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산비료 부족과 식량위기

현대농업에서 질소와 인산 비료는 필수적이다. 공기 중의 80%를 차지하는 질소와는 달리 인산 비료의 원료가 되는 인광석은 유한한 자원이며, 몇 나라에 집중적으로 매장되어 있어 정치적인 영향을 크게 받는다.

현재 속도로 인산염을 사용할 경우 앞으로 몇 십 년 내에 고갈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폐수와 각종 산업폐기물을 재활용하거나 인산염을 잘 흡수하는 식물을 개발하는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가디언. 2019년 9월 6일. Damian Carrington. Environment editor.
원문 보기 : “Phosphate fertiliser ‘crisis’ threatens world food supply”


전세계적으로 “인산염 위기가 임박”했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해왔다. 인산염은 식량생산에 있어 필수적인 비료이다. 

인산염은 지구상의 모든 생물에게 필수적인 광물이며, 경작지에 대량으로 투입된다. 그러나 인광석(rock phosphate)는 유한한 자원이며, 세계 최대 생산국들은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어, 인광석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은 나라들에게는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지난 50년 동안 인산염 사용량은 4배로 증가했다. 또한 인산염 고갈 시기는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 수요량에 대한 새로운 분석들이 나오고 있고, 몇몇 과학자들은 수 십 년 내에 고갈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산염과 질소가 없으면 인류가 생산해내는 식량은 그 양이 절반으로떨어질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그나마 질소는 대기 중의 거의 8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는 무한하다. 

“인산염 공급은 사실 매우 중대한 문제입니다.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따라서 식량도 더 필요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 마틴 블랙웰, 영국 농업연구센터. (Martin Blackwell. Rothamsted Research)

블랙웰에 따르면, 현재의 추세로 계속 인산염을 사용하게 되면 다음 세대에 여러 나라들이 인산염 부족을 겪게 된다. 여기에는 미국, 중국, 인도 등의 나라들이 포함된다.

모로코와 모로코가 점유하고 있는 서부 사하라 지역의 인산염 보유량은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많으며, 그 다음으로 중국과 알제리아와 시리아의 매장량이 많다. 이들을 모두 합하면 전세계 인산염 매장량의 80% 이상이 된다.

[그림 1] 전세계 최대 매장지(총 700억 톤) 중 80%가 모로코와 서부 사하라, 중국, 알제리아, 시리아, 브라질 5개국에 위치하고 있다. (출처 : The Guardian)

“몇 년 지나면 인산염 공급권을 가지고 식량 생산을 제어하려는 몇몇 나라들이 정치적 이슈로 사용하려고 할 것입니다.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해야합니다. 이제 정신을 차려야합니다. 인산염 문제는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슈입니다.” – 블랙웰

마틴 판 이터숨 교수(Partin van Ittersum, 네덜란드 Wageningen대학)는 인산염이 고갈되기 전에 문제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한다. “인산염이 고갈되기 전에 값이 훨씬 더 비싸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해결 방법들로는 하수와 분뇨와 도축 폐기물 등을 재활용하는 방법, 토양으로부터 인산염을 더 효율적으로 흡수하는 새로운 식물을 개발하는 것, 인산비료를 과다 사용하지 않도록 토양질을 관리하는 것 등이 있다.

경작지에 인산비료를 너무 많이 뿌리면, 작물이 이용하고 남은 인산염은 그냥 낭비될 뿐만 아니라 강과 바다로 흘러가 심각한 오염을 일으킨다. 2015년 사이언스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인산염으로 인한 오염(부영양화)은 기후변화와 맞물려 지구가 겪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들 중의 하나이다.

저널 Frontiers of Agricultural Science & Engineering에 실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세계 식량 생산을 위해 인산비료를 계속 공급해야하는 현재 시스템은 더 이상 불가능할 것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인산염을 공급할 수 있는 남은 연한 추정치가 최근 3년 만에 300년에서 259년으로 41년 감소했다. 이런 속도로 공급 가능 연한 추정치가 계속 감소한다면 2040년이면 완전히 고갈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쓰고 있다.

[그림 2] 인구가 가장 많은 3개국의 경우, 현재 속도로 계속 생산할 경우 23~37년 후면 인산염은 고갈된다.(출처 : The Guardian)

“이런 시나리오대로 진행되지는 않겠지만, 전지구적으로 인산염 거래와 사용 행태에 근본적이고 즉각적인 변화가 필요하며 인산염 재활용 노력이 매우 필요하다는 것이 핵심임을 우리의 연구가 말해주고 있다. 특히 중국, 인도, 미국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이들 3개국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이고, 인산염을 이용해 식량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2014년 유럽의회는 인산염을 “핵심적인 원료”(critical raw material)로 지정했다.이는 공급과 관련하여 중대한 위기가 있을 수 있는 핵심적인 자원이라는 뜻이다. 유럽연학 국가들 중 핀란드의 경우에만 사용가능한 매장량이 있을뿐, 다른 나라들은 모두 모로코, 알제리아, 러시아, 이스라엘과 요르단에서 수입한다. 유럽의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역들에 자원을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상업적으로 거래되는 인산비료는 1842년 로탐스테드(Rothamsted research)에서 동물뼈를 황산에 녹여 처음으로 만들었다. 블랙웰(Blackwell)과 그의 동료들은 대안적인 인산염 공급을 위해 계속 연구했다.

이들은 뼈, 뿔, 혈액과 기타 도축 폐기물들을 인산염 비료에 넣어 실험했고, 연구 결과물들이 기존의 비료만큼 혹은 더 좋은 비료가 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이 연구를 수행한 블랙웰에 따르면, 이 공정을 통해 영국에서 필요로 하는 양의 15~25% 정도 공급할 수 있다. 인산염 비료로 만들 수 있는 또 다른 가능한 원료로는 하수가 있다. 템즈강 관리국은 2013년에 하수를 이용해 비료를 만드는 공정을 시작했다.

[그림 3] 템즈강 관리국에서 하수로 만든 인산비료. 관계자는 ‘진주를 수확’한다고 은유적으로 표현한다.(출처 : The Guardian)

판 이터숨(Van Ittersum)에 따르면 동물과 인간에게서 나오는 부산물과 폐기물을 재활용하여 인산염을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이지만, 새로운 기술이 정착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이러한 과정이 작물에 오염이나 감염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을 검증해야 한다.

사용량을 줄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블랙웰은 말한다. 현장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들은 작물이 필요로 하는 정확한 인산비료의 양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충분히 많이 뿌릴 수 밖에 없고 결국 인산염은 과잉 상태가 된다.

토양에 있는 인산염 대부분은 유기분자에 결합돼있어서 작물이 이용하기 어렵다. 어떤 식물들은 이러한 유기분자들의 결합을 깨는 산성물질과 효소를 생산하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이렇게 인산염을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식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유전자 변형을 이용하고 있다. 판 이터숨에 따르면, 인산염을 더 효율적으로 흡수하는 작물을 길러내는 데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급히 이러한 연구를 해야한다.

인산염 연구의 권위자인 마리사 드 보어(Marissa de Boer)는 이렇게 말한다. 대중이 인산염 문제를 모른다는 것은 이 이슈가 “알려지지 않은” 환경 위기라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인산염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면서 그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드 보어는 인산염 재활용 기술 개발을 위해 유럽의회 5년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으며 현재 SusPhos를 운영한다. 서스포스는 오폐수, 음식쓰레기, 산업폐기물 등으로부터 인산염을 추출하여 비료로 상업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이다.

드 보어에 따르면, 이 기술이 성공한다면 재활용되는 인산염의 양은 네덜란드 수요량 정도 될 수 있다. “사람들이 계속 화장실에 가고 오폐수 처리가 중앙집중화된다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인산염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4] 인산비료의 원료가 되는 처리전 인산염. 서부 사하라. (출처 : The Guardian/AFP/Getty Images)



가디언. 2019년 9월 6일. Damian Carrington. Environment editor.
원문 보기 : “Phosphate fertiliser ‘crisis’ threatens world food supply”

2019년 9월 11일
번역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