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리에 변환 초급 1
작성자
자연사랑
작성일
2020-02-17 16:14
조회
11391
1.
세상으로부터 우리는 수많은 정보를 얻습니다. 그 정보는 어떻게 우리에게 다다를까요?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혀로 맛을 보고 손으로 만져 보아야 합니다. 그 중 화학물질을 통한 후각이나 미각과 달리 시각과 청각은 빛과 소리라는 신호를 통해 정보를 전해 줍니다.
이 신호들이 무엇이고 어떻게 오는지 알아내는 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이 바로 푸리에 변환입니다.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 제4장은 양자역학 이야기를 하면서 다소 뜬금없이 푸리에 변환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 내용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푸리에 변환이 무엇인지 알아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2.
양자역학은 힐버트 공간이라는 추상적인 수학이론을 사용합니다. 좀 복잡하긴 하지만, 대략 말하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뉴턴 이래 300년 넘게 착실하게 발전해 온 고전역학에서는 세상의 모든 변화를 '상태'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하고 이해하고 예측합니다.
'상태'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그것이 어디로 "튈" 것인가 하는 두 가지로부터 정해집니다. 이것이 곧 '위치'와 '운동량'입니다. 실상 이 개념을 매우 체계적이고 엄밀하게 구성한 것은 윌리엄 로원 해밀턴이라는 아일랜드의 수학자였습니다. 19세기 전반부에 활동했습니다.
그런데 양자역학은 그러한 접근이 적절하지 않음을 밝혀냈습니다. (위치, 운동량)으로 상태를 정할 수 있다는 오래된 믿음이 바뀌었습니다. (이 문제는 나중에 더 깊이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대신 힐버트 공간이라 부르는 추상적인 수학적 집합의 원소로 상태를 나타냅니다. 이것이 곧 '벡터'입니다. 아하, 이전에 나왔던 3차원 벡터, 4차원 벡터 이야기인가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이전에 나온 벡터로는 상태를 나타내지 못합니다. 위치와 운동량도 3차원 벡터로 표현되는데, 상대성이론으로 가면 4차원 위치와 4차원 운동량이 필요했습니다. 네 번째 위치가 곧 시간이고 네 번째 운동량이 곧 에너지였습니다.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벡터는 이런 것과 성격이 다릅니다. 하필 같은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은 역사적 우연성 같은 것이지만, 사실 그 밑에 깔려 있는 근본개념을 보면 같은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적절합니다.
지금 쓰고 있는 내용은 양자역학에 대한 표준적인 접근입니다. 대상의 상태를 힐버트 공간이라 부르는 벡터공간의 벡터로 나타낸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세계에 대한 정보는 어떻게 얻는가 하면, 그것을 '물리량'이라 부릅니다. 물리학이라는 자연철학은 세계에 대한 정보를 모두 '수'라는 형태로 받아들이기로 작정한 세계관입니다.
양자역학에서 '물리량'은 상태와 상태를 연결해 주는 어떤 수학적 장치로 표현합니다. 이것을 '연산자'라 부릅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힐버트 공간에서 작용하는 연산자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아무 연산자나 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수반 연산자만 물리량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나아가는 표준적인 탐방로는 사실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상당한 등산장비를 갖추어야 하고 평소 운동도 열심히 해서 험난한 지형을 넘어설 수 있도록 지구력과 순발력을 키워 두어야 합니다. 양자역학과 관련된 분야를 전공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피곤한 탐방로입니다.
3.
장회익 선생님이 독창적으로 제안하시는 세 번째 탐방로는 '푸리에 변환'이라는 것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실상 이러한 접근은 거의 아무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푸리에 변환'이라는 게 도대체 무엇인지 차근차근 살펴보기로 합니다.
시각과 청각뿐 아니라 기계가 외부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이는 가장 근본적인 경로는 다름 아니라 '신호(시그널)'입니다. 시각은 빛이라는 파동이 가져다 주는 신호를 분석하는 것이고, 청각은 음파가 가져다 주는 신호를 분석하는 것입니다. 텔레비전은 송신국에서 보낸 전파를 신호로서 수신하고 이를 분석하여 화면에 내보냅니다.
전화기는 유선이든 무선이든 발화자가 낸 목소리를 전화기가 신호로 받아들이고 그 신호를 분석하여 다시 전파(주로 마이크로파)라는 방식을 이용하여 기지국으로 보냅니다. 이것도 신호입니다. 기지국은 그 신호를 분석하여 다시 수화자에게 전파로 보냅니다. 수화자가 가지고 있는 전화기는 그 전파를 신호로 받아들인 뒤 분석하여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음파로 변환합니다. 그 뒤에 그 음파는 다시 신호가 되어 사람의 귀로 들어갑니다. 청각세포들이 그 음파 신호를 분석하여 뇌로 보냅니다. 뇌의 뉴런들까지 가는 것도 신호입니다.
컴퓨터의 작동도 마찬가지입니다. 키보드의 단추를 누르면 그것이 신호가 되어 컴퓨터의 CPU 회로로 전해집니다. 이전에는 유선을 많이 썼지만 무선 키보드라면 중간에 블루투쓰니 뭐니 하는 신호방식을 씁니다. CPU (Central Processing Unit)은 그렇게 들어온 신호를 다시 적절하게 배분해 줍니다. 일부는 키보드 근처에 있는 모니터에 화상 신호로 보내주고, 일부는 인터넷 선(LAN 선)을 통해 전 지구상에 깔려 있는 (물론 북반구에 더 집중되어 있습니다만) 인터넷 망을 통해 내보냅니다.
외부로 간 신호는 다시 다른 사람(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사용자)의 컴퓨터 LAN 선에 신호로 들어갑니다. 그 신호는 다시 .... 비슷한 과정으로 화면에 신호를 보여줍니다.
제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상황을 이렇게 '신호'라는 개념으로 모두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글을 쓰는 동기나 글의 내용이나 의미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이 모든 것이 신호입니다.
4.
신호를 보내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분석'이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한국어로 '분석'이라고 쓴 것은 analysis입니다. 업계에서는 '해석'이란 말이 더 많이 사용됩니다.
'해석'은 언어와 언어 사이의 번역이란 의미도 있고, 형식적으로 표현된 암호문이나 기호나 표식의 의미를 알아내는 과정이란 의미도 있습니다. 이것은 한자로 解釋이라 씁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말하는 '해석'은 신호를 쪼개고 풀어서 그 내용을 밝힌다는 의미의 解析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사유의 방법으로 말했던 '아날뤼시스 ἀνάλυσις'가 라틴어로 '아날리시스 analysis'가 되고 유럽어에서 'analysis'가 되었습니다. 철학 분야에서는 '분석 分析'이란 용어를 훨씬 많이 쓰는데, 어쩌다 보니 수학이나 공학에서는 이것을 다 '해석 解析'이라 부릅니다.
5.
신호의 해석에서 대표적인 것이 바로 푸리에 해석입니다.
아름다운 선율을 듣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공학자들은 그 선율을 진동수(주파수)로 해석(분석)합니다.
아래 그림이 가장 쉽게 설명되어 있어서 가져왔습니다.
선율은 실상 음파이고 음파는 파동의 일종입니다. 파동(波動 wave)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공간 속에서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것이 움직여 가는 것을 가리킵니다. 파동은 다루기가 좀 불편하기 때문에, 위치를 고정시켜서 특정 위치에서 신호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것만을 보기로 합니다. 대신 시간은 그대로 살립니다.
다시 말해 시간이 흐름에 따라 특정 위치에서 신호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것을 보는 것인데 이것을 진동(振動 떨림 oscillation)이라 부릅니다.
이전에 보았던 용수철 진동과 근본적으로 같습니다.
(그림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Oscillation
이것을 그래프로 그리면 바로 삼각함수가 됩니다. 삼각함수가 왜 그토록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지 납득이 되시나요?
삼각함수는 진동 중에서 가장 깔끔하고 깨끗하고 조화롭고 명료하고 단순한 진동입니다. 그래서 이를 '단순 조화진동(어울림 떨개 simple harmonic oscillation)'라 부릅니다.
세상은 그보다는 훨씬 복잡하죠. 그런데 놀랍게도 복잡한 진동들을 단순한 진동들이 합해져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19세기 초의 어느 자연철학자가 갑자기 깨달았습니다.
그 자연철학자의 이름은 장 바티스트 조제프 푸리에(Joseph Fourier 1768-1830)입니다. 18세기-19세기 프랑스의 수학자 및 물리학자라고 흔히 소개됩니다만, 그 이력은 아주 독특합니다. (이 내용은 따로 글을 올리겠습니다.)
6.
가령 아래 그림처럼 100헤르츠, 200헤르츠, 300헤르츠의 세 진동이 합해지면 다소 복잡한 진동이 됩니다. (엄밀하게는 '파동'은 아니지만, 일상적으로는 그냥 '파동'이라 부릅니다.)
(그림 출처: Fourier Analysis and Its Role in Hearing Aids)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그래프의 수평축) 진동의 세기는 들쭉날쭉해서 어떤 것이 들어 있는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만일 시간이 아니라 진동수를 그래프의 수평축에 둔다면 어떻게 될까요? 놀랍게도, 아니 놀랍지 않게도, 그래프는 아주 단순한 모습이 됩니다.
(그림 출처: Fourier Analysis and Its Role in Hearing Aids)
위 그림의 첫 번째나 두 번째 경우처럼 조화진동(어울림 떨개)가 하나 있다면, 그 진동수는 단 하나이겠고, 다른 곳은 세로축의 값이 모두 0인데, 그 진동수에 대해서만 뾰족하게 튀어나오는 모양이 됩니다.
이 둘을 합하면 시간 축에 대해서는 조금 복잡한 모습이 되지만, 진동수 축에 대한 그래프는 뾰족한 부분이 두 개 있는 간단한 모양이 됩니다.
이제 아무리 복잡해 보이는 신호라 해도 시간에 대한 진동 대신 진동수에 대한 것으로 '분석(해석)'하면 그 신호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쉽게 쪼개어 갈라낼 수 있습니다.
(그림 출처: Fourier Analysis and Its Role in Hearing Aids)
바로 이것이 '푸리에 해석 Fourier analysis'입니다. 이 때 시간에 대한 그래프를 진동수에 대한 그래프로 바꾸어 주는 작업을 '푸리에 변환 Fourier transform'이라 부릅니다.
(그림 출처: Fourier Analysis of 1-D Sound Stimulus)
7.
요약하면, 세상의 모든 정보는 원론적으로 다 신호로 주어집니다. 그 신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분석' 또는 '해석'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푸리에 해석'입니다.
푸리에 해석은 그 어떤 복잡한 신호라도 실상은 단순한 조화진동들이 합해진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단순 조화진동은 삼각함수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단순 조화진동들의 차이는 삼각함수 각에 포함되는 시간 좌표의 계수의 차이입니다. 말로 쓰면 무슨 말인지 아리송해집니다. 수식으로 쓰면 다음과 같습니다.
$$f(t)= A_1 \sin(\omega_1 t) + A_2 \sin(\omega_2 t) + A_3 \sin(\omega_3 t) + \cdots $$
여기에서 $A_1, A_2, A_3, \cdots$를 진폭이라 부르고 $\omega_1 , \omega_2 , \omega_3 , \cdots$를 진동수라 부르는데, 그 이름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시간'으로 나타내면 복잡해 보이는 것도 '진동수'로 나타내면 단순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진동수'를 장회익 선생님은 '맞-시간'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영어로는 reciprocal time쯤에 해당하는데, '역시간'이라고 하면 좀 안 맞고 마땅한 이름이 없습니다. 저는 마주 본다는 의미로 '마주시간'로 불러도 좋을 것 같은데, 여하간 장회익 선생님은 '맞-시간'이란 용어를 만드셨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215쪽에서 $(x, t)$와 마주 보는 $(k, \omega)$를 '맞-공간'이라 부르자고 제안하신 것인데, 시간에 국한시키면 '맞-시간'이 될 터입니다.)
세상으로부터 우리는 수많은 정보를 얻습니다. 그 정보는 어떻게 우리에게 다다를까요?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혀로 맛을 보고 손으로 만져 보아야 합니다. 그 중 화학물질을 통한 후각이나 미각과 달리 시각과 청각은 빛과 소리라는 신호를 통해 정보를 전해 줍니다.
이 신호들이 무엇이고 어떻게 오는지 알아내는 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이 바로 푸리에 변환입니다.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 제4장은 양자역학 이야기를 하면서 다소 뜬금없이 푸리에 변환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 내용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푸리에 변환이 무엇인지 알아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2.
양자역학은 힐버트 공간이라는 추상적인 수학이론을 사용합니다. 좀 복잡하긴 하지만, 대략 말하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뉴턴 이래 300년 넘게 착실하게 발전해 온 고전역학에서는 세상의 모든 변화를 '상태'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하고 이해하고 예측합니다.
'상태'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그것이 어디로 "튈" 것인가 하는 두 가지로부터 정해집니다. 이것이 곧 '위치'와 '운동량'입니다. 실상 이 개념을 매우 체계적이고 엄밀하게 구성한 것은 윌리엄 로원 해밀턴이라는 아일랜드의 수학자였습니다. 19세기 전반부에 활동했습니다.
그런데 양자역학은 그러한 접근이 적절하지 않음을 밝혀냈습니다. (위치, 운동량)으로 상태를 정할 수 있다는 오래된 믿음이 바뀌었습니다. (이 문제는 나중에 더 깊이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대신 힐버트 공간이라 부르는 추상적인 수학적 집합의 원소로 상태를 나타냅니다. 이것이 곧 '벡터'입니다. 아하, 이전에 나왔던 3차원 벡터, 4차원 벡터 이야기인가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이전에 나온 벡터로는 상태를 나타내지 못합니다. 위치와 운동량도 3차원 벡터로 표현되는데, 상대성이론으로 가면 4차원 위치와 4차원 운동량이 필요했습니다. 네 번째 위치가 곧 시간이고 네 번째 운동량이 곧 에너지였습니다.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벡터는 이런 것과 성격이 다릅니다. 하필 같은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은 역사적 우연성 같은 것이지만, 사실 그 밑에 깔려 있는 근본개념을 보면 같은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적절합니다.
지금 쓰고 있는 내용은 양자역학에 대한 표준적인 접근입니다. 대상의 상태를 힐버트 공간이라 부르는 벡터공간의 벡터로 나타낸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세계에 대한 정보는 어떻게 얻는가 하면, 그것을 '물리량'이라 부릅니다. 물리학이라는 자연철학은 세계에 대한 정보를 모두 '수'라는 형태로 받아들이기로 작정한 세계관입니다.
양자역학에서 '물리량'은 상태와 상태를 연결해 주는 어떤 수학적 장치로 표현합니다. 이것을 '연산자'라 부릅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힐버트 공간에서 작용하는 연산자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아무 연산자나 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수반 연산자만 물리량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나아가는 표준적인 탐방로는 사실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상당한 등산장비를 갖추어야 하고 평소 운동도 열심히 해서 험난한 지형을 넘어설 수 있도록 지구력과 순발력을 키워 두어야 합니다. 양자역학과 관련된 분야를 전공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피곤한 탐방로입니다.
3.
장회익 선생님이 독창적으로 제안하시는 세 번째 탐방로는 '푸리에 변환'이라는 것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실상 이러한 접근은 거의 아무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푸리에 변환'이라는 게 도대체 무엇인지 차근차근 살펴보기로 합니다.
시각과 청각뿐 아니라 기계가 외부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이는 가장 근본적인 경로는 다름 아니라 '신호(시그널)'입니다. 시각은 빛이라는 파동이 가져다 주는 신호를 분석하는 것이고, 청각은 음파가 가져다 주는 신호를 분석하는 것입니다. 텔레비전은 송신국에서 보낸 전파를 신호로서 수신하고 이를 분석하여 화면에 내보냅니다.
전화기는 유선이든 무선이든 발화자가 낸 목소리를 전화기가 신호로 받아들이고 그 신호를 분석하여 다시 전파(주로 마이크로파)라는 방식을 이용하여 기지국으로 보냅니다. 이것도 신호입니다. 기지국은 그 신호를 분석하여 다시 수화자에게 전파로 보냅니다. 수화자가 가지고 있는 전화기는 그 전파를 신호로 받아들인 뒤 분석하여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음파로 변환합니다. 그 뒤에 그 음파는 다시 신호가 되어 사람의 귀로 들어갑니다. 청각세포들이 그 음파 신호를 분석하여 뇌로 보냅니다. 뇌의 뉴런들까지 가는 것도 신호입니다.
컴퓨터의 작동도 마찬가지입니다. 키보드의 단추를 누르면 그것이 신호가 되어 컴퓨터의 CPU 회로로 전해집니다. 이전에는 유선을 많이 썼지만 무선 키보드라면 중간에 블루투쓰니 뭐니 하는 신호방식을 씁니다. CPU (Central Processing Unit)은 그렇게 들어온 신호를 다시 적절하게 배분해 줍니다. 일부는 키보드 근처에 있는 모니터에 화상 신호로 보내주고, 일부는 인터넷 선(LAN 선)을 통해 전 지구상에 깔려 있는 (물론 북반구에 더 집중되어 있습니다만) 인터넷 망을 통해 내보냅니다.
외부로 간 신호는 다시 다른 사람(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사용자)의 컴퓨터 LAN 선에 신호로 들어갑니다. 그 신호는 다시 .... 비슷한 과정으로 화면에 신호를 보여줍니다.
제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상황을 이렇게 '신호'라는 개념으로 모두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글을 쓰는 동기나 글의 내용이나 의미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이 모든 것이 신호입니다.
4.
신호를 보내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분석'이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한국어로 '분석'이라고 쓴 것은 analysis입니다. 업계에서는 '해석'이란 말이 더 많이 사용됩니다.
'해석'은 언어와 언어 사이의 번역이란 의미도 있고, 형식적으로 표현된 암호문이나 기호나 표식의 의미를 알아내는 과정이란 의미도 있습니다. 이것은 한자로 解釋이라 씁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말하는 '해석'은 신호를 쪼개고 풀어서 그 내용을 밝힌다는 의미의 解析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사유의 방법으로 말했던 '아날뤼시스 ἀνάλυσις'가 라틴어로 '아날리시스 analysis'가 되고 유럽어에서 'analysis'가 되었습니다. 철학 분야에서는 '분석 分析'이란 용어를 훨씬 많이 쓰는데, 어쩌다 보니 수학이나 공학에서는 이것을 다 '해석 解析'이라 부릅니다.
5.
신호의 해석에서 대표적인 것이 바로 푸리에 해석입니다.
아름다운 선율을 듣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공학자들은 그 선율을 진동수(주파수)로 해석(분석)합니다.
아래 그림이 가장 쉽게 설명되어 있어서 가져왔습니다.
선율은 실상 음파이고 음파는 파동의 일종입니다. 파동(波動 wave)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공간 속에서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것이 움직여 가는 것을 가리킵니다. 파동은 다루기가 좀 불편하기 때문에, 위치를 고정시켜서 특정 위치에서 신호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것만을 보기로 합니다. 대신 시간은 그대로 살립니다.
다시 말해 시간이 흐름에 따라 특정 위치에서 신호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것을 보는 것인데 이것을 진동(振動 떨림 oscillation)이라 부릅니다.
이전에 보았던 용수철 진동과 근본적으로 같습니다.
(그림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Oscillation
이것을 그래프로 그리면 바로 삼각함수가 됩니다. 삼각함수가 왜 그토록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지 납득이 되시나요?
삼각함수는 진동 중에서 가장 깔끔하고 깨끗하고 조화롭고 명료하고 단순한 진동입니다. 그래서 이를 '단순 조화진동(어울림 떨개 simple harmonic oscillation)'라 부릅니다.
세상은 그보다는 훨씬 복잡하죠. 그런데 놀랍게도 복잡한 진동들을 단순한 진동들이 합해져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19세기 초의 어느 자연철학자가 갑자기 깨달았습니다.
그 자연철학자의 이름은 장 바티스트 조제프 푸리에(Joseph Fourier 1768-1830)입니다. 18세기-19세기 프랑스의 수학자 및 물리학자라고 흔히 소개됩니다만, 그 이력은 아주 독특합니다. (이 내용은 따로 글을 올리겠습니다.)
6.
가령 아래 그림처럼 100헤르츠, 200헤르츠, 300헤르츠의 세 진동이 합해지면 다소 복잡한 진동이 됩니다. (엄밀하게는 '파동'은 아니지만, 일상적으로는 그냥 '파동'이라 부릅니다.)
(그림 출처: Fourier Analysis and Its Role in Hearing Aids)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그래프의 수평축) 진동의 세기는 들쭉날쭉해서 어떤 것이 들어 있는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만일 시간이 아니라 진동수를 그래프의 수평축에 둔다면 어떻게 될까요? 놀랍게도, 아니 놀랍지 않게도, 그래프는 아주 단순한 모습이 됩니다.
(그림 출처: Fourier Analysis and Its Role in Hearing Aids)
위 그림의 첫 번째나 두 번째 경우처럼 조화진동(어울림 떨개)가 하나 있다면, 그 진동수는 단 하나이겠고, 다른 곳은 세로축의 값이 모두 0인데, 그 진동수에 대해서만 뾰족하게 튀어나오는 모양이 됩니다.
이 둘을 합하면 시간 축에 대해서는 조금 복잡한 모습이 되지만, 진동수 축에 대한 그래프는 뾰족한 부분이 두 개 있는 간단한 모양이 됩니다.
이제 아무리 복잡해 보이는 신호라 해도 시간에 대한 진동 대신 진동수에 대한 것으로 '분석(해석)'하면 그 신호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쉽게 쪼개어 갈라낼 수 있습니다.
(그림 출처: Fourier Analysis and Its Role in Hearing Aids)
바로 이것이 '푸리에 해석 Fourier analysis'입니다. 이 때 시간에 대한 그래프를 진동수에 대한 그래프로 바꾸어 주는 작업을 '푸리에 변환 Fourier transform'이라 부릅니다.
(그림 출처: Fourier Analysis of 1-D Sound Stimulus)
7.
요약하면, 세상의 모든 정보는 원론적으로 다 신호로 주어집니다. 그 신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분석' 또는 '해석'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푸리에 해석'입니다.
푸리에 해석은 그 어떤 복잡한 신호라도 실상은 단순한 조화진동들이 합해진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단순 조화진동은 삼각함수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단순 조화진동들의 차이는 삼각함수 각에 포함되는 시간 좌표의 계수의 차이입니다. 말로 쓰면 무슨 말인지 아리송해집니다. 수식으로 쓰면 다음과 같습니다.
$$f(t)= A_1 \sin(\omega_1 t) + A_2 \sin(\omega_2 t) + A_3 \sin(\omega_3 t) + \cdots $$
여기에서 $A_1, A_2, A_3, \cdots$를 진폭이라 부르고 $\omega_1 , \omega_2 , \omega_3 , \cdots$를 진동수라 부르는데, 그 이름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시간'으로 나타내면 복잡해 보이는 것도 '진동수'로 나타내면 단순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진동수'를 장회익 선생님은 '맞-시간'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영어로는 reciprocal time쯤에 해당하는데, '역시간'이라고 하면 좀 안 맞고 마땅한 이름이 없습니다. 저는 마주 본다는 의미로 '마주시간'로 불러도 좋을 것 같은데, 여하간 장회익 선생님은 '맞-시간'이란 용어를 만드셨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215쪽에서 $(x, t)$와 마주 보는 $(k, \omega)$를 '맞-공간'이라 부르자고 제안하신 것인데, 시간에 국한시키면 '맞-시간'이 될 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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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사랑 | 2023.09.05 | 3 | 3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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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진리가 아니라 일종의 믿음의 체계 (2)
자연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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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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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이론의 공리적 구성
자연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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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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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사랑 | 2023.08.30 | 3 | 5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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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성이론의 형식체계와 그에 대한 해석의 문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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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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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으로 웃어 보아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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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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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 강독 모임] 소감입니다. (1)
neomay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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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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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얽힘과 태극도(음양도) 그리고 '양자 음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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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식 없이 술술 양자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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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9 강독 마무리 토론회 발표용 (2)
시지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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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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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Taste of Fourier Transforms and JPEG Compression
이 글 아주 재미있습니다. 푸리에 변환이란 걸 이용해서 어떻게 jpeg라는 그림 형식이 작동하는지, 예쁜 그림과 함께 설명하고 있습니다.
조제프 푸리에가 어떻게 이렇게 영민한 생각을 했는지 칭찬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The Math Trick Behind MP3s, JPEGs, and Homer Simpson’s Face
이 글에서도 푸리에 변환이 mp3, jpeg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쉽게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링크 둘 다 페이지가 사라졌어요. 그냥 확인하시면 좋을 것 같아 적습니다.
푸리에 변환 배우기 (An Interactive Guide To The Fourier Transform)
대학가면 이런것도 배우나요.. 고등학생인데 배워보고싶네요 현재의 알량한 지식으론 너무 어려워요ㅠㅠ
고맙습니다. ㅠ.ㅠ 이제 푸리에 변환 모르겠다고 하면 안되갔는데요. ^^;
상세하게 설명해주시느라 너무 고생이신 거 같아 죄송해요... ㅠ.ㅠ
2편도 곧 올리겠습니다. 근데 발등의 불을 아직... 그래도 어제 원고 하나 넘겼습니다. ㅠㅠ
이 얘기를 빠뜨렸네요. 제가 귀가 예민해서 카페나 열차 안에서 바깥 소리가 상당히 거슬렸었습니다. 열차 안에서 시끄럽게 전화받는 사람도 점점 더 많아지고 있구요.
그러다나 몇 년 전에 Noise-Cancelling 기능이 있는 이어폰을 사게 되었습니다. 이것의 작동방식이 재미있습니다.
(1) 이어폰/헤드폰에 마이크가 달려 있습니다. 그 마이크로 주변의 소리를 신호로 잡아챕니다.
(2) 그 신호를 아주 빠르게 '푸리에 해석'에 넣습니다.
(4) 그렇게 분해하여 얻는 것을 놓고 정확히 반대로 된 음파를 만들어냅니다.
(5) 물결의 산과 골이 만나면 평평해지듯이, 파동은 위상이 반대인 것끼리 만나면 소위 '소멸간섭'이란 것을 해서 없어집니다.
(6) 그렇게 외부의 소음과 반대되는 새로운 음파를 외부의 소음과 함께 이어폰/헤드폰의 스피커로 내보냅니다.
(7) 결과는... 외부의 소음이 싸악 사라지고 원래 듣고 싶은 음악소리만 들립니다.
....라고 쓰면 좋겠지만, 아직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그렇게까지 좋지는 않습니다. 유선인 경우는 훨씬 성능이 좋은데, 카페나 열차에서 쓰려면 아무래도 유선은 불편하거든요. 게다가 이어폰으로는 귓바퀴로 듣는 소리는 감당이 안 됩니다. 그나마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으로 오래 덕을 보아서 몇 달 전에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을 샀는데, 정말 효과가 좋습니다.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헤드폰을 사용할 때마다 빠른 푸리에 해석을 생각하며 이걸 발명해낸 사람들이 대단하다 느끼고 있습니다.
대학시절 교수님께서 강의 도중 노이즈 캔슬링 솔루션 제대로 개발하면 대빅날 거라고…언젠가는 그런 기술이 상용화 될거라고 하셨던 게 기억납니다. 물론 아직은 완벽한 역함수 솔루션이 개발된 것 같지는 않지만.^^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에서 그렇게 복잡한 일이 이루어지고 있었군요.. ^^; 신기합니다.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이야기를 써 놓았습니다만, 솔직히 저는 구체적인 작동은 모릅니다. 이게 물리학과 출신의 한계일 겁니다. 물론 기본을 제대로 배웠으니까 조금 더 파고들면 어찌어찌 기술개발도 할 수 있겠지만, 이제는 세월이 많이 지나서 관심도 별로 없고 능력도 안 되고 있어서 ㅠㅠ 그래도 이렇게 물리학에 대한 자연철학적 사유에 빠져들 수 있어서 기쁩니다.
가령 구글 검색해 보면 mathlab이라는 계산언어를 써서 노이즈를 줄이는 방법을 설명해 놓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간단해 보입니다. https://bit.ly/2T4JGzp
검색 결과에는 머신 비전이라는 회사에서 기계로 영상을 감지하는 것(가령 디지털 카메라, CCTV, 블랙박스 등)에서 어떻게 Fast Fourier Transform (FFT)이 사용되는지 설명하고 있는 것도 있네요. https://blog.naver.com/laonple/220834097950
여기 올린 글에서 빠뜨린 것이 하나 있습니다. 사실 아주 중요한 문제이죠. 아무 신호든지 다 푸리에 해석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원론적으로 주기적인 신호만이 푸리에 해석이 가능합니다. 일반적인 비주기적 신호는 주기가 무한대인 것처럼 생각하여 수학적으로 쓸 수 있는데,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무한대가 나오는 순간 모든 수학적 기법들이 무척 복잡하고 정신없어지고 예외적인 상황들이 마구 들어오게 됩니다. 그래서 푸리에 해석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노력 속에서 힐버트 공간 이론 같은 것이 생겨났습니다. 실상 그보다 앞서서 바나흐라는 폴란드의 수학자가 만들어 놓은 독특한 이론이 더 연구가 많이 되었습니다.
다시 꼼꼼히 읽었습니다. 푸리에 해석, 푸리에 변환이 뭔지 쬐끔 더 알았습니다. ^^v (감동의 눈물이... ㅠ.ㅠ)
장회익샘의 책을 다시 읽고 이 글을 3독(&4독) 해야겠어요. 고맙습니다~ (질문도 하고 싶은데 아직 그정도는 안되네요. ㅎㅎㅎ)
눈물까지 흘리셨다니 기쁨의 눈물이... ^^ 이런 댓글, 무척 힘이 됩니다.
공부하는 데 진짜 도움 돼요(공부를 할 경우에 한해서요. -.-;)
다 이해는 못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이해가 되고 돌파구가 돼주기 때문에 한 걸음씩 떼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
다행입니다. 그런데 발제에 대한 제 의견은... 발제자가 모든 것을 소화하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어느 정도까지 소화한 만큼만 발제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자연철학'을 즐기면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까지' 하기도 힘들어요.. ㅠ.ㅠ 그래도 '역사지평' 부분은 몇 번을 봐도 너무 재밌어요~
ㅎㅎ 그렇다면 역사지평 이야기만 발제해도 되지 않을까요? 발제라는 게 원래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니까 말이죠. 저는 대학원 수업에서도 발제는 자기가 관심 있는 것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하곤 했습니다. 물론 발제 준비 과정에서 배우는 게 많긴 하지만 말이죠.
그래도 하는 데까지는 해봐야죠. (실은 위기입니다... -,-)
올려주신 글이랑 책이랑 번갈아 보면서 그래도 조금씩은 더 알아가고 있어요. 참으로 미미하지만요. ^^;
냉정하게 평가할 때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는 상당히 어려운 텍스트입니다. 알고 있어야 하는 배경지식의 폭도 아주 넓고 그냥 이야기 식으로 지나가기에는 테크니컬 디테일도 많습니다. 그래도 한번쯤은 제대로 이해하고 가는 것이 필요한 매우 중요한 관점들이라 믿습니다.
맞아요! 어렵습니다. ㅠ.ㅠ
4장 내용정리 첫 페이지에 나오는 첫 번째 수식도 서너번 읽고 나서야, 오백만 년 전 고등학교 때 배웠던 확률함수 생각을 떠올리고 찾아보고 나서야 겨우 조금 이해했어요.
그러니까 기대하는 경우가 나올 확률은 ∑(경우)x(경우의 수)=확률이니까,
211쪽의 수식도 이런 거죠? 위치 ?에 있을 확률은 (위치 x 확률), 그러니까 ∫(?) x (프사이*x프사이).
(뭔가 막 틀리게 쓴 기분이... 사실 아직 프사이*x프사이가 왜 확률인지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
사실 고등학교 때 확률통계 안배우기도 하고, 이과라도 그 파트는 몇 문제 안나오기 때문에 대충 배우기도 하거든요. 기대값이라는 단어도 쉽지는 않아요. 아.. 답답... ㅠ.ㅠ
#93번 글에 초보적인 확률 이론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원래 #83번 글의 일부로 이 얘기를 설명해 놓았었는데, 글이 길어져서 눈에 안 띈 모양입니다. #93번 글로 독립시켜서 조금 더 내용을 보충했습니다.
세계에 대한 정보는 어떻게 얻는가 하면, 그것을 '물리량'이라 부릅니다. 물리학이라는 자연철학은 세계에 대한 정보를 모두 '수'라는 형태로 받아들이기로 작정한 세계관입니다.
=> 이런 설명 너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