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지우개 (베이질 제임스 힐리)
2009년에 나온 <양자물리학 대계(Compendium of Quantum Physics)>에 있는 양자지우개 항목을 찾아보았습니다.
Quantum Eraser (Basil James Hiley)
[Daniel Greenberger, Klaus Hentschel, Friedel Weinert, eds. (2009). Compendium of Quantum Physics: Concepts, Experiments, History and Philosophy. Springer. pp. 546-549.]
마지막 문장이 다음과 같습니다.
"We conclude this discussion with a final word of warning about the meaning of the words ‘eraser’ and ‘delayed choice’ which have been misunderstood. The situation has not been helped by statements like ‘the past is undefined and undefinable without the observation [in the present]’ [7]. These words, ambiguous at best, have sometimes been mistakenly taken to mean that somehow the past dynamical behaviour of the atoms can be affected by what we decide to do at some later time. This is not the case. Bohr [6] himself makes this very clear. He stresses that when we come to interpret experimental results predicted by the quantum formalism “it is essential that the whole experimental arrangement be taken into account”. In the cases we have discussed above,we have two distinct experimental arrangements: (1) the arrival of atoms with two distinct separate cavities in place and (2) the arrival of atoms with one large cavity containing a radiation field detector. The fact that we can remove the common wall cavities and insert a field detector in the first experiment at a later time still means we have two distinct experiments. The word ‘eraser’ arises simply because we have changed the experimental conditions, the change, of course can be ‘delayed’ indefinitely provided the cavity modes remain stable. There is no question of the dynamics of the atoms being changed as a result of any delay in changing the experimental conditions." (p. 548)
[3] M. O. Scully, K. Drühl: Quantum eraser: a proposed photon correlation experiment concerning
observation and the “delayed choice” in quantum mechanics. Phys. Rev. A 25, 2208-2213 (1982).
[6] N. Bohr: Atomic Physics and Human Knowledge (Science Editions, New York, 1961, p. 50)
[7] J. A. Wheeler: The ‘Past’ and the ‘Delayed Choice’ Double-slit Experiment, in Mathematical Foundations of Quantum Theory, ed. A. R. Marlow (Academic Press, New York, 1978, pp. 9–48)
"그동안 오해되어 온 '지우개'와 '지연된 선택'이라는 단어의 의미에 대해 마지막으로 경고하는 말로 이 토론을 마무리하려 한다. 상황은 "[현재의] 관찰 없이는 과거가 정의되지 않고 정의할 수 없다"[7]와 같은 진술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껏해야 모호한 이 단어는 때때로 원자의 과거의 동역학적 거동이 나중에 우리가 선택한 것으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잘못 받아들여졌다. 그렇지 않다. 보어 자신이 이것을 매우 명확하게 하고 있다[6] . 그는 양자 형식체계로부터 예측된 실험 결과를 해석할 때 "전체 실험 배열을 고려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위에서 논의한 경우에 두 가지 구별되는 실험 배열이 있다. 하나는 (1) 두 개의 별개의 공동이 제자리에 있는 원자가 도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2) 복사마당 검출기를 포함하는 하나의 큰 공동이 있는 원자의 도착하는 것이이다. 나중에 첫 번째 실험에서 일반적인 벽 공동을 제거하고 마당 검출기를 삽입할 수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두 가지 별개의 실험이 있음을 의미한다. '지우개'라는 단어는 우리가 실험 조건을 변경했기 때문에 발생한다. 물론 공동 모드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변경은 무한정 '지연'될 수 있다. 실험 조건 변경에서 지연이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결과로 원자의 동역학이 달라진다는 것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 서술은 인용문헌 [3]에서 다루어진 실험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논문에는 아래와 같은 그림이 있습니다.
겹실틈을 두 개를 마련해서 그 두 겹실틈 사이에 마이크로파 공동을 넣습니다. 가운데는 분리하는 벽이 있습니다. 두 겹실틈의 방향을 교묘하게 잘 조정하면 겹실틈이 하나 있든 두 개 있든 마찬가지이고 스크린에는 간섭무늬 패턴이 나타납니다. 그 두 공동에서 에너지의 변화 같은 것을 측정하면 어느 곳을 지나갔는지 검출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어느 길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즉 겹실틈에서 어느 쪽을 지나갔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고 나면 간섭무늬 패턴이 사라집니다.
이제 다시 이 어느길 정보를 지울 수 있을까요? 가운데 분리벽을 걷어내고 거기에 복사마당 검출기를넣습니다. 이 복사마당 검출기는 좌우의 복사마당이 같으면 들뜬 상태가 되고 좌우의 복사마당이 다르면 더 낮은 에너지 상태가 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어느 경우든 어느 길 정보가 지워집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간섭무늬 패턴이 다시 나타납니다.
이것이 스컬리와 드륄(Scully & Drühl 1982)의 실험제안인데, 힐리는 분리벽을 걷어내고 복사마당 검출기를 새로 설치하는 것이 이미 실험상황이 달라진 것임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장회익 선생님의 용어로 말하면, 변별체가 다르기 때문에 애초에 원래의 것을 지우고 뭔가가 복원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새로운 상황일 뿐입니다. 아무런 정보도 지워지지 않고 심지어 현재의 선택이 과거의 상황에 인과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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