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세미나 용 질문입니다.
작성자
시지프스
작성일
2020-05-07 20:57
조회
2708
질문이 생겼습니다.
도입 질문 : “양자 역학” 이란 용어 자체가 젠더 적으로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요? 양녀 역학, 양자녀 역학, ... 양후손 역학 ... ??
상태함수 $\psi$의 시간에 따른 변화식 입니다.
$$\psi (t) = U(t, t_0 ) \psi (t_0)$$
공리 4에 의거, 측정을 해서 초기조건에 해당하는 $\psi (t_0)$ 를 정할 수 있는데, 과연 같은 상태함수 $\psi (t)$라는 것을 어떻게 미리 아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올린 질문은 제가 공리4를 오해해서 올린 것이라, 지웠습니다)
어제 zoom 세미나때 주사위의 확률 얘기를 했었습니다.
이상적인 주사위라고 해도, 주사위가 "실제로" 던져진다면, 그때의 운동을 "이상적으로" 관측할 수 있다면, 늘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다. 그런데 양자역학은 "이상적으로" 측정해도, 그렇게 예측할 수 없다 !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 부분이 아인슈타인이 양자역학에게 요청했던, 그러나 거부당한 지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의 물리적 실체라면, 이상적인 관측하에선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는 이론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의 양자역학은 그런 건 없어, 할 수 없지, 라고 미리 손들고 만 것이 아닌가? 이상적 관측이 불가능하다고 불확정성 원리를 얘기하고, 확률로 된 이론에서 구체적인 사건을 계산하도록 이론적으로 개선하는 것도 할 수 없다고, 필요없다고, 이미 양자역학은 완전하다고 얘기하는 것을 전통적 물리학자인 아인슈타인이 순순히 수긍할 수는 없었겠지요. 그렇다고 자신이 직접 뛰어들어서 양자역학을 개선, 발전시키기는 마땅치 않고 (통일장 이론에 빠져 있었을 테니까요), 그럼 이러저러한 모순을 찾아내서, 이래도 양자역학이 완전하냐 라고 옆에서 꼬집는 정도겠고, 당연히 그쪽의 물리학자들은 싫어했겠죠...
저 위의 이상적 주사위가 이상적 관측을 할 수 없도록 어떤 상자 속에 들어가 있고, 그 결과 값 만을 알 수 있다면, 그러면 흔히 얘기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상황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주사위와 확률이라면 그럴 수 있지 라고 할텐데, 표현과 상황을 좀 달리 꼬아 놓으니 많은 사람들이 헷깔려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그 주사위는 상자를 열려고 할 때만 던져지고, 그 전에는 던지기 전이라서 미리 값을 알 수 없다라고 상상한다면 다른 양자역학 상황도 대략 비슷하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계속 생각나는 대로 질문을 보강하겠습니다 ! 다른 분들도 올려주세요.
도입 질문 : “양자 역학” 이란 용어 자체가 젠더 적으로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요? 양녀 역학, 양자녀 역학, ... 양후손 역학 ... ??
상태함수 $\psi$의 시간에 따른 변화식 입니다.
$$\psi (t) = U(t, t_0 ) \psi (t_0)$$
공리 4에 의거, 측정을 해서 초기조건에 해당하는 $\psi (t_0)$ 를 정할 수 있는데, 과연 같은 상태함수 $\psi (t)$라는 것을 어떻게 미리 아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올린 질문은 제가 공리4를 오해해서 올린 것이라, 지웠습니다)
어제 zoom 세미나때 주사위의 확률 얘기를 했었습니다.
이상적인 주사위라고 해도, 주사위가 "실제로" 던져진다면, 그때의 운동을 "이상적으로" 관측할 수 있다면, 늘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다. 그런데 양자역학은 "이상적으로" 측정해도, 그렇게 예측할 수 없다 !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 부분이 아인슈타인이 양자역학에게 요청했던, 그러나 거부당한 지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의 물리적 실체라면, 이상적인 관측하에선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는 이론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의 양자역학은 그런 건 없어, 할 수 없지, 라고 미리 손들고 만 것이 아닌가? 이상적 관측이 불가능하다고 불확정성 원리를 얘기하고, 확률로 된 이론에서 구체적인 사건을 계산하도록 이론적으로 개선하는 것도 할 수 없다고, 필요없다고, 이미 양자역학은 완전하다고 얘기하는 것을 전통적 물리학자인 아인슈타인이 순순히 수긍할 수는 없었겠지요. 그렇다고 자신이 직접 뛰어들어서 양자역학을 개선, 발전시키기는 마땅치 않고 (통일장 이론에 빠져 있었을 테니까요), 그럼 이러저러한 모순을 찾아내서, 이래도 양자역학이 완전하냐 라고 옆에서 꼬집는 정도겠고, 당연히 그쪽의 물리학자들은 싫어했겠죠...
저 위의 이상적 주사위가 이상적 관측을 할 수 없도록 어떤 상자 속에 들어가 있고, 그 결과 값 만을 알 수 있다면, 그러면 흔히 얘기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상황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주사위와 확률이라면 그럴 수 있지 라고 할텐데, 표현과 상황을 좀 달리 꼬아 놓으니 많은 사람들이 헷깔려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그 주사위는 상자를 열려고 할 때만 던져지고, 그 전에는 던지기 전이라서 미리 값을 알 수 없다라고 상상한다면 다른 양자역학 상황도 대략 비슷하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계속 생각나는 대로 질문을 보강하겠습니다 ! 다른 분들도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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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감사합니다. 아까 질문 확인할 때에는 인용문도 있고 그랬는데, 그 새 사라져 버렸네요.
적어주신 대로 공리4가 바로 새로운 처음 상태(초기 상태)를 규정하는 방식을 말해 줍니다.
상태함수가 $\Psi = c_1 \phi_1 + c_2 \phi_2 + \cdots c_n \phi_n $ 일 때 변별체(측정장치)에 나온 흔적에 따라 새로운 상태를 규정해 주는 것입니다.
어제 온라인 세미나에서 쟁점은 그 과정에서 지식의 갱신만 있는 것인가(epistemic) 아니면 정말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긴 한 건가(ontic) 하는 선택의 문제였습니다. 양자 베이즈주의(QBism)은 순전히 지식의 갱신만을 말하고 있는 반면, 여러 세계 해석(Many World Interpretation, MWI)이나 결풀림 해석(decoherence)의 경우는 물리적으로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난다고 주장합니다.
장회익 선생님의 접근은 그 중간에서 미묘하게 서 계신 듯 합니다. 어제 제가 스킬라와 하륍디스 이야기를 꺼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인식적(epistemic) 접근이나 존재적(ontic) 접근 중 하나만을 택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아인슈타인이 통일장 이론에 빠져있었다는 이야기는 실상 조금 과장되어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단지 요즘 초끈이론인 대통일이론(GUT)에서 말하는 성격의 통일장 이론을 만들려던 것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최종이론을 향해 가고 싶어 했습니다.
미묘하지만 일반상대성이론에서도 측정의 문제가 아주 심각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특별한 대상을 별도로 취급하는 이론, 가령 변별체나 측정장치(자, 각도기, 시계 등등) 같은 것을 특별하게 취급하는 이론이 못마땅했습니다.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 249-250쪽에 인용되어 있는 아인슈타인의 언급도 바로 그런 점을 부각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상 아인슈타인의 프로그램이 좌절된 것은 양자역학 안에서 생긴 이야기가 아닙니다. 1935년에 아인슈타인이 포돌스크 및 로젠과 더불어 이 문제를 제기한 뒤, 많은 사람들이 더 확장된 이론으로부터 양자역학을 유도하려 애를 썼습니다.
주사위의 눈이 성기게 보면(coarse graining) 각각 1/6씩의 확률로 주어지지만, 아주 세밀하게 보면 (fine graining) 모두가 확률 100%로 완전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것처럼, 그런 양자역학의 확률을 설명해 주는 최종이론을 찾으려 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숨은 변수 이론'입니다.
그런데 1964년에 아일랜드 출신의 존 스튜어트 벨이 아인슈타인-포돌스키-로젠 문제를 새롭게 다루면서 유명한 부등식을 제시했습니다. 꽤 합리적인 숨은 변수 이론이라면 반드시 이 부등식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그 상황을 그대로 양자역학에 적용하면 반드시 부등식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둘 사이에 충돌이 생기는 거죠. 그래서 벨의 정리를 '숨은 변수 이론의 금지 정리'라고 부릅니다.
게다가 1980년대 들어서는 벨 부등식 실험이 사실상 모두 양자역학 편을 들어 주는 바람에, 아인슈타인의 프로그램은 좌절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문제는 나중에 기회 되는 대로 더 추가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