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색스가 말하는 베르그손의 의도적 시간(intentional time) 소개 및 질문
지금 책새벽 수요일에서 읽고 있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저자인 프루스트는 인척 관계이기도 했던 베르그손의 저작들, 특히 ‘물질과 기억’에서 깊은 영향을 받아서 베르그손의 ‘시간’ 개념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려 했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프루스트 책 이전에도 올리버 색스의 “The man who mistook his wife for a hat(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에서도 아래와 같은 문장을 읽으며 본문에 나오는 베르그손의 ‘intentional time’ 개념이 무척 궁금했었기에 질문을 올립니다. 베르그손의 지속으로서의 시간 개념에 대해서는 피상적으로 알기는 하지만 아래 표현에서는 왜 하필 시간 앞에 ‘intentional’이란 수식어를 붙였는지가 무척 궁금합니다. 잘 아시는 분께서 설명해 주시길 바라며 올려봅니다.
Jimmie, who was so lost in extensional ‘spatial’ time, was perfectly organized in Bergsonian ‘intentional’ time; what was fugitive, unsustainable, as formal structure, was perfectly stable, perfectly held, as art or will. Moreover, there was something that endured and survived.
참,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되실 것 같아서 위의 구절이 들어 있는 ‘아내를 모자라 착각한 남자’ 2장의 이야기에 관해 제가 적은 글을 참고로 올립니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laurelhurst&logNo=222246553553&navType=by
번호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추천 | 조회 |
8 |
[자료] 책새벽-수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 중 뱅퇴유의 소악절
neomay33
|
2023.08.23
|
추천 0
|
조회 800
|
neomay33 | 2023.08.23 | 0 | 800 |
7 |
[참가 신청] 책새벽 - 수 : 프루스트 읽기 - 시즌 2
neomay33
|
2023.05.03
|
추천 0
|
조회 678
|
neomay33 | 2023.05.03 | 0 | 678 |
6 |
프루스트 소설 속 산사나무(hawthorn)는 어떤 존재일까? (2)
Stella
|
2023.04.19
|
추천 2
|
조회 716
|
Stella | 2023.04.19 | 2 | 716 |
5 |
[책새벽-수. 그림 자료] 지오토의 아레나 성당, '우의상 14도'과 책꼽문. (2)
neomay33
|
2023.04.05
|
추천 0
|
조회 870
|
neomay33 | 2023.04.05 | 0 | 870 |
4 |
올리버 색스가 말하는 베르그손의 의도적 시간(intentional time) 소개 및 질문 (3)
Stella
|
2023.03.29
|
추천 2
|
조회 862
|
Stella | 2023.03.29 | 2 | 862 |
3 |
[책새벽-수. 자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1권 (1부 1장)
neomay33
|
2023.03.22
|
추천 0
|
조회 832
|
neomay33 | 2023.03.22 | 0 | 832 |
2 |
[자료] 프루스트 입문서 혹은 참고서 (2)
neomay33
|
2023.02.14
|
추천 0
|
조회 759
|
neomay33 | 2023.02.14 | 0 | 759 |
1 |
[참가 신청] 책새벽 - 수 : 프루스트 읽기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1)
neomay33
|
2023.02.09
|
추천 0
|
조회 1003
|
neomay33 | 2023.02.09 | 0 | 1003 |
베르그손을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온 터라 잘 모르면서도 우선 댓글을 달아봅니다.
저도 올리버 색스의 책을 인상 깊게 보았는데, 임상 사례에 대한 소개와 달리 그 해석이나 설명은 별로 납득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또 여러 철학자 이름을 거명하는데 더 상세한 내용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지미라는 분이 가지고 있는 시간의 감각을 '외연적(extensional)'인 것이 아니라 '지향적(intentional)'이라고 한 것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지향성(intentionality, Intentionalität)이란 개념은 철학에서 19세기 독일의 철학자/심리학자 프란츠 브렌타노가 내세운 중요한 개념입니다. 여하간 주체와 객체(대상)을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에 반대하면서 주체는 항상 객체를 지향한다고 주장했는데, 거칠게 말하면 이를 계승한 것이 후설이나 메를로-퐁티의 현상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보면 '지향적 시간'이라는 개념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베르그손이 첫 번째 박사학위논문인 "의식에 직접 주어진 것에 대한 시론(Essai sur les données immédiates de la conscience, 영어 번역: Time and Free Will)"에서 말하는 시간 또는 지속(duration)은 오히려 지향성이 없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저는 색스의 문장에서 Bergsonian 'intentional' time이 extentional 'spatial' time과 댓구를 이룬 것으로 보아, 색스가 의도한 것은 intensional time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영어권 사람들이 글을 쓸 때 동음이의어인 intention과 intension을 자주 혼동하는 듯 합니다. 일상어에서는 intention이나 intentional만 사용되고 있고, intension은 철학적 의미만으로 사용되는 사어에 가깝기 때문이겠습니다. 독일어에서는 논리학/언어철학에서 사용되는 Intension/Extension과 구별하기 위해 '의도'를 의미하는 Intention(인텐치온) 대신 Absicht(압지히트)를 쓰기 때문에 혼동이 별로 없는 듯 한데, 영어에서 발음이 같아져 버린 것이 문제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만일 제 해석대로 intensional의 오타라면, '내포적(intensional) 시간'이라 한 것은 언어철학이나 논리학에서 말하는 외연적(extentioanal) 정의와 내포적(intensional) 정의의 차이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Extensional_and_intensional_definitions
외연(外延)과 내포(内包)는 영어에서 각각 denotation과 connotation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베르그손의 시간 개념을 내포적 시간이라고 하면 그럭저럭 이해가 됩니다. 베르그손은 물리학자가 말하는 시간이 공간을 통해서만 지각됨을 지적하면서, 이런 시간과 달리 직관을 통해 의식에 직접 주어지는 시간을 지속(뒤라시옹 duration)이라 부릅니다. 베르그손의 '지속'은 외연적이지 않습니다.
올리버 색스 같은 탁월한 학자가 '지향성'과 '내포'의 개념을 혼동했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포적 시간'이라고 하면 베르그손과 어울리는 면이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지미의 상태를 말하는 것도 나열적인 공간적/외연적 시간이 아니라 스스로 침잠하여 사색하는 내포적 시간이라고 하면 더 그럴듯해 보입니다.
오오~ 감사합니다. 올리브 색스는 탁월한 학자(?) 라기보다는 임상의이자 작가이니 저는 스팰링 착오로 해석하신 재영님 해설에 한 표 던지고 싶습니다. 계속 애매모호해서 걸렸는데 이렇게 정리하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네, 사실 저도 스텔라님이 프루스트 읽기 모임에서 처음 질문을 던지셨을 때, '어, 이거 뭐지... 저명하다는 뇌신경학자가 베르그송의 몰이해?' 하고 의아해했었는데... 자연사랑님이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주셨군요. 제가 아는 베르그송 철학도 지향성은 지양하는데^^ 말이죠. transfer나 rotate 개념이라면 모를까요. 네, 후설이 주어진 것에 대한 '지향성' 개념을 논리적으로 서술하고 있죠. 베르그송이 아니라요.