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기부금으로 선거운동하는 미국 민주당 후보는 누구? – 2019. 6. 20. Guardian 기사

<가디언>에서 꽤나 흥미로운 사실을 접했다. 미국에 “화석연료 기부금 안 받기 서약 the No Fossil Fuel Money pledge“을 정치인들에게 요구하는 운동이 있고, 민주당의 2020년 대선후보군 중 상당수가 이에 서명을 했다는 것이다. (화석연료 기부금 안 받기 서약 홈페이지의 대선 후보 서약자 페이지에 따르면 2019년 6월 24일 현재 24명 중 18명이 이 서약에 서명을 했다.)

https://www.theguardian.com/us-news/ng-interactive/2019/jun/20/democrats-2020-fossil-fuel-donations

<가디언>의 기사는 이 사실을 반응형 기사로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사실은 현재 1위를 달리는 조 바이든이 서약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그는 화석연료 자금을 받지 않겠다고 말했고, 오바마 행정부를 “훌쩍 뛰어넘는” 기후 대응 계획을 내놓았다고 한다. 그래도 서약에 동참하기는 부담스러웠던 걸까? 이미 확보된 후원그룹을 내치기가 곤란했던 걸까?

가디언 2019년 6월 20일자 기사

한편 이 서약에 동참하기 전까지는 거의 모든 민주당 후보가 화석연료 업계나 종사자, 그리고 정치활동조직(Pacs; political action committees)을 통해 화석연료 자금을 받은 바 있다고 한다. 기사는 1989년부터 기록되어 있는 정치인 기부금 자료를 가지고 후보별 화석연료 기부금을 집계했는데 한 푼도 받지 않은 후보는 4명에 그쳤다. 그러나 누구의 기부금인지를 더 세밀하게 보면 내용은 상당히 다르다. 석유와 가스 분야에서 일하는 개인들의 풀뿌리 기부금이 주된 후보와 기업, 또는 선거 자금을 모아 이익단체로서 후보자 선정에 개입하는 정치활동조직(Pacs; political action committees)으로부터 들어온 기부금이 주된 후보로 나뉘는 것이다.

민주당 대선후보군 중 이번 서약 이전까지 화석연료 기부금 1위인 후보는 의외로 젊은 후보 베토 오루크(Beto O’Rourke) 전 하원의원이다. 화석연료 업계로부터 들어온 기부금이 60만달러가 넘는다. 하지만 그의 정치색을 잘 보여주듯이 이 대부분은 텍사스 석유와 가스 업계에서 일하는 개인들로부터 받은 기부금이라고 한다. 반면 서약을 하지 않은 후보 중 한 사람이며 서명을 하지 않은 후보인 마이클 베넷 상원의원이 석유업계로부터 약 35만 달러를 모아 2위를 차지했는데 이 돈 가운데 약 18만 달러가 개인들이 아닌 정치활동조직(Pacs)으로부터 왔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도 약 13만 달러를 석유업계로부터 모금한 바 있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겠지만 그는 정치활동조직(Pacs)으로부터는 1달러도 받지 않았고, 화석연료 기부금 전체가 석유와 가스 분야에서 일하는 개인들의 기부금이었다.

가디언 2019년 6월 20일자 기사

기사를 통해 유추해보면 당선 후 화석연료 산업을 위해 로비와 압박을 적극적으로 할 쪽은 화석연료 기업과 정치활동조직일 것이다. 기업과 정치활동조직의 후원을 받은 후보가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과 에너지전환에 더 소극적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석유와 가스 분야 노동자와 종사자 개인들로부터 후원을 받은 정치인들에게도 압박이 가해질 것이라는 점 역시 예측가능하다. 아마도 “화석연료 기부금 안 받기 서약”은 화석연료 업계의 풀뿌리 기부금조차도 받지 않기로 약속하는 내용일 듯 한데 정치인으로서는 그리 쉽지는 않은 결단이 필요하리라 짐작된다.

물론 화석연료기업들이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쪽은 민주당보다는 공화당 쪽이다. 2016년 선거 때만 도널드 트럼프는 거의 130만 달러를 화석연료 업계로부터 받았다고 한다. 위의 민주당 후보들이 받은 기부금은 정치활동 기간 내내 누적된 금액인 데 반해 트럼프의 기부금은 단일 선거 캠페인 때 모금한 금액이니 화석연료 업계는 전적으로 트럼프 편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겠다. 기후변화 부정과 파리기후협약 탈퇴 선언은 화석연료 기업과 정치활동조직의 돈이 만들어 낸 결과인 것이다.

가디언 2019년 6월 20일자 기사

어쨌든 “화석연료 기부금 안 받기 서약 the No Fossil Fuel Money pledge” 운동은 자못 인상적이다. 대단한 풀뿌리 운동이라고 보긴 어렵겠지만 적어도 선거에 에너지전환 운동이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점에서 배울 점이 많다. 또한 운동 홈페이지에는 서약을 한 후보자와 서약을 하지 않은 후보자들을 소개하면서 그 아래 응원 또는 압박의 SNS 공유 버튼을 만들어 두었다. 이 역시 간단하지만 효과적으로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어 아주 좋은 운동 방식 같다. SNS 공유로 서약을 한 후보들은 지지하고 서약을 하지 않은 후보들은 압박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정치후원금에 이렇게 색인을 붙일 수가 있나? 우리의 여건상 쉽게 도입할 수 없는 방식인 것도 같다.

https://www.theguardian.com/us-news/ng-interactive/2019/jun/20/democrats-2020-fossil-fuel-donations

2019년 6월 25일
최우석 (녹색아카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