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 엔지니어들의 기후-생물다양성 위기 선언

오스트레일리아 엔지니어 천 여 명과 백 여 개 기업들이 기후-생물다양성 위기 선언을 했다. 이 선언에 대한 서명은 게속 이어지고 있으며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과 기업명은 웹사이트를 통해 모두 공개된다. 이들은 자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65%가 토목사업 등 엔지니어 업계와 관련이 있음을 인정하고, 앞으로 화석연료와 관련된 신규사업을 철저하게 평가하고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사업은 참여하지 않겠으며 환경위기와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선언했다.
(사진 : 1966년 당시 시공 중인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오페라 하우스를 지은 아룹 그룹도 이번 선언에 참여했다.)

The Guardian. 2019. 10. 21. Ben Smee.
원문보기 : “Leading Australian engineers turn their backs on new fossil fuel projects”
번역, 편집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기후위기 상황에서 토목회사들이 비난을 받자, 신규 화석연료 사업들을 취소하라고 직원들이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엔지니어 약 1천 여명과 90개 단체들이 최근 “기후변화 완화라는 환경적 요구에 반하는 모든 새로운 프로젝트를 평가해야한다”는 선언서에 서명했다. 이 단체들에는 화석연료 회사들과 협업하는 큰 기업들과 유명한 인사들도 포함되어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엔지니어 선언’ 운동이 힘을 얻어가자 몇몇 업계 인사들이 밝히기를, 아다니(Adani Group)의 카마이클 석탄광산에서 일하는 회사들이 자사 직원들의 반발에 직면하고 있으며 고도로 숙련된 기술자들을 고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림 1] 오스트레일리아 ‘엔지니어 선언’. 1천 명 이상의 엔지니어와 기업들이 서명했다. (사진 : Australian Engineers Declare Climate and Biodiversity Emergency)

지난 몇 달 사이에, 종합서비스회사인 오레콘(Aurecon)과 카드노(Cardno)가 모두 카마이클과 거래를 끊겠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사업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암암리에 토목회사들을 위협하면서 환경운동의 영향을 무마하려는 로비가 있어왔다. 그런데 이들 토목회사들의 결정에 더 중요한 그러나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요인이 하나 있다. 바로 직원들의 영향력이다. 기술자들은 이들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실질적인 자산이기 때문이다.

“화석연료 채굴 회사에서 일했고, 내가 해온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 않을 겁니다.” – 로버트 케어 박사
케어 박사는 2014년 그해의 프로페셔널 엔지니어로 뽑혔고, 회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의 하나이다. 

엔지니어들 대부분이 에너지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며, 그들은 또한 예전에 하던 방식을 고수하기보다는 새로운 전환을 만들어가려고 할 것이라고 케어 박사는 말한다.

“우리가 스스로 그리고 함께 행동하지 않는다면, 미래의 어느 시점에 우리가 방기했던 사람들, 직원들로 하여금 환멸을 느끼게 만들 것이며 그들의 권리를 박탈하는 꼴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해오던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우리도 이제는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바꾸어야만 합니다. 함께 해결해야할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내가 만나는 젊은 엔지니어들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며, 함께 해결 방법을 찾고 싶어합니다. ” – 로버트 케어 박사

[그림 2] 기후를 고려하여 신규 사업들을 평가해야한다는 선언서에 오스트레일리아 엔지너어 1천 여 명이 서명했다. (사진 : Raymond Warren/Alamy)

오스트레일리아 국경 없는 엔지니어’(Engineers Without Borders Australia)는 매년 훈련과정을 통해 1만 여 명의 대학생들과 교류하고 있다. 이 조직의 의장인 개빈 블래키(Gavin Blakey)는 젊은 엔지니어들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미래의 엔지니어링 인력을 활발하게 만들어가는 우리 조직에서 보기에는, 지구 환경문제에서 엔지니어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는 학생들과 전문가들의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 블래키 의장
브래드만 리크루트(Bradman Recruitment) 대표인 마이클 그린에 따르면, 참여할 사업을 주의깊게 결정하는 회사를 엔지니어들이 선호한다고 한다.

“기업들은 직원을 구할 때 점점 더 어려움이 많아질 겁니다. 특히 젊은 인력들을 구하려고 할 때 그렇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기후위기 개념이 등장하면서 이것이 사람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운좋게 재생가능에너지 분야에서 전문적인 기술을 가지게 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아마 그런 기술이 없는 회사보다 직원을 구하기가 훨씬 더 좋을 겁니다.” – 마이클 그린

다음주에도 환경활동가들이 엔지니어링회사인 GHD를 압박하기 위해 시위할 예정이다. GHD는 카마이클과의 사업 여부를 아직 최종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GHD는 십 여 년 동안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아다니를 위해 컨설팅을 해왔고 계약 대행을 해왔다. 웹사이트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12월로 GHD와 아다니의 계약이 끝난다. 그러나 계약을 연장할지 여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케어 박사에 따르면 환경문제와 관련해 논란이 있는 사업을 수주하는 업체들은 직원들의 “반란”을 겪을 수 있다고 한다. “GHD는 어떤 방향이든지 결정을 내려야할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인류 공동체와 기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업은 하지 않겠다고 말하기 위해서 우리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 로버트 케어 박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거리를 남긴 기업인 아룹(Arup)도 이번 엔지니어 선언에 서명했다. 12조항으로 된 이 선언은 말머리에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65%가 토목 엔지니어들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며, 저탄소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일할 것이라고 서약한다.

“엔지니어들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사업을 할지 그 사업을 어떻게 할지 결정할 수 있으며, 복잡한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연구와 혁신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피터 참리(Peter Chamley), 아룹 오스트레일리아 이사장

[그림 3]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를 지은 아룹 그룹도 이번 엔지니어 선언에 참여했다. 사진은 1966년 당시 시공 중인 오페라 하우스. 1957~1973년 건설. 오베 아룹(Ove Arup, 설계 엔지니어)이 처음부터 완공까지 건축가 Jørn Utzon과 함께 설계하고 시공했다. (사진 : the Guardian)

The Guardian. 2019. 10. 21. Ben Smee.
원문보기 : “Leading Australian engineers turn their backs on new fossil fuel projects”
번역, 편집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