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팟캐스트 김상욱 양자역학편 후기
<월말 김어준> 팟캐스트의 부분에서 제가 의문을 가지는 부분의 녹취는 첨부파일에 올려놓았습니다. 유료 컨텐츠이고, 저작권이 있을 것이라서 질문에 필요한 부분만 했습니다.
>> 갸우뚱 하게 되는 의견1. "일단 관측이 뭐냐고 물어보셨는데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아직은 없다고 하는 게 맞아요. "
관측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입장이 이 모임의 세미나는 변별체에 조우하거나 공사건이 일어나는 것도 관측이며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입장인 것이다. 라고 이해한 것이 맞을까요?
>> 갸우뚱 의견2. 우리가 알파고의 수를 이해할 수가 없나요? 물론 컴맹인 분들은 그럴 수 있죠. 그것이 작동하는 알고리즘이 있고, 프로그래밍 언어가 있는데요. 우리는 왜 그걸 꼭 이해하나? 이해할 수 있나? 라고 말하는 것 보다는
우리는 알고리즘을 통해 어떠한 프로세스(수집,학습)를 거치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결과값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너무 많은 확률의 수가 있어서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 라고 해야하는 것은 아닐까요?
하이젠베르크가 행렬역학으로 위치를 모르지만 운동량은 알 수 있고, 위치를 알면 운동량을 알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되어 고전역학의 사유의 틀에 큰 타격이 되었고, 이것을 불확정성 원리라고 한다고 기억하는데요 (수식을 못푸니 그냥 그렇다고만...) 이것이 고전역학에서 양자역학으로 넘어오는 사건들의 하나 였고요.
그리고 우주의 "본질"이 불확실성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가요?
->인간의 일상 언어로 설명이 안된다.
->그러니 이해할 수 없다. 이해를 꼭 해야하나?
->불확정성이 우주의 본질이다.
음... 하이젠베르크의 사례로 양자역학의 본질은 불확정성이다라고 하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요. 우주의 본질이 불확정성이라 할 수 있는 것인가요?
(일상 언어로 40분의 방송 안에, 그것도 김어준이 계속 우스갯소리로 흐름을 끊는 와중에 하기는 어렵겠지만요. 나름 대화에 말리지 않고 고비를 잘 넘기는 것 같았습니다. ㅋ^^;;;;;)
>"예측은 가능하지만 너무 많은 확률의 수가 있어서 정확히 어떤 결과로 나올지 고전역학처럼 나오기는 어렵다." 라는 이야기와
>"이해할 수도 없고, 꼭 이해가 필요하냐? 그냥 받아들여라 우주의 본질은 불확정성이다." 라는 두 이야기는 다르지 않을까요?
>> 갸우뚱 의견4. 우리가 일상에서 체득된 시간,공간의 바탕관념이 일상을 토대로 하고 있어서 실제로 그것을 이해하지 않고 편의에 의해 만들어 쓰는 조작적 정의(온도계, 시계, 센치미터 같은 길이 단위)를 쓰고 있지만 실제로 이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서 알게된 4차원 시공간, 엔트로피로 규정하는 온도. 그것을 통해 이해하고 물리학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일상의 조작적 정의와 물리학적으로 알게된 이해는 다르다. 찾아보라거나... 하지 않고 그것을 이해 못한다. 꼭 이해를 해야하나? 라고 넘어가는 부분이 어딘가 불편하게 다가옵니다.
>>여기서 질문. 코펜하겐해석 vs 서울해석 닐스보어vs아인슈타인
양자역학의 서울해석은 파동도 아니고 입자도 아니다, 상태일 뿐이다.
변별체에 흔적을 남김으로서 상태가 변한다. 라고 이해하고 있는데요.
“겹실틈 실험의 경우 코펜하겐 해석은 어느 경로 정보(WPI)를 관찰하면 입자가 되고 그러지 않으면 파동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이와 달리 장회익 선생님의 접근에서는 전자와 변별체가 만나서(조우하여) 흔적을 남기는가 여부에 따라 상태가 전환되는 것으로 서술합니다.”
http://greenacademy.re.kr/자연철학-세미나?mod=document&uid=208
그러면 양자역학의 서울해석은 아인슈타인의 쪽에 가까운 어떤 실재성(입자는 아니고 어떤 실재, 사건을 야기하는 성향)을 가진다는 해석이라고 감히 이해해도 되는 것인가요? 양자역학의 서울해석파라 불리는 분들은 주로 어떤 분들인가요?
>> 갸우뚱 의견5. 빈 대학 연구소의 c-60 이중슬릿 실험에서 증명되었다는 "파동-입자 이중성"에 의하면 우리가 하나의 입자도 없는 공간에 있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진짜 하나의 전자도 입자도 없는 공간에 있다면 파동으로 될 수 있다는 것 같은데요.
그저 수학을 모르고 수집한 것들에 불과한 앎이지만... 양자중첩은 여러 곳에 있을 가능성을 가지는 것이지 한번에 여러곳에 존재한다는 것은 무리한 해석은 아닐까라고 생각하게 되는데요.
이 해석에서 사람들은 예수의 빵의 기적을 생각하거나, 매트릭스 영화의 네오라던가, 여러 공이 동시에 존재하다가 보는 순간 하나의 공이 되거나, 떨어져 있어도 어떤 것의 물질적 상태를 변경시킬 수 있다는 등의 상상이 가능해지는 것 같아요.
김어준의 양자역학 팟캐스트 이후에 요즘 유명한 유튜버 스튜디오 장삐쭈의 <슈뢰딩거의 치킨>이라는 영상이 있는데요. 내용은 사람들과 먹을 때 늘 한 조각이 남는데 상자를 열어보니 치킨이 하나 생기더라. 그래서 결국 치킨집을 차려서 상자를 열어서 주문이 들어오면 상자를 열어 하나씩 치킨을 꺼내서 계속 생산합니다. ㅋㅋㅋ
마지막 하나는 늘 남는다는 일상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과 상상력, 예수의 빵의 기적과, 양자역학의 신비해석이 양념치킨처럼 버물여 탄생한 웹 에니메이션이 아닐까 생각하며 (그래도 넘 재밌어요ㅜㅜ) 팟캐스트 후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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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유튜브 대담영상 "자연철학이야기" 녹취록 & 카툰 링크 모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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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스 | 2023.08.19 | 2 | 569 |
j님 (아마 jh님이겠죠?)의 의문은 정당합니다. 제대로 된 물리학자라면 측정이든 관측이든 그것의 의미와 중요성을 결코 무시하지 않습니다. 양자역학의 측정의 문제라는 것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난제로 남아 있지만, 다양한 시도와 학파와 주장들이 있습니다.
철학적 사유를 하지 않거나 이를 가볍게 여기는 물리학자 집단은 곧잘 "답이 있다" 또는 "답이 없다"라는 표현을 씁니다. 뉴턴 방정식을 풀어서 미사일의 궤적을 예측하는 일에서라면 "답이 없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겁니다. 그러나 양자역학에서 도대체 측정이란 무엇인가, 하는 근원적인 문제에는 어떤 의미에서도 '정답'이란 것이 있다거나 언젠가 인류의 역사에서 모두가 동의하는 '정답'에 도달할 거라고 믿는 것 자체가 넌센스입니다. 이것은 마치 우주의 끝이 있는가, 사후세계는 무엇인가 등과 같은 문제와도 유사한 면이 있어서, 약간 과장하면 사람마다 각자의 대답이 있는 문제라 하는 게 옳을 겁니다.
그런데 이 팟캐스트를 들은 건 아니지만, 전해 주신 것만으로 판단하면(그리고 그 동안 듣거나 이야기 나눈 것으로 미루어 짐작하면), 정답이 없다면서도 실상은 그 중 한 버전을 강하게 밀고 나갑니다. 불확실성이란 이름을 써서, 답을 잘 모르는 것이 본질적이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또 여기에서 강하게 나타나는 태도가 일반 대중에게 제대로 대답을 하기보다는 그냥 왜곡된 주장을 말하고 믿으라는 식의 태도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차차 더 의견을 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네 jh맞습니다^^
네 저의 문제 의식이 바로 말씀하신 부분입니다. 불확실성-이해 못할꺼야- 그냥 받아들여 라는 것이였습니다. 일반 직장인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 감사드립니다~ 저 리뷰를 올린 이유도 김어준의 파급력 때문이기도 하고요. 요즘 나무위키의 파급력도 대단해서... 검색에서 여러 관점을 접할 아카이브로서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리학을 비롯하여 철학이나 여러 개념적 학문에서 새로운 주장이 나오면, 그 주장을 나름대로 첨삭하여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거의 모든 시대에 있었습니다. 볼츠만이 엔트로피란 "특정 거시상태에 대응하는 미시상태의 수"라고 새로 제시한 뒤에도 엔트로피 개념을 왜곡하거나 확장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가령 열역학 법칙들을 확립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한 영국의 물리학자 윌리엄 톰슨(나중에 켈빈 경으로 작위를 받아서, 그 이름이 더 유명하죠)을 종교적으로 추앙하는 무리들이 있어서, 열역학 법칙들을 종교적 경전처럼 외우고 열적 종말로부터 해방시켜 달라는 식으로 기도를 한다고 합니다. https://zapatopi.net/kelvin/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더 진지하더군요)
양자역학은 더더욱 쉽게 이해할 문제가 아니라서 그만큼 더 왜곡과 과장이 심한 편입니다. 가방끈이 더 길수록 겸허한 자세를 갖추어야 하는 법인데, 물리학자들은 대체로 오만하고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것도 큰 문제입니다.
소위 '불확정성 원리'는 하이젠베르크를 유명하게 만든 이야기이지만, 양자역학의 형식체계 안에서는 이것이 거의 원리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에서도 상세하게 나온 것처럼 푸리에 변환에서 충족시켜야 할 부등식 중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에 '원리'가 아닙니다. 특히 독일어로는 Unbestimmtheit라는 용어를 써서 "확정(또는 결정)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로 제시되었는데, 이것이 영어로 번역되면서 uncertainty로 오역되었습니다. 이것을 '불확실성'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실상 하이젠베르크의 이름과 더불어 광범위하게 논의되어 온 이론적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 말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습니다. 직업상 물리학과 교수라 해도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50%는 족히 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와~ 구독하시는군요! 저는 맛보기만 들어봤어요. 슈뢰딩거의 치킨, 너무 웃기네요. ㅋ ^^; 이렇게 정리해주셔서 감사. 세미나 기대됩니다~
이거 들으려고 잠시 구독했어요. 한 달 무료거든요^^;;;
김어준 류의 팟캐스트는 어떤 진지한 이야기도 우스갯거리로 삼거나 음모론으로 이어지고 있어서 될수록 피하고 있긴 합니다만, 양자역학과 관련된 최근의 이야기는 무척 당혹스럽거나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우선 서둘러 몇 자 적습니다.
양자역학이든 상대성이론이든 어떤 새로운 과학이론이든 심지어 사회이론이든, 오랫동안 왜곡과 단순화와 과장의 문제를 겪었습니다. 그와 관련된 단행본도 여럿 있고, 그에 대한 상세한 철학적 및 역사적 분석도 꽤 있습니다.
양자역학의 왜곡의 대표적인 예는 프리초프 카프라가 포함된 "기본 피직스 그룹(Fundamental Fysiks Group)"입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Fundamental_Fysiks_Group입니다.
1970년대에 미국 서부 대학들 주변에서 몇몇 물리학자들과 철학자들이 이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Elizabeth Rauscher, George Weissmann,Fritjof Capra, John Clauser, Philippe Eberhard, Nick Herbert, Jack Sarfatti, Saul-Paul Sirag, Henry Stapp, Fred Alan Wolf
이분들 중에는 저명한 물리학자도 있고 철학자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신비주의와 불가지론으로 연결되는 양자물리학의 왜곡된 버전을 양산하는 주역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와 관련된 비판적 핵심들이 좀 복잡하고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이런 접근이 물리학이 아니라 그에 대한 해석 내지 견해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접근은 학자들 사이에 뿌리를 내리려 하기보다는 비전문가 집단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약간 왜곡해서 표현하면 비전문가 집단으로 침투했다고 말해도 되겠습니다. 이것이 이후 소위 신과학 운동(New Age Science)이란 이름으로 널리 퍼졌고, 특히 한국에서도 1980년대와 1990년대에 크게 융성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10여년 사이에 한국에서 몇몇 물리학자들이 퍼뜨리고 있는 양자역학 이야기는 "기본 피직스 그룹"의 왜곡된 해석과는 맥락이 크게 다릅니다. 신비주의를 넘어서서 물리학 자체에 대한 왜곡과 과장을 퍼뜨리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는 동기는 잘 모르겠지만, 물리학자로서 전혀 믿지 않을, 그리고 동료 물리학자들도 동의하지 않을 이야기를 소위 '대중 버전'에서는 거리낌 없이 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