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적인 마당이론
양자이론을 도입하지 않는다면, 실상 고전적인 마당이론을 시각화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전기장, 자기장, 중력장 같은 것은 매우 추상적이어서 상상하기가 쉽지 않지만, 가령 손에 스마트폰 하나 있으면 집안 어디에서 와이파이 신호가 더 강한가 여부를 안테나 모양으로 쉽게 알 수 있습니다.와이파이(wifi)라는 말은 대략 Wireless Fidelity의 줄임말로 사용되지만, 물리적으로 보면 2.5기가헤르츠(파장120밀리미터) UHF나 5기가헤르츠(파장 60밀리미터) SHF 라디오파(전파)를 쓰는 것입니다. 이 라디오파는 벽이 있거나 장애물이 있으면 그 세기가 약해지기도 하고 뻥 뚫린 곳에서는 세기가 강해지기도 합니다.
전기쌍극 주변의 전자기장을 시각화한 것이 아래 그림입니다.
[출처: wikimedia.org]
여기에서는 공간의 각 점에서 전기장과 자기장의 세기를 계산 또는 측정하여 이를 화살표 모양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공간 속에 유체가 확산되는 모습을 그림으로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 " target="_blank" rel="noopener"> 이 영상에서 화살표는 각 점에서 유체입자의 속도를 나타냅니다.
[출처: https://www.wetterzentrale.de ]
위의 그림은 기압이 공간상에 어떻게 분포하는가를 색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공간의 각 점에 '기압'이라는 숫자가 대응하는데, 이것이 위치에 따라 달라집니다. 기압의 값을 $\phi$라고 나타낸다면, 그 값은 위치 $(x, y, z)$의 함수입니다. 즉 $\phi(x, y, z)$라 쓸 수 있습니다.
이 값이 여러 요인에 따라 어떻게 변화할지 방정식도 세우고 실제 데이터를 넣어서 계산하면 일기예보가 가능합니다.
[출처: Example 3d vector field (3Blue1Brown) " target="_blank" rel="noopener"> ]
이를 조금 더 도식적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습니다.
[그림 출처: Jakob Schwichtenberg (2020). No-Nonsense Quantum Field Theory: A Student-Friendly Introduction. No-Nonsense Books. p. 108. https://amzn.to/3DozPw1 ]
이런 것이 모두 '마당'의 이미지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양자이론과 만날 때입니다. 양자마당은 고전마당과는 근본적인 차이를 많이 보입니다. 양자마당은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생겨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고 단순히 여기나 저기에 있거나 없거나 즉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뭔가 더 복잡한 양상으로 존재합니다.
장회익 선생님께서는 명시적으로 언급하시지 않지만, 저는 양자마당의 복잡한 존재양상이 바로 양자성향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도서관 뒤져보니 no-nonsense로 시작하는 수많은 책이 있지만 위에 언급하신 양자장 이론 책은 없네요. 책 많이 읽는 미국애들도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책은 아닌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