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프스님의 질문 4: 서로 영향을 주다 발산하지 않을까?
작성자
자연사랑
작성일
2020-04-19 14:40
조회
2702
시지프스님의 멋진 질문 네 번째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미 아래의 답변들 속에서 어느 정도 답이 나온 면이 있습니다만, 물리학을 제대로 전개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무한퇴행 같은 데 빠지면 안 됩니다.
푸앵카레 식으로 말하면, 여하간 $G+D$와 같이 기하학적 측면(관성 구조)과 동역학적 측면을 구별해야 합니다.
측지선 방정식은 곧 소위 '시험 물체' 또는 '시험 입자'가 움직이는 궤적입니다. 뉴턴 역학에서는 이 궤적이 멈춰 있거나 또는 일정한 속도로 반듯하게 나아가는 것으로 국한됩니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거리함수 텐서 $g_{ab}$가 어떻게 주어지는가에 따라 여러 다양한 측지선이 모두 가능하고, 그것이 다 시험입자의 궤적이 됩니다.
시험 입자라는 말 자체는 그 질량이나 물리적 속성이 전체 스토리에 영향을 주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아무 개성이 없는 것이죠.
이것은 고전적 등가원리에 이미 들어 있는 아이디어이기도 합니다.
$$ \cancel{m} a = \cancel{m} g$$
라는 식에서 힘의 영향을 받는 부분을 가리키는 관성질량과 중력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하는 중력질량이 같기 때문에, 결국 중력으로 떨어지는 물체의 질량은 그 운동에서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무겁든 가볍든, 둥글든 네모나든, 노란색이든 파란색이든 상관없이 똑같은 궤적을 따라 움직이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시험 입자'라는 개념 속에 함축된 생각입니다.
그런데 아인슈타인 자신은 1949년 무렵에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이 문제를 다시 비판합니다. 여하간 길이와 시간을 측정하는 문제를 생각하면, 자와 시계를 아주 특별한 것으로 여겨야 한다는 것이 못마땅했습니다. 자와 시계, 또는 시험입자까지도 모두 하나의 이론틀 안에서 통일된 언어와 관점으로 다루어야만 진짜 물리학 이론이 된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시지프스님의 질문은 아인슈타인이 추구했던 방향과 비슷합니다.
온라인 세미나에서 살짝 언급한 것처럼, 소위 양자중력에서 심각한 어려움이 있는 가장 근원적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을 곧이곧대로 양자이론으로 확장하면, 중력마당(중력장)과 '시험 입자' 사이에 주고받는 상호작용이 점점 더 막강해져 버려서, 언제나 납득할 수 없는 무한대가 나와 버립니다. 극한이 수렴하지 않고 발산해 버리는 것입니다.
이 무한대를 해결했다고 주장하는 것이 바로 초끈 이론입니다. 기묘한 방식인데, 단순화시켜 말하면, 초대칭이라는 것을 도입하여 무한대를 상쇄시키는 것입니다. 보슈-아인슈타인 통계를 따르는 보슈 입자(boson)들에 대한 이야기와 페르미-디랙 통계를 따르는 페르미 입자(fermion)들에 대한 이야기를 일대일 대응되도록 붙여 버리면, 보슈 입자들에 대한 무한대와 페르미 입자들에 대한 무한대가 언제나 부호가 반대로 나오기 때문에, 이 둘을 더하면 0이 되어 버립니다.
요즘은 초끈 이론의 인기가 점점 더 사그라들고 있습니다만,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왜 그렇게 사람들이 초끈 이론을 '모든 것의 이론'이라고까지 말하면서 추종했을 정도로, 이 무한대 상쇄는 매우 영향력이 컸습니다.
(4) 중력이 있는 곳에서 질량이 있는 물체가 측지선 운동을 한다면 , 출발점부근의 측지선이 있지만, 운동을 시작하면 장방정식의 물질분포가 변하고, 그래서 시공간의 곡률이 변하고, 그리고 측지선도 바뀌고, 다시 조금 이동하면, 또 물질분포가 바뀌고, 곡률도 바뀌고, 그러면 측지선도 또 변하고 ... 이렇게 계속 장방정식의 항들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바뀌는데, 이걸 계산하기가 ㅠㅠ (저거 잘못하면 발산하지 않을까요? 서로서로 영향을 주다가?)
이미 아래의 답변들 속에서 어느 정도 답이 나온 면이 있습니다만, 물리학을 제대로 전개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무한퇴행 같은 데 빠지면 안 됩니다.
푸앵카레 식으로 말하면, 여하간 $G+D$와 같이 기하학적 측면(관성 구조)과 동역학적 측면을 구별해야 합니다.
측지선 방정식은 곧 소위 '시험 물체' 또는 '시험 입자'가 움직이는 궤적입니다. 뉴턴 역학에서는 이 궤적이 멈춰 있거나 또는 일정한 속도로 반듯하게 나아가는 것으로 국한됩니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거리함수 텐서 $g_{ab}$가 어떻게 주어지는가에 따라 여러 다양한 측지선이 모두 가능하고, 그것이 다 시험입자의 궤적이 됩니다.
시험 입자라는 말 자체는 그 질량이나 물리적 속성이 전체 스토리에 영향을 주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아무 개성이 없는 것이죠.
이것은 고전적 등가원리에 이미 들어 있는 아이디어이기도 합니다.
$$ \cancel{m} a = \cancel{m} g$$
라는 식에서 힘의 영향을 받는 부분을 가리키는 관성질량과 중력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하는 중력질량이 같기 때문에, 결국 중력으로 떨어지는 물체의 질량은 그 운동에서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무겁든 가볍든, 둥글든 네모나든, 노란색이든 파란색이든 상관없이 똑같은 궤적을 따라 움직이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시험 입자'라는 개념 속에 함축된 생각입니다.
그런데 아인슈타인 자신은 1949년 무렵에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이 문제를 다시 비판합니다. 여하간 길이와 시간을 측정하는 문제를 생각하면, 자와 시계를 아주 특별한 것으로 여겨야 한다는 것이 못마땅했습니다. 자와 시계, 또는 시험입자까지도 모두 하나의 이론틀 안에서 통일된 언어와 관점으로 다루어야만 진짜 물리학 이론이 된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시지프스님의 질문은 아인슈타인이 추구했던 방향과 비슷합니다.
온라인 세미나에서 살짝 언급한 것처럼, 소위 양자중력에서 심각한 어려움이 있는 가장 근원적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을 곧이곧대로 양자이론으로 확장하면, 중력마당(중력장)과 '시험 입자' 사이에 주고받는 상호작용이 점점 더 막강해져 버려서, 언제나 납득할 수 없는 무한대가 나와 버립니다. 극한이 수렴하지 않고 발산해 버리는 것입니다.
이 무한대를 해결했다고 주장하는 것이 바로 초끈 이론입니다. 기묘한 방식인데, 단순화시켜 말하면, 초대칭이라는 것을 도입하여 무한대를 상쇄시키는 것입니다. 보슈-아인슈타인 통계를 따르는 보슈 입자(boson)들에 대한 이야기와 페르미-디랙 통계를 따르는 페르미 입자(fermion)들에 대한 이야기를 일대일 대응되도록 붙여 버리면, 보슈 입자들에 대한 무한대와 페르미 입자들에 대한 무한대가 언제나 부호가 반대로 나오기 때문에, 이 둘을 더하면 0이 되어 버립니다.
요즘은 초끈 이론의 인기가 점점 더 사그라들고 있습니다만,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왜 그렇게 사람들이 초끈 이론을 '모든 것의 이론'이라고까지 말하면서 추종했을 정도로, 이 무한대 상쇄는 매우 영향력이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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