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역학의 엄밀성과 근사해(어림 풀이)의 문제 2
자료
고전역학
작성자
자연사랑
작성일
2019-12-23 11:51
조회
7524
지난 주 서울 세미나에서 나온 이야기의 쟁점을 이해하는 한 가지 경로는 <자연철학 강의> 128쪽에 있는 라플라스의 문장입니다.
"주어진 특정 순간에 자연을 움직이는 모든 힘과 자연을 이루는 존재들의 각각의 상황을 다 알고 있는 어떤 지성이 이 모든 정보를 다 분석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나다면, 이 지성은 우주의 거대한 천체들로부터 가장 작은 원자에 이르기까지 그 운동을 같은 공식으로 포괄할 수 있을 것이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그 어떤 것도 불확실한 것은 없을 것이다."
("Une intelligence qui, à un instant donné, connaîtrait toutes les forces dont la nature est animée et la situation respective des êtres qui la composent, si d’ailleurs elle était suffisamment vaste pour soumettre ces données à l’analyse, embrasserait dans la même formule les mouvements des plus grands corps de l’univers et ceux du plus léger atome ; rien ne serait incertain pour elle, et l’avenir, comme le passé, serait présent à ses yeux.")
(d/dt)p = F 라는 간단해 보이는 수식 안에 담겨 있는 것은 여하간 (1) 두 가지의 초기 조건, 즉 대상의 위치 x와 운동량 p를 알고 있고(라플라스는 이것을 '상황 situation'이라 불렀습니다), (2) 그것이 변하게 만드는 '힘 forces'을 알고 있다면, 그리고 (3) 그 수식(방정식)을 풀어낼 수 있다면, 세상의 모든 것을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서 완전히 다 알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그리고 그 믿음은 진리인 것으로 보였습니다. 에드먼드 핼리는 뉴턴의 이론에 바탕을 두고 혜성이 되돌아 오리라고 예측했고, 실제로 확인되었죠. 천왕성의 궤적이 예측한 것보다 아주 조금 다른 것을 보고 이제까지 못 본 다른 행성이 있으리라고 계산해 내고, 그걸 바탕으로 정말로 해왕성을 발견해 버렸습니다.
18세기 프랑스의 계몽사조를 몇 마디 말로 요약해 버리는 것은 어리석거나 어려운 일이겠지만, 과학사학자들은 뉴턴 종합이 보여준 막대한 이성의 힘, 그리고 세상에 모를 것이 없다는 자신감이 드러난 것이라 평가합니다.
진화사상의 선구자이자 44권의 박물학지(자연사)으로 유명한 18세기 프랑스의 뷔퐁(조르주 르클레르)이 이제 뉴턴이 이루어낸 위대한 성취를 동물과 식물에게도 적용해 보자고 선언한 것도 실상 심학십도의 두 번째 그림이 가져온 거대한 세계관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서울 세미나에서 나온 쟁점은 (1)에 대한 반론과 (2)에 대한 반론이었습니다. 특히 "세상의 모든 힘을 다 안다면"이라는 가정 (2)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예제로 제시된 113-119쪽의 낙하 문제나 용수철 진동 문제는 그야말로 가장 단순화된 것에 불과합니다. 현실에서는 F라는 것 속에 들어가는 수 많은 요소들을 다 찾아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당장 마찰이 없다면 걸을 수도 없는데, 마찰에 대한 일반이론은 아직도 충분히 확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공기저항에 대해 엄청나게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가령 베르누이에서 시작하여 주코프스키, 프란틀, 폰카르만 등등 기라성 같은 인물들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체역학과 항공역학은 많은 난제를 안고 있습니다.
흔히 언급되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은 그런 유체에 적용되는 일반 법칙입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디테일에서는 매우 복잡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죄다
(d/dt) p = F
의 형식 안에 들어갑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Navier%E2%80%93Stokes_equations)
(2)의 문제는 흔히 핵력(강한 핵력과 약한 핵력)이라고 부르는 아주 작은 대상들에 대해서는 어려움이 있지만, 적어도 전자기력이라 부르는 훨씬 광범위한 대상에 대해서는 상당한 정도의 지식이 축적되어 있습니다.
전자기력 또는 전자기 상호작용에 대해서는 뉴턴 방정식 (d/dt) p = F가 작동하지 않지만, 그 대신 맥스웰 방정식이라는 것이 있어서, 사실상 맥스웰 방정식을 풀어내는 문제로 모두 환원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2)의 문제는 실제의 상황에서는 상당히 복잡하고 난해하지만, 자연철학이라는 맥락에서 보면, 그 모두가 디테일이고 "숲보다는 나무"에 해당한다고 말해도 되겠습니다.
(3)의 문제도 실상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2)보다는 쉽습니다.
힘을 모두 알아냈다는 말은 상호간의 관계를 아는 것일 뿐이므로 원하는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 즉 적분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실제 공학이나 물리학은 바로 여기에 온갖 정열과 노력과 자원을 집중적으로 바치고 있습니다.
서울 세미나에서 장회익 선생님이 답하신 것은 바로 그 부분인 듯 합니다. 깔끔한 모양새로 풀어내지 못한다 해도 소위 수치해석이라는 것을 이용하면 숫자로 그래프로 그림으로 해답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컴퓨터 덕분에 원하는 정밀도까지 아주 정교하게 수치 풀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물리학자이건 지구과학자이건 공학자이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바로 그 문제 풀이에 대한 전문가입니다. 가령 공대에서 4년 내내, 그리고 대학원생 시절 내내 배우는 것은 온갖 방법으로 그 문제 풀이를 해 내는 능력입니다.
이것이 쉬운 문제라는 뜻이 아니라 자연철학이란 관점에서 보면 모두 제2도 안에 포섭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근본적으로는 언젠가 차차 해결될 문제로 여겨도 좋겠습니다.
그러니까 (2)와 (3)은 실제적/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다 해결되어 있거나 해결책을 잘 찾아나가고 있는 셈입니다. 완벽하게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정도의 정확도 만큼 (2)와 (3)을 어림(근사)해 낼 수 있습니다.
이것이 19세기 말 물리학자들의 자신감이었습니다.
그러나 (1)은 해결되기 어려운 새로운 문제를 꺼냈습니다.
이 자신감이 무너지기 시작한 첫 출발점이 (1)인 셈이고, 그런 것을 다루는 소위 비선형 동역학(흔히 카오스 이론이라 불리는) 또는 복잡성 과학 또는 복잡계 이론은 지금 가장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촬영된 영상만으로 보면,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 들어가지 않고 모임이 끝난 것으로 보입니다. 여하간 이 문제도 자연철학의 맥락에서 아주 중요하고 어려운 과제입니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실용적인 한계일 뿐, 근본적으로는 심학십도의 제2도의 틀에서 벗어나 있지 않습니다. 디테일일 뿐인 거죠.
-------------
문제는 제3도입니다. 상대성이론은 그냥 새로운 물리학 이론 중 하나가 아니라 제2도에서 요약된 상황을 송두리째 엎어버릴 수도 있는 근원적인 문제를 제기해 버렸던 것입니다.
먼저 시간과 공간의 문제를 뒤집어 버렸고, 나아가 그 시간과 공간이 물질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밝힘으로써, 제2도에 요약된 고전역학적 세계관을 엎어버린 셈이 되었습니다.
"주어진 특정 순간에 자연을 움직이는 모든 힘과 자연을 이루는 존재들의 각각의 상황을 다 알고 있는 어떤 지성이 이 모든 정보를 다 분석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나다면, 이 지성은 우주의 거대한 천체들로부터 가장 작은 원자에 이르기까지 그 운동을 같은 공식으로 포괄할 수 있을 것이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그 어떤 것도 불확실한 것은 없을 것이다."
("Une intelligence qui, à un instant donné, connaîtrait toutes les forces dont la nature est animée et la situation respective des êtres qui la composent, si d’ailleurs elle était suffisamment vaste pour soumettre ces données à l’analyse, embrasserait dans la même formule les mouvements des plus grands corps de l’univers et ceux du plus léger atome ; rien ne serait incertain pour elle, et l’avenir, comme le passé, serait présent à ses yeux.")
(d/dt)p = F 라는 간단해 보이는 수식 안에 담겨 있는 것은 여하간 (1) 두 가지의 초기 조건, 즉 대상의 위치 x와 운동량 p를 알고 있고(라플라스는 이것을 '상황 situation'이라 불렀습니다), (2) 그것이 변하게 만드는 '힘 forces'을 알고 있다면, 그리고 (3) 그 수식(방정식)을 풀어낼 수 있다면, 세상의 모든 것을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서 완전히 다 알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그리고 그 믿음은 진리인 것으로 보였습니다. 에드먼드 핼리는 뉴턴의 이론에 바탕을 두고 혜성이 되돌아 오리라고 예측했고, 실제로 확인되었죠. 천왕성의 궤적이 예측한 것보다 아주 조금 다른 것을 보고 이제까지 못 본 다른 행성이 있으리라고 계산해 내고, 그걸 바탕으로 정말로 해왕성을 발견해 버렸습니다.
18세기 프랑스의 계몽사조를 몇 마디 말로 요약해 버리는 것은 어리석거나 어려운 일이겠지만, 과학사학자들은 뉴턴 종합이 보여준 막대한 이성의 힘, 그리고 세상에 모를 것이 없다는 자신감이 드러난 것이라 평가합니다.
진화사상의 선구자이자 44권의 박물학지(자연사)으로 유명한 18세기 프랑스의 뷔퐁(조르주 르클레르)이 이제 뉴턴이 이루어낸 위대한 성취를 동물과 식물에게도 적용해 보자고 선언한 것도 실상 심학십도의 두 번째 그림이 가져온 거대한 세계관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서울 세미나에서 나온 쟁점은 (1)에 대한 반론과 (2)에 대한 반론이었습니다. 특히 "세상의 모든 힘을 다 안다면"이라는 가정 (2)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예제로 제시된 113-119쪽의 낙하 문제나 용수철 진동 문제는 그야말로 가장 단순화된 것에 불과합니다. 현실에서는 F라는 것 속에 들어가는 수 많은 요소들을 다 찾아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당장 마찰이 없다면 걸을 수도 없는데, 마찰에 대한 일반이론은 아직도 충분히 확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공기저항에 대해 엄청나게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가령 베르누이에서 시작하여 주코프스키, 프란틀, 폰카르만 등등 기라성 같은 인물들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체역학과 항공역학은 많은 난제를 안고 있습니다.
흔히 언급되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은 그런 유체에 적용되는 일반 법칙입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디테일에서는 매우 복잡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죄다
(d/dt) p = F
의 형식 안에 들어갑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Navier%E2%80%93Stokes_equations)
(2)의 문제는 흔히 핵력(강한 핵력과 약한 핵력)이라고 부르는 아주 작은 대상들에 대해서는 어려움이 있지만, 적어도 전자기력이라 부르는 훨씬 광범위한 대상에 대해서는 상당한 정도의 지식이 축적되어 있습니다.
전자기력 또는 전자기 상호작용에 대해서는 뉴턴 방정식 (d/dt) p = F가 작동하지 않지만, 그 대신 맥스웰 방정식이라는 것이 있어서, 사실상 맥스웰 방정식을 풀어내는 문제로 모두 환원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2)의 문제는 실제의 상황에서는 상당히 복잡하고 난해하지만, 자연철학이라는 맥락에서 보면, 그 모두가 디테일이고 "숲보다는 나무"에 해당한다고 말해도 되겠습니다.
(3)의 문제도 실상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2)보다는 쉽습니다.
힘을 모두 알아냈다는 말은 상호간의 관계를 아는 것일 뿐이므로 원하는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 즉 적분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실제 공학이나 물리학은 바로 여기에 온갖 정열과 노력과 자원을 집중적으로 바치고 있습니다.
서울 세미나에서 장회익 선생님이 답하신 것은 바로 그 부분인 듯 합니다. 깔끔한 모양새로 풀어내지 못한다 해도 소위 수치해석이라는 것을 이용하면 숫자로 그래프로 그림으로 해답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컴퓨터 덕분에 원하는 정밀도까지 아주 정교하게 수치 풀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물리학자이건 지구과학자이건 공학자이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바로 그 문제 풀이에 대한 전문가입니다. 가령 공대에서 4년 내내, 그리고 대학원생 시절 내내 배우는 것은 온갖 방법으로 그 문제 풀이를 해 내는 능력입니다.
이것이 쉬운 문제라는 뜻이 아니라 자연철학이란 관점에서 보면 모두 제2도 안에 포섭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근본적으로는 언젠가 차차 해결될 문제로 여겨도 좋겠습니다.
그러니까 (2)와 (3)은 실제적/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다 해결되어 있거나 해결책을 잘 찾아나가고 있는 셈입니다. 완벽하게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정도의 정확도 만큼 (2)와 (3)을 어림(근사)해 낼 수 있습니다.
이것이 19세기 말 물리학자들의 자신감이었습니다.
그러나 (1)은 해결되기 어려운 새로운 문제를 꺼냈습니다.
이 자신감이 무너지기 시작한 첫 출발점이 (1)인 셈이고, 그런 것을 다루는 소위 비선형 동역학(흔히 카오스 이론이라 불리는) 또는 복잡성 과학 또는 복잡계 이론은 지금 가장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촬영된 영상만으로 보면,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 들어가지 않고 모임이 끝난 것으로 보입니다. 여하간 이 문제도 자연철학의 맥락에서 아주 중요하고 어려운 과제입니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실용적인 한계일 뿐, 근본적으로는 심학십도의 제2도의 틀에서 벗어나 있지 않습니다. 디테일일 뿐인 거죠.
-------------
문제는 제3도입니다. 상대성이론은 그냥 새로운 물리학 이론 중 하나가 아니라 제2도에서 요약된 상황을 송두리째 엎어버릴 수도 있는 근원적인 문제를 제기해 버렸던 것입니다.
먼저 시간과 공간의 문제를 뒤집어 버렸고, 나아가 그 시간과 공간이 물질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밝힘으로써, 제2도에 요약된 고전역학적 세계관을 엎어버린 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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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에서 그냥 보기에도 너무 복잡하고 해괴망칙해 보이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굳이 보여드린 이유는 그 모양과 별개로 여하간 (d/dt) p = F의 꼴임을 확인시켜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토요일 전까지 너댓 번 더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신기하게도)읽기에는 재밌는데... 매우 어렵네요.. ^^;;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죄송합니다. 너무 어렵게 써서 죄송합니다. 제가 뭔가를 핵심을 가지고 쉽게쉽게 설명하는 능력을 거의 계발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항상 늘어놓고 벌여놓기만 하고 그 구슬들을 꿰지 못합니다. 가능하다면 세미나에서 함께 구슬들을 꿸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 어렵게 쓰셨다는 것이 아니구요. 원래 어려운 내용인데 재밌는 게 신기하다.. 뭐 이런 뜻이었슴다. ㅋㅋ
다시 읽어보니 좀 더 이해가 됩니다. ^^
학부 때 유체역학을 두 학기나 배웠는데 기억나는 건 하나도 없고, 운동량이니 (d/dt) p = F 이런 건 들어본 적도 없네요. 헛배웠다는 생각이.. ㅠ.ㅠ
궁금한 것 하나는, 제가 공부를 잘못 하기도 했고 안하기도 해서 그렇겠지만, '운동량'이란 개념이 상당히 생소합니다.
거리, 속도, 가속도로만 배웠던 것 같거든요. 운동량으로 보면 뭐가 다른 건가요? 짧게 답해주셔도 됩니다. 토욜 모임 때 얘기해주셔도 되구요~ ^^;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역사적으로는 아리스토텔레스주의 자연철학에서 14세기 무렵 심각하게 논쟁된 주제가 화살이 날아가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궁수로부터 활로, 활로부터 화살로 무엇인가 전달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뷔리딩이나 오렘 같은 사람이 등장합니다. 여하간 어떤 사람은 이를 '임페투스'라 불렀고 또 다른 자연철학자들은 이를 '코나투스'라 불렀습니다. 스피노자도 이 '코나투스' 개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영어로 momentum이라 부르는 운동량은 원래 quantity of motion입니다. 말 그대로 '운동의 양'이죠. 물질의 양 quantity of matter를 줄여서 mass라고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초급 수준에서는 그냥 거리, 속도, 가속도만 이야기하면 되지만, 아주 복잡합 운동까지 고려하면 모든 가능한 방법들을 죄다 위치와 속도로 나타내는 것이 가장 편리합니다. 이것을 개발한 사람은 스위스의 레오나르트 오일러와 프랑스의 조제프-루이 라그랑주였습니다. 이를 오일러-라그랑주 역학 또는 간단히 라그랑주 역학이라 부릅니다. 가속도를 고려할 필요가 없고, 위치와 속도만 생각하면 되었기 때문에 훨씬 편리했고, 위치도 일반화된 좌표를 쓰면 회전이나 진동이나 온갖 복잡한 운동을 죄다 서술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 등장하는 위치와 속도의 함수를 라그랑지안이라 부릅니다.
아일랜드에서는 윌리엄 로원 해밀턴이 이와 독립적으로 위치와 운동량만으로 모든 서술을 가능하게 하는 체계를 개발했습니다. 여기에서 위치와 운동량의 함수로 표시되는 특이한 함수를 해밀터니안이라 부릅니다.
결국 제2도에서 '동역학적 특성(...무엇이)'에 해당하는 것이 사실상 라그랑지안 또는 해밀터니안입니다.
상태의 변화를 해밀턴 역학에서 더 정확히 나타내면
(d/dt) x = p/m
(d/dt) p = F
로 쓸 수 있고, 더 일반적으로 쓰면
(d/dt) x = partial H / partial p
(d/dt) p = - partial H / partial x
가 됩니다. 여기에서 partial이라고 쓴 것은 편미분 기호입니다.
이를 해밀턴 방정식이라 부릅니다.
요컨대, 운동량을 주된 개념으로 삼으면 위치와 독립적인 운동량이란 양을 써서 '어떠어떠하다(상태)'를 위치와 운동량만으로 나타낼 수 있어서 아주 일반적인 상황까지 모두 포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