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성 이론에서 차원의 문제와 피타고라스의 적용
밑의 농담글에 이어 적습니다. 빨리 했어야 하는데, 벌써 양자역학 글이 올라와서 부랴부랴 적습니다. 빨리 양자역학으로 넘어가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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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이 공간은 어떤 구조로 되어 있을까?(상대론을 다루며 시간이 들어옵니다) 이 문제는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 책의 초기 주제 중 하나입니다.
처음에는 공간과 시간을 나누고, 공간도 사방과 위-아래를 다르게 봅니다. 사방은 왔다 갔다가 되지만, 높이는 가만 두어도 저절로 움직여서 밑으로 내려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르기는 힘들고 내려오는 건 힘이 안듭니다. 이건 사방, 전후좌우와는 아주 다른 모습이라 구별을 해야겠지요. (2, 1, 1) (사방, 높이, 시간).
뉴턴에 와서는 높이도 다 같이 볼 수 있다. 높이를 중력이란 것을 도입해서 왜 그런지 설명합니다. 우리 인간이 지구에 비해서 너무 작아서 위-아래로 보였을 뿐입니다. 중력을 도입하면, 위-아래가 아니라 질량이 많은 물체에 가까운 정도로 설명됩니다. 인간에게 아래로 느껴졌던 중력의 방향은 질량이 많은 물체의 무게 중심이 되고, 지금 있는 위치에서의 중력의 크기는 질량과 거리를 알면 만유인력 공식으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높이와 사방, 이렇게 3개의 값으로 표현할 수 있는 3차원 공간에서의 운동을 뉴턴의 운동법칙에 의해 설명, 계산, 예측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시간은 여전히 별개입니다. 뉴턴 역학에서는 우리는 (3, 1), 즉 3차원 공간과 1차원 시간 속에 살고 있는 겁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의하면, (민코프스키가 알아낸 겁니다만) 시간도 공간화 할 수 있어서 공간과 시간을 하나로 통합해서 4차원으로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여지껏 시간은 공간과 다르다고 느껴왔는데 특수상대론 부터는 이 모두를 합쳐서 4차원 시공간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서 우리네 상식과 부딫힙니다.
과연 시간이 공간화 된다는 것이 무슨 얘기인가를 생각해 봤습니다.
시간t 에 변환상수 ic를 곱해서 T(타우) = ict 로 하면, T(타우) 는 공간의 축처럼 사용할 수 있답니다. (학자에 따라서는 i를 안 곱하기도 한답니다.) 이렇게 시간을 공간화 한다고 시간이 공간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시간을 공간으로 변환하는 방법이 있다. 시간도 공간처럼 변환가능하다. 그러면 통일적으로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가 아닐까요?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시간적인 특징이 필요합니다. 당장 속도라는 개념만 해도 시간이 없다면 성립하지 않지요. 정말 시간과 공간이 똑 같다면, 속도는 운동을 한 축과 나머지 3축의 비례로 보는 방법에 불과해 집니다. 즉, 굳이 시간 축이 아니라 좌우축, 앞뒤축, 위아래축 모두 각각 분모로 들어가서 다른 축과의 비례를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운동을 4개의 비례관계로 볼 수 있고, 그래야 4차원 시공간이 제대로 적용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속도만 관심있습니다. 나머지 3개는? 이름도 없고, 쓰이지도 않나 봅니다. 이렇데도 시간과 공간이 똑같다고 말 할 수 있을까요?
위처럼 시간도 공간처럼 쓸 수 있도록 변환가능하다. 그러면 전체 체계가 잘 구성된다.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이 아닐까요?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 책에선 허수가 실수와 함께 복소수를 이룬다고 사다리 비유를 설명합니다. 처음에는 공간 한차원과 변환한 시간 한차원, 이렇게 두개의 차원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공간차원을 3개로 확장하면, 공간차원 3개와 변환한 시간차원 하나, 이러니 합쳐서 4차원이 된다. 이렇게 설명하십니다. 지금부턴 좀 기술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허수와 실수가 복소수가 되면, 2차원이 아니라 복소수 1차원이 됩니다 ! (실수2차원과 복소수1차원은 비슷하지만, 계산에서 좀 다릅니다. (수학과목으로 말하자면 실해석과 복소해석이 다릅니다. 실해석의 한 적용이 복소해석이 되지 않습니다. 미분적분이 다르며, 기본적으로 복소함수는 다변수,다가함수입니다.) 그리고 공간을 3차원으로 확장할 때 실수로 공간좌표를 쓴다면, 즉, 실수 1차원에서 실수 3차원이 된다면, 형식적으론 실수1차원과 허수1차원을 합친, 복소수 1차원에 실수 2차원이 더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R^3 + i^1 이 아니라, R^2 + C^1 이렇다면 세상은 실수 2차원에 복소수 1차원인 총 3차원이 됩니다 !
그리고 공간에 추가된 실수 2차원과 복소수의 실수부는 같은 것으로 보면 곤란합니다. 엄연히 허수부가 있기 때문에 실수부를 그냥 실수로만 보면 안될 듯 합니다. (복소수를 몇 배 한다면, 복소수의 실수만 몇 배가 되는 것이 아니라, 허수도 몇 배가 됩니다. 이 둘은 같이 묶여 있어서 추가된 실수들처럼 실수 하나만 움직일 수 없습니다.)
해밀턴이 만든 4원수와 비슷한 상황 같은데, 4원수는 실수 하나와 허수 계열 (i, j, k) 3개로 이뤄져 있으니, 실수 3개와 허수 하나라면, 마치 4원수에 켤레를 씌운 것과 같습니다. 만약 이렇게 4원수(혹은 켤레4원수)로 본다면, 차원은 4차원이 되는 것이 아닌 4원수 1차원이 됩니다 ㅠㅠ 4원수로 가면 계산에서 큰 제한이 생깁니다. 4원수는 곱셈에서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냥 순서대로 계산해야만 합니다. 아주 난감해 질 수 있습니다.
사다리 비유를 보면서 또한 난감한 부분은 허수부분을 그냥 전체 제곱을 하는 부분입니다 ! 피타고라스 법칙을 따른다면서 허수를 전체 제곱을 하니, 음수가 나옵니다. 일단 수학에서의 거리는 양수이고, 0 일 수는 있습니다. 절대로 거리가 음수가 되서는 안됩니다 ㅠㅠ 복소수에서 허수는 전체를 제곱하지 않고, 허수의 계수만 따로 뽑아서 제곱합니다. 그러니 허수라 해도 복소수에서의 거리, 크기는 다 양수가 됩니다.
어... 방금 민코프스키 공간의 위키 항목을 찾아봤더니, 뭔소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기서는 거리가 음수도 되네요 !!! ㅠㅠ Minkowski metric 이라고 하며, 이런 종류를 Pseudo-Euclidean metrics 라고 한답니다. 통상적으로 학교에서 배우는 메트릭, 거리는 다 양수인데, 이런 확장이 되는군요 !!
저 공간에서도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성립하는지는 (세상에나, 거리가 음수라니요 !!) 잘 모르겠습니다만,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이상하게 쓰는 곳을 또 하나 언급하고 싶습니다. 특수상대론의 시간 지연을 설명하면서 흔히 빛시계라는 사고실험을 예로 듭니다. 투명한(!) 우주선 안에 역시 투명한(!!) 시계가 있는데, 이건 초침으로 빛의 움직이는 거리를 씁니다. 커다란 우주선과 시계 (30만km짜리) 를 생각해보면, 여기서의 1초란 빛이 시계의 한쪽 거울에서 다른쪽 거울까지 도달하는 시간입니다. 시계를 (일부러) 우주선 진행방향의 수직으로 놓으면, 저 멀리 숨어서 훔쳐보고 있는 문제의 관찰자(!!)는 우주선의 움직임과 시계 안의 빛의 움직임을 함께 보게 됩니다. 첨부한 그림처럼, 빛의 움직임을 사선으로 보게 됩니다. 그러면, 빛의 속도는 똑같은데 빛은 더 먼 거리를 움직이는 셈이니까, 그래서 밖에서 볼 때는 우주선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식으로 많은 책에 쓰여져 있습니다.
빛이 얼마나 더 길게 움직이느냐, 그건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이용하면 간단합니다. (그러자고 시계를 수직으로 놓았지요) 이때 빛의 속도 c 는 고정인데, 우주선의 속도 v 는 가변이라서 대각선의 길이는 루트(c^2 + v^2) 입니다. 문제가 발생하는 지점은 우주선의 속도는 한없이 빠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빨라봐야 c 입니다. 그렇다면 루트(c^2 + c^2) = 루트2 c , 루트 2는 아시다시피 1.4142.... 이렇다면 시간 지연은 약 1.41 배, 약 41% 만 일어날 수 있습니다. 결코 2배가 일어날 수 없습니다 !! 하지만 광속에 가까워질 수록 시간은 한없이 느려질 수 있다. 아예 광속이 된다면 시간은 0 이다. 이렇게 많은 책에서 씁니다. 피타고라스 정리를 그냥 쓰면 절대로 한없이 느려지기는 커녕, 2배만큼 느려지지도 않는데,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요? 직각 삼각형의 대각선의 길이 문제니까, 생각할 곳은 직각의 두 변 밖에 없습니다. 그 중 하나는 이미 고정이구요. 시간지연이 많이 되려면 우주선의 속도가 더 빠르거나, 그 속도일 때 가야할 거리가 더 길어져야 합니다. 우주선 안에서라면 진행방향으로 수축한다니까, 같은 거리가 더 멀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우주선 밖에서는 그런 효과가 발생하지 않고, 그냥 보게 됩니다. 이걸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세미나를 함께 하시는 분들께 죄송스런 표현이지만, 아예 모르면 그러려니 할텐데, 조금, 아주 약간 아는 부분이 있으니까 더 어렵고 헷깔리기만 합니다. 이런 이상한 이론은 아예 상대를 안해야 할텐데, 당장의 범위가 상대론이니... ㅠㅠ 양자역학에 들어가면 더욱 미망에 빠져 방황하지나 않을까 걱정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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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스 | 2023.08.19 | 2 | 569 |
상대성이론이 헷갈리고 이상해도 어쩔 수 없이 상대를 하긴 해야 하는 모양입니다. (시지프스님의 이런 라임 맞추기 약간 중독성 있습니다. 재밌습니다.)
여러 가지에 대해 저의 의견을 쓰고 싶은데, 지금은 우선 $\sqrt{c^2 + v^2}$에 대한 것만 적겠습니다.
속도 자체를 피타고라스 공식에 집어넣으면 안 되고, 피타고라스 정리에는 항상 길이만 넣을 수 있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Time_dilation
어제 답글을 쓸 때에는 위의 위키피디어에 있는 그림을 참조했는데, 지금 다시 보니 시지프스님의 글에도 그림이 있어서 문자를 바꾸었습니다. ($L \rightarrow H$, $D \rightarrow R$)
우주선 안에서 본 빛의 왕복시간은 왕복거리를 속력으로 나눈 값이므로
$$\Delta t = \frac{2H}{c}$$
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우주선 밖에서 본 왕복시간은 대각선 길이 $R$에 대해
$$\Delta t' = \frac{2R}{c}$$
가 되는데, 대각선의 길이를 피타고라스 공식에 넣어 계산하면
$$R=\sqrt{H^2 + \left( \frac{1}{2} v \Delta t' \right)^2 }$$
가 됩니다. 여기에서 $v$는 우주선의 속도입니다.
$$R^2=H^2 + \left( \frac{1}{2} v \Delta t' \right)^2 $$
$R$과 $H$를 소거하면
$$\left(\frac{1}{2} c \Delta t' \right)^2 = \left( \frac{1}{2} c \Delta t \right)^2 + \left( \frac{1}{2} v \Delta t' \right)^2 $$
이니까, 오른쪽의 $\Delta t'$을 왼쪽으로 옮겨서
$$ (\Delta t')^2 (c^2 - v^2 ) = (\Delta t)^2 c^2$$
를 얻습니다. 따라서
$$ (\Delta t')^2 = (\Delta t)^2 \frac{c^2}{(c^2 - v^2 )}= (\Delta t)^2 \frac{1}{(1 - \frac{v^2}{c^2} )} $$
즉
$$ \Delta t' = \frac{\Delta t} {\sqrt{1 - \frac{v^2}{c^2} }}$$
를 얻습니다.
가령 $v=0.99c$ 즉 우주선의 속도가 광속의 99%라면, 시간 느려짐 인수는
$$ \frac{1}{\sqrt{1 - \frac{v^2}{c^2} }}\approx 7.08881$$
이 됩니다. 우주선 안의 1년을 우주선 밖에서 보면 7년이 넘는다는 뜻입니다.
만일 $v=0.99999c$이면
$$ \frac{1}{\sqrt{1 - \frac{v^2}{c^2} }}\approx 223.607$$
입니다. 확연하게 느껴질 수준이죠.
포항가속기연구소에 있는 방사광가속기는 모르지만 제네바 CERN에 있는 LEP 가속기의 경우 이 느려짐 인수가 200,000이 넘습니다.
Large Electron–Positron Collider (LEP)
$$ \Delta t' = \frac{\Delta t}{\sqrt{1-\frac{v^2}{c^2}}}$$
에서 $v=c$라면 분모가 0이 되어 $\Delta t' =\infty$가 됩니다. 시간이 0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밖에서(가령 지구에서) 보면 시간이 무한히 느려집니다. 즉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가령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블랙홀 근처에 있는 거대 행성에 착륙했을 때 거대한 파도가 밀려닥치는데 그 안에서는 시간이 얼마 안 지났지만, 지구에서 쿠퍼의 딸은 이미 십여 년이 지나 어른이 되어 있는 상황 기억하시나요?
혼동을 드릴까 염려되어 덧붙이자면, 인터스텔라에서의 그 시간 느려짐은 중력 때문에 생기는 시간느려짐입니다. 뚱냥님이 발제하실 때 언급하신 그 시간느려짐입니다. 이것은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정확히 계산되었고, 그 뒤로 여러 실험에서 확인되었습니다. GPS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항상 이 인수를 고려해야 합니다.
우주선의 속도와 관련된 시간 느려짐은 특수상대성이론에서 계산한 것입니다. 우주선이 가속되거나 일직선에서 벗어나면 이 계산이 유효하지 않습니다. 아주 특수하게 우주선이 일정한 속도로 일직선으로 움직이는 경우만 이 계산이 적용됩니다. 그래서 '특수' 상대성이론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혼동을 드릴까 염려됩니다만, $$ \Delta t' = \frac{\Delta t}{\sqrt{1-\frac{v^2}{c^2}}}$$
에서 $v >c$라면 제곱근 안이 0보다 작아져서 허수가 되어 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수상대성이론에서는 모든 속도가 광속을 넘어설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미 시간축에 허수를 사용했으니 이렇게 허수가 되는 시간은 또 뭔가 싶으실 겁니다.
위의 공식 계산을 위한 그림을 첨부합니다.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Time_di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