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표계(자리틀)라는 개념
영어로는 곧잘 frame of reference 또는 reference frame이라 합니다. 이 개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a structure of concepts, values, customs, views, etc., by means of which an individual or group perceives or evaluates data, communicates ideas, and regulates behavior"라는 주석이 나옵니다. 흔히 '준거틀'이라고 하는 이 개념은 개인이나 집단이 생각을 교환하고 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가져오는 개념, 가치, 관습, 관점 등의 구조입니다.
이 사회학적 개념과 연관은 있지만 실상 많이 다른 것이 물리학의 좌표계(자리틀) 개념입니다.
뉴턴 이래 역학 또는 운동의 서술은 대상이 공간 속 어딘가에 자리를 잡고 있으면서 그 자리가 달라진다는 관념을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물체가 공간 속에서 위치를 차지한다는 것인데, 이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바로 데카르트가 도입한 좌표계 개념입니다.
육면체 모양의 방에서 한 구석을 기준(원점)으로 삼으면 방 안을 날아다니는 파리의 위치를 세 개의 숫자로 표시할 수 있습니다. 흔히 직각좌표계라 부르는데 영어로는 데카르트 좌표계(Cartesian coordinate)라는 용어를 더 많이 씁니다.
지표면에서 위치를 나타낼 때에는 직각좌표계가 매우 불편합니다. 지구가 둥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대신 위도와 경도라는 두 개의 각으로 위치를 나타냅니다. 레이더 같은 장치에서나 남극 주변의 위치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원점이 있고 거기에서 튀어나온 막대모양이 빙빙 돌고 있을 때, 원점(남극)으로부터의 거리와 특정 방향으로부터의 각으로 위치를 나타내는 게 편리합니다. 이를 극좌표계라 부릅니다.
3차원으로 가면, 직각좌표계 외에 원통좌표계나 구면좌표계가 널리 쓰입니다.
좌표계 개념의 핵심은 공간 상의 위치에 세 개의 숫자를 대응시키고, 그 숫자들을 이용하여 운동이나 여러 가지를 서술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그 좌표계의 특정 숫자는 원점의 위치를 어디에 두는가 또는 기준 방향을 어느 쪽으로 두는가 또는 그 전체가 멈춰 있는가 움직이고 있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서 좌표들 사이의 변환이 필요합니다. 이 문제를 깊이 파고든 것이 바로 상대성이론입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임의의 좌표변환에 대해서도 변하지 않는 성질을 찾아 탐구합니다. 원래 그렇게 하는 수학 분야가 바로 기하학이고 또 특히 미세한 변화까지 고려하게 되면 미분기하학이 됩니다. 독일의 가우스로부터 리만과 크리스토펠과 이탈리아의 레비-치비타 등등의 수학자가 이 미분기하학의 여러 면모를 낱낱이 탐구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이미 잘 갖추어져 있던 미분기하학을 대학 동창 마르셀 그로스만으로부터 배워서 이를 가지고 중력의 일반이론을 만들어냈습니다.
여기에서 가장 핵심적인 개념이 바로 좌표계입니다. 조금 더 가면 '불변성' 또는 '대칭성'이란 개념이 중요해집니다.
(그림 출처: https://doi.org/10.3389/fcell.2018.000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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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좌표계가 이렇게 중요한 거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