법은 없다. 점진적으로 하나하나 해나가는 수밖에 없다. 
  • 지금은 옛날(20세기 중반)보다 나아진 건가? / 지금이 과거보다 낫다거나 더 안좋아졌다기보다는, 예전에는 없던 ‘세계를 보는 눈’이 생겼다고 해야할 것이다. 더 높은 안목이 생긴 것이다. 문화적 사회적 눈이 더 넓고 깊어져서 문제가 더 잘 보이는 것이다. 사회적인 역량은 더 개선되어 나갈 것이라고 본다. 절망해봐야 소용이 없기 때문에, 그래도 함께 모여서 대화하고 지혜를 모아나야가 한다. 촛불혁명도 그냥 된 게 아니라 쌓여있던 지혜와 힘이 분출한 것이라고 본다.

6.참고 & 언급한 문헌

  • Bardi, ugo. (2017). the Seneca effect. Spr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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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12일
황승미(녹색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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