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내용정리에 대한 저의 정리
제가 이해한 대로 <자연철학 강의>의 제3장의 내용정리를 정리해 볼까 합니다.
소제목을 모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1) 두 사다리의 상대적 기울기
- (2) 상대속도로 본 4차원 시공간의 의미
- (3) 아인슈타인의 두 기본명제
- (4) 시간 간격의 상대성과 고유시간
- (5) 4차원 속도와 4차원 운동량
- (6) 4차원 상태와 상태 변화의 원리
- (7) 일반상대성이론
제가 여러 차례 주장했듯이 <자연철학 강의>가 물리학 개론이나 입문이 아님을 염두에 둔다면 이 장에서 가장 핵심적인 주장은 4차원 시공간입니다.
장현광의 우주설과 답동문에서 제기된 문제의식에서 제1도가 나왔습니다. 이것은 단순화시키면 세상의 모든 것을 변화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이해할 수 있으리라는 것입니다.
제2도는 뉴턴의 사유를 중심으로 세상의 모든 변화를 특성(질량 m과 힘 F)과 상태(위치 x와 운동량 p)로부터 알 수 있음을 피력합니다.
제3장에서는 제2도가 포괄하지 못하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문제를 다룹니다.
제2도에서는 상태의 변화라는 관념 속에 이미 세상 모든 것보다 우선시되는 절대적인 '시간'이 가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상태를 나타내는 요소인 '위치'와 '운동량'이 '시간'과 무관하게 규정됩니다.
그게 그렇지 않다는 것이 제3장의 핵심이라 생각합니다.
상대성이론을 다루는 수많은 초중급 교과서나 동영상을 보면 빼놓지 않고 꼭 빛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래서 신비한 '빛'이 무슨 근본적인 존재인 양 부각됩니다.
장회익 선생님은 <자연철학 강의> 154-158쪽에서 '빛'을 트로이 목마에 비유하면서 "특수상대성이론은 원칙적으로 빛과 직접 관련이 없는이론"이며, "순수하게 시간-공간에 관한 이론"이고, "단지 시간과 공간 변수들이 하나의 보편상수를 통해 4차원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가진 것"이라고 얘기하십니다. 이것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이제 절을 따라 조금 더 풀어보겠습니다.
상대성이론을 이야기할 때 꼭 등장하는 로렌츠 변환은 역사적 접근입니다. 아인슈타인 자신도 이런 경로로 생각을 전개했죠. 그러나 21세기에 1905년 무렵을 굳이 재현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시공간 도표입니다. <자연철학 강의>의 접근은 심지어 시공간 도표도 굳이 도입할 필요 없는 가장 간단한 접근입니다.
(1) 두 사다리의 상대적 기울기
삼각형에서 기울어진 선분의 기울기는 탄젠트 함수로 주어집니다. 여기에서 탄젠트의 덧셈정리 또는 뺄셈정리 공식이 필요합니다.
tan(alpha+beta) = (tan alpha + tan beta)/(1-tan alpha tan beta)
tan(alpha-beta) = (tan alpha - tan beta)/(1+tan alpha tan beta).
아래 그림을 이용하면 이 공식을 아주 쉽게 증명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그림으로 수학공식을 증명하는 것도 은근히 재미있습니다. 수수께끼나 퍼즐 같아서 답이 바로 안 떠오르면 답답하긴 하지만요.
사인 함수와 코사인 함수의 뺄셈 정리도 비슷하게 그림으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자연철학 강의> 570-575쪽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림 출처: https://bit.ly/2QapT05)
탄젠트 함수의 뺄셈 공식을 쉽게 유도할 수 있는 그림을 컴퓨터로 그리려 하니까 너무 번거로워서 종이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 --> 그림이 너무 투박해서 맘에 안 들었는데 눈사람님(neomay3님)이 예쁘게 그려주셔서 그 그림을 여기에 넣습니다. ]
아래 공식들 중 마지막 것과 비교해 보면 그림에서 바로 증명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 상대속도로 본 4차원 시공간의 의미
탄젠트 함수의 뺄셈 공식을 이용하면 상대속도의 공식을 아주 쉽게 유도해 낼 수 있습니다.
(3) 아인슈타인의 두 기본명제
시간의 동시성이 관찰자의 운동상태에 따라 달라진다는 상대성이론의 주장이 낯설고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순전히 시간에 대해 옳지 않은 낡은 가정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4차원 시공간을 출발점으로 삼는다면, 오히려 관찰자의 운동상태와 무관하게 우주 어디에서나 똑같이 흘러가는 형이상학적이고 사변적인 시간의 존재가 의심스러워집니다.
흔히 아인슈타인의 1905년 논문을 따라 "운동법칙이 관찰자의 속력과 무관하다"라는 전제 말고 "빛의 속력이 어느 관성계에서도 똑같다"라는 두 번째 전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그러나 더 곰곰 생각해 보면 두 번째 전제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4) 시간 간격의 상대성과 고유시간
이제 열차 안과 기차역에서 동시에 일어난 사건에 대해 살펴보면, 놀랍게도 그 길이가 다르게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rel="noopener" target="_blank" style="font-family:sans-serif;font-size:0.9375rem;">동시의 상대성
게다가 그림 3-2를 이용하면 피타고라스 정리로부터 정확하게 상대방의 시간과 내 시간의 길이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계산해 낼 수 있습니다.
(5) 4차원 속도와 4차원 운동량
제2도에서 변화를 예측하기 위한 기초로 상태 개념을 가져왔고, 상태는 위치와 운동량 또는 위치와 속도로 주어진다고 했습니다.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바뀐다면, 이러한 상태 규정도 달라져야 합니다.
그래서 4차원 위치 이외에 4차원 속도 또는 4차원 운동량도 새로 정의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부수효과는 유명한 공식 엠씨제곱을 얻는다는 점입니다.
(6) 4차원 상태와 상태 변화의 원리
이제 뉴턴 방정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해 볼 차례입니다.
이 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저의 해석입니다만) 역학을 운동학과 동역학으로 구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운동학(kinematics)은 힘에 대한 고려 없이 운동을 어떻게 서술할 것인지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특수상대성이론은 그 자체로 자립적인 동역학이 아닙니다. 운동학, 즉 시간과 공간에 대한 재고찰을 통해 운동을 서술할 방법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거기에서 멈추면 안 됩니다. 제1도(장현광)와 제2도(고전역학)에서 이미 동역학적 고려를 핵심에 두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해서 전문용어로 표현하면 "상대론적 질점역학"이 들어오게 됩니다. 운동의 서술을 특수상대성이론으로 할 때, 개별적인 입자 또는 질점(질량은 있지만 부피는 없는 것처럼 간주할 수 있어서 일종의 점으로 보는 대상)의 운동법칙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고유시간'의 개념입니다. 또 4차원 벡터로서, 4차원 운동량이 중요해집니다.
(7) 일반상대성이론
이 절은 이해가 꽤 어려울 듯 합니다. 상세한 설명이 없기 때문입니다. 실상 일반상대성이론 자체를 소개하고 다루는 것이 "자연철학"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더 이야기 나눌 필요가 있겠습니다. 저는 시간과 공간과 물질을 다루는 자연철학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심학십도를 위한 열 단계의 요약에서는 일반상대성이론으로 너무 나아가도 바람직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나중에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일반상대성이론과 아인슈타인 방정식이 필요합니다.
제가 일반상대성이론을 소개하는 슬라이드를 만들어 놓은 것이 있어서 시간이 허락한다면 아산 세미나에서 조금 소개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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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상대성이론 입문으로 유용한 책이 하나 있는데, 오래 전에 제가 번역했었고, 지금은 절판되었습니다. 지금 재간행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책 제목은 General Relativity from A to B입니다. 저자는 로버트 제로치라는 물리학자입니다.
https://amzn.to/2sdvFGn
오래 전에 "로버트 게로치 교수의 물리학 강의"라는 아주 생뚱맞은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여하간 거의 팔리지 않았다가 간신히 1쇄가 다 나가고 2쇄를 찍지 않았다가 지금은 판권이 끝난 상태라 다른 출판사에서 새로 내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여러 모로 유용한 책입니다.
위의 그림을 이용하여 삼각함수의 공식을 증명하는 것을 짧게 설명드릴까 합니다. 맨 위의 그림에서 아래 쪽의 파란색 삼각형을 보면 왼쪽 아래 각이 '알파'이고 밑변의 길이가 1입니다. 탄젠트라는 삼각비는 (높이 / 밑변)입니다. 따라서 tan 알파 = 높이 / 1 이므로, (높이 = 밑변 X tan 알파 = tan 알파)가 됩니다. 비슷하게 코사인이라는 삼각비는 (밑변 / 빗변)이므로 cos 알파 = 1 / 빗변이고, 따라서 (빗변 = 1 / cos 알파)가 됩니다. 이번에는 분홍색 삼각형을 생각하면 왼쪽 아래 각이 베타이고 밑변이 (1 / cos 알파)이므로, 높이는 거기에 (tan 베타)를 곱한 값, 즉 (tan 베타 / cos 알파)가 됩니다.
이번에는 오늘쪽 위 귀퉁이의 하얀색 삼각형을 생각합니다. 약간 숨어 있긴 하지만 그 아래쪽 각이 알파임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파란색 삼각형 윗쪽 각은 (90도 - 알파)인데, 분홍색 삼각형의 직각을 고려하면 오른쪽 위 하얀색 삼각형 아랫쪽 각은 {90도 - (90도 - 알파)} = 알파입니다. 그러고 나면 빗변의 길이가 (tan 베타 / cos 알파)이고 각이 알파이므로 밑변 = 빗변 X cos 알파 = tan 베타)입니다. 또 그 하얀색 작은 삼각형의 높이는 (밑변 X tan 알파 = tan 알파 X tan 베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사각형 전체를 보면 오른쪽 하얀 삼각형 두 개로부터 오른쪽 변의 길이가 (tan 알파 + tan 베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윗변을 보면 아랫변 길이가 1이고 오른쪽 위 작은 하얀 샴각형의 변의 길이가 (tan 알파 X tan 베타)이브로, 윗변의 길이는 (1 - tan 알파 X tan 베타)가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왼쪽 큰 하얀색 삼각형을 보면 그림에 있듯이 꼭지각이 (알파+베타)이므로 [평행선 두 개를 지나는 제3의 직선이 있을 때 소위 '엇각'은 항상 같음을 증명할 수 있거든요.]
tan (알파 + 베타) = (큰 햐얀 삼각형의 높이) / (큰 하얀 삼각형의 밑변)
= (tan 알파 + tan 베타) / (1 - tan 알파 X tan 베타)
가 증명됩니다.
고맙습니다~!! 저는 이 내용을 제 노트에 필사해야겠어요. ^^
이렇게 그려봤습니다.
그릴 땐 직각이었는데, 올려놓고 보니 90도 넘는 것처럼 보이네요. ^^;
와 너무 예뻐요. 이런 그림 어떻게 그리는지 궁금해요. 허락하신다면 위의 글에 제가 넣은 투박한 종이 사진 대신 눈사람님 그림을 넣을게요.
넹~
위의 그림처럼 색을 넣어 봤어요.
아.. 색깔이 있었네요..
아이패드에서 메모 앱을 이용합니다. 아주 단순 간단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