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소수의 곱셈
복소수는 뭔가 복잡해보이긴 하지만 복소수(複素數) 즉 두 개(複)의 요소로 이루어진 수임을 기억하면 실상 오히려 간단한 면도 있습니다.
화이트헤드의 <수학이란 무엇인가?>는 이전에 녹색아카데미에서 수학 공부 하던 모임에서 함께 읽은 책이기도 합니다.
복소수가 두 개의 실수와 거의 일대일 대응된다는 것이 바로 가우스의 '복소평면' 개념입니다.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 3장에 상세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수학자들이 좋아하는 기호로 쓰면 $$\mathbb{C}\simeq \mathbb{R}^2$$가 됩니다.
복소수는 두 개의 실수로 정의됩니다. $$z=(x, y)$$ 만일 $$z' = (x', y')$$이라 하면, 두 복소수의 덧셈은 $$ z+z’ = (x+x’, y+y’)$$으로 정의합니다. 이것은 그냥 정의이기 때문에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입니다. 즉 유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복소수의 곱하기가 좀 특이해 보입니다. 두 복소수의 곱은 $$ z \cdot z' = (xx' - yy', x'y+xy')$$으로 정의된다고 화이트헤드는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일 복소수를 허수단위 $i=\sqrt{-1}$를 도입하여 표현하면, 위의 정의가 자연스러움을 알 수 있습니다. $$z=x+iy , \quad z'=x'+iy'$$이라 하면, \begin{align} z+z’ &= (x+iy) + (x’+iy’) \\ &= (x+x’) +i (y+y’)\end{align}이므로 $$ z+z’ = (x+x’, y+y’)$$으로 정의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곱의 경우는 약간 더 복잡해지지만 마찬가지입니다. \begin{align} z \cdot z' &= (x+iy) (x'+iy') \\ &= x x' + iyx'+xiy'+(iy)(iy') \\ & =(xx’+i^2 yy’) + i (xy’ + x’y) \\ &= (x x' - yy') +i (x'y + xy')\end{align}입니다. 두 번째 등호는 곧이곧대로 곱한 것이고, 세 번째 등호에서 $i$가 있는 항과 없는 항을 나누어 썼습니다. 네 번째 등호에서는 $i^2 = -1$임을 이용했습니다. 일반적으로 $i$가 없는 항을 실수부분이라고 하고 $i$가 있는 항을 허수부분이라 부릅니다.
이제 이 결과를 $( , )$로 표현하면, 앞의 빈 칸에 실수부분을 쓰고 뒤의 빈 칸에 허수부분을 쓰면 됩니다. 그러면 $$z \cdot z' = (xx'-yy', x'y+xy')$$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응용으로 복소수의 나눗셈은 어떻게 정의하는 게 좋을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begin{align} \frac{z}{z’} &= \frac{x+iy}{x’+iy’} \\ &= \frac{(x+iy)(x’-iy’)}{(x’+iy’)(x’-iy’)}\\ &= \frac{xx’ +yy’ + i(x’y - xy’)}{{x’}^2 +{y’}^2} \\ &= \frac{xx’ +yy’ }{{x’}^2+{y’}^2} + i \frac{x’y - xy’}{{x’}^2 +{y’}^2}\end{align}이므로 $$ \frac{z}{z’}=\left( \frac{xx’ +yy’ }{{x’}^2+{y’}^2}, \frac{x’y - xy’}{{x’}^2 +{y’}^2} \right) $$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는 다짜고짜 복소수의 나눗셈은 $$\frac{z}{z’} =\left( \frac{xx’ +yy’ }{x’^2+y’^2}, \frac{x’y - xy’}{x’^2 +y’^2} \right)$$로 정의된다고 해도 됩니다.
이전에 함께 화이트헤드의 책을 읽을 때에는 인쇄본 중 일부가 부호가 잘못 되어 있어서 함께 이야기 나눈 적이 있습니다. 지금 것은 아마 그 오타가 수정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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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설명 고맙습니다. 선생님의 넓은 지식에 참으로 경탄이 절로 됩니다. 그러면 하나더 여쭙겠습니다. 3차원벡터의 두 벡터곱 외적의 방향이 오른손법칙인 이유는 플레밍의 법칙에 따른 정의를 따라 임의로 설정한 것인지 아니면 또 이와같은 수학적 유도과정이 있는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기초적인 질문을 자꾸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두 가지 ‘아닙니다’가 있습니다.
우선 저의 글(대답)은 전혀 넓은 지식은 아닙니다. 저는 전혀 그런 사람은 아니라서 정말 과찬이십니다. 그 때 함께 공부한 neomay3님도 쉽게 답을 하셨을 터인데 제가 화요일 저녁에 질문하신 것을 볼 무렵 마침 시간이 조금 나서 이 게시판에 글을 올렸던 것입니다. 저는 장황하게 이야기를 풀어썼는데, 이재일 선생님은 짧고 명료하게 답을 주셔서 감탄했습니다.
두 번째 “아닙니다”는 기초적인 질문이라 죄송하다는 말씀입니다. ‘기초’라는 말은 쉽다는 뜻보다는 오히려 전체를 받치고 있는 기반이자 근거라는 뜻이 더 강합니다. 기초적인 질문은 아무리 해도 더 들어갑니다. 제 전공이 ‘물리학기초론’인데 물리학의 기초를 공부하는 것이라서 하면 할수록 더 어려워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죄송하실 까닭이 전혀 없습니다. 이렇게 좋은 질문을 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는 이런 질문이 자연철학을 탐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믿습니다.
영국의 전기공학자 존 플레밍(John Ambrose Fleming)은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의 강의를 직접 들은 몇 안 되는 학생 중 하나였습니다. 원래 두 벡터를 곱할 때 새로운 벡터가 되는 곱(벡터 곱)의 정의 자체가 혼동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대개는 아래 그림과 같이 나타내지만, 오른손이 아니라 왼손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반대 방향으로 벡터 곱의 방향을 정했을 수도 있습니다. 즉 순전히 임의로, 다시 말해서 처음 정의한 사람(즉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맘대로 정한 것입니다.
존 플레밍은 전기공학자로서 강의와 강연을 잘 했다고 합니다. 전기기술자들이 벡터 곱 같은 개념을 어려워 하니까 조금 더 쉽게 외울 수 있게 만든 것이 ‘플레밍 왼손 규칙’이나 ‘플레밍 오른손 규칙’입니다. 그 규칙들은 벡터 곱의 정의에서 모두 도출됩니다.
(아래 그림 출처: ps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